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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이기상(55회) 회장 사저, '개항장 이음 1977'로 부활(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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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투데이(25. 8.20)
김수근 설계 고 이기상 회장 사저, '개항장 이음 1977'로 부활
/김갑봉·김윤정 기자
iH공사, 문화재생사업 1호 '개항장 이음 1977' 8월 20일 재개장
근대건축 문화공간으로 재탄생... "과거와 현재 잇는 문화거점"
'개항장 이음 1977'서 상설전시와 기획전시 병행 예정
인천투데이=김갑봉·김윤정 기자│인천도시공사(iH)가 중구 송학동에 있는 근대건축문화자산 재생사업 1호 '개항장 이음 1977'을 20일부터 재개장한다.
'개항장 이음 1977'은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다. 한국 현대건축의 거장 김수근(1931~1986)이 설계하고, 인천항만업계의 큰 어른이었던 고 이기상 영진공사 회장(1936~2016)이 생전에 머물던 사저다. 만국공원(자유공원) 아래 자리한 이 건물은 두 거인의 숨결이 교차하는 공간이다.
인천 중구에 있는 '개항장 이음 1977' 모습 (사진제공 인천도시공사)
김수근의 건축 철학과 이기상의 삶이 만나다
김수근은 "건축이란 삶을 담는 그릇"이라고 말했다. 세운상가, 올림픽주경기장, 국립부여박물관을 설계한 그는 한국 현대건축의 초석을 놓은 인물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민주인사 고문으로 악명 높은 남영동 대공분실도 그의 작품이다.
이 건물의 원주인 고 이기상 회장은 25세에 영진공사를 공동 설립해 인천항 발전에 평생을 바쳤다. 인천항만물류협회장을 역임하며 개항장의 현대사를 일군 산증인이었다
'개항장 이음 1977'이라는 이름에는 시간을 잇는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1977년은 김수근이 올림픽주경기장을 설계한 해다. 과거와 현재, 건축과 문화, 사람과 사람을 잇겠다는 의지가 이름에 녹아있다.
1년간 리모델링 후 문화공간으로
iH는 보존가치가 높은 근대건축물을 매입해 리모델링 후 시민들에게 지역문화공간으로 제공하는 문화재생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022년 개관한 '개항장 이음 1977'은 시민 호응 속에 운영되다가 지난해 5월부터 1년간 리모델링을 위해 임시 폐관했었다.
지난 5월부터 3개월간 대학 건축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건축 견학 교실을 운영하는 등 한정적으로 운영하다가 20일부터 시민에게 완전 개방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재개장으로 '개항장 이음 1977'은 상설전시와 기획전시를 병행한다. 상설전시는 문화재생사업 관련 아카이브 전시로, 개항장의 기억을 보존하고 전달한다. 기획전시는 iH 자체 기획전과 인천문화재단의 '2025 예술창작생애지원' 사업에 선정된 청년 작가 전시회 등이 예정돼 있다. 9월에는 '개항장'과 '조계지'를 키워드로 한 사진전을 개최한다.
인천도시공사가 매입한 고 이기상 영진공사 회장의 사저.(사진제공 인천도시공사)
근대건축 재생, 도시의 기억을 지키다
프랑스 철학자 가스통 바슐라르는 "집은 인간의 첫 번째 우주"라고 했다. 한 개인의 우주였던 사저가 이제 모두의 우주로 확장됐다. 김수근이 설계하고 이기상이 살았던 공간이 시민들의 문화적 쉼터로 거듭났다.
iH 관계자는 "이번 재개장으로 시민이 인천의 근대건축자산을 체험하고 지역의 역사와 매력을 즐길 수 있길 기대한다"며 "개항장 이음 1977이 인천 개항장 일대의 역사적·건축적 가치를 알리는 문화거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iH는 '개항장 이음 1977'에 이어 지난해 옛 화교점포를 리모델링해 개관한 2호 '백년이음'도 운영 중이며, 올해 말에는 3호를 개관할 예정이다.
건축은 시대의 거울이다. 근대건축물을 보존하고 재생하는 것은 오래된 건물을 지키는 일이 아니라, 우리가 걸어온 길을 기억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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