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미추홀/열전(列傳)(퍼온글)
본문
퍼온곳 : 인천일보(14. 8. 8)
조우성의 미추홀-열전(列傳)
(1209)
<사기열전>(김원중 옮김, 민음사)은 시공을 뛰어넘어 사람의 심금을 울린다. 역자는 그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 살아가야 할까 라는 물음에 대해 다양한 답을 제시한다. 보다 나은 삶을 살아가기 위해 겪는 고충을 거의 모든 인물이 겪었음을 역사적인 사실을 통해 말해 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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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이가 곤경에 빠지는 건 하늘의 도인가? 사람을 알아보는 눈을 가져야 한다. 닭 잡는 데 어찌 소 잡는 칼을 쓰랴. 정의로운 행동만이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 달콤한말은 나라를 망친다. 사욕은 혼란의 시작이다."
▶이밖에도 새겨야 할 역자의 부제(副題)들이 많다. "사람 됨됨이는 그 주위 사람이 제대로 안다. 충신이 반역자가 되는 것은 하루아침이다. 능력을 인정받지 못하면 떠나라. 거짓으로 얻은 명성은 물거품 같다. 명분이 있어야 도울 수 있다. 이익 앞에서는 친구도 원수가 된다" 등등.
▶상하 권 합쳐 본문만 1761쪽이나 되니 그를 다 읊을 수는 없지만, 최근 읽은 것은 '염파ㆍ인상여 열전(廉頗ㆍ藺相如 列傳)'의 한 대목이다. 대강 내용은 이렇다. "염파(장군-필자 註)가 장평에서 파면돼 권세를 잃고 돌아왔을 때 예전부터 알고 지내던 빈객들이 모두 떠났다."
▶"그러나 다시 등용되어 장군이 되자 빈객이 또다시 모여드니 염파가 말했다. 객들은 물러가시오. 그러자 빈객이 말했다. 아! 당신은 어쩌면 그렇게도 판단이 더딥니까? 대체로 천하 사람들은 시장에서 이익을 좇는 것처럼 사귑니다. 권세가 있으면 따르고 없으면 떠나갑니다."
▶빈객은 오히려 "이것은 진실로 당연한 이치인데, 무엇을 원망하십니까?"며 염파에게 핀잔을 주고 있다. 염파는 그 6년 뒤 위나라를 함락시켰지만, 조나라 효성왕이 죽고, 아들 도양왕이 즉위하자 염파 대신 악승을 장군으로 삼았다. 빈객들이 또 떠났을 것은 불문가지이리라.
▶시 정부가 바뀐 뒤 저잣거리의 빈객들은 이번에도 희한한 각자 도생의 길을 찾아 헤매고 있다는 풍문이다. "아부가 천하를 뒤엎을 수 있다"는 사마천의 말이 떠오르는 시점이다. 그나저나, 오늘의 '인천 빈객'들은 후세 열전에 어떻게 그려질까 궁금하다.
/주필
2014년 08월 08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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