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김창선(76회)의 [인천 섬 즐기기](9) 울도(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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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in(25.10.22)
인천서 가장 먼 남쪽 섬, 울도(蔚島) - U자형 야산, 천혜의 피항지
원문 : https://www.incheonin.com/news/articleView.html?idxno=113014
[인천 섬 즐기기]
(9) 울도
- 김창선 전 연합뉴스 기자

울도 전경(옹진군청 홈페이지 )
인천 남서쪽 먼바다에 있는 2.06㎢의 작은 섬 울도(蔚島).
인천항 여객선운항터미널에서 덕적도(72㎞)를 지나 더 남쪽으로 23㎞ 떨어져 있는 가장 먼 남쪽 섬.
일반 여객선으로 2시간 30분여를 달려야 닿는다.
섬은 소나무가 울창한 U자형의 야산 형태이고, 32가구 주민 40여명이 산 아래 마을에 옹기종기 모여 주로 어업이나 숙박업 등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1900년대에는 민어가, 1960년대까지는 새우가 넘쳐 파시가 형성돼 많은 사람들로 북적됐다.
주민들은 새우를 쪄 인천과 충청도에 내다 팔았다. 중국 어선들에도 팔았다고 한다. 부자 섬이었다.
섬은 덕적8경(덕적군도의 아름다운 명소 8곳) 중 하나인 ‘울도어화(漁火)’를 간직하고 있었다. 섬 주변에서 밤에 새우를 잡는 어선들이 밝힌 불빛이 환상적 풍경을 만들어 내서다.
지금은 과거 얘기가 됐고 조용한 섬 마을 정취를 자아낸다.
울도는 모섬인 덕적도를 선두로 소야도‧문갑도‧백아도‧지도‧굴업도와 무인도인 선갑도‧선미도 등과 덕적군도(群島)를 이룬다.
울도 명칭은 섬이 등대가 있는 산을 중심으로 유(U)자 형태의 울타리 모양을 띠었다는 데서 붙여졌다는 설이 있다.
또 고기잡이 나간 신랑의 안전을 걱정하는 신부의 울음에서 유래됐다고도 한다. 다른 지역 어민들이 울도에 왔다가 파도가 워낙 세 혼이 나 울었다는 설도 있고, 주민들의 넉넉한 인심과 좋은 물맛 등으로 정이 들었다가 섬을 떠날 때 운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필자에겐 마지막 네 번째 유래가 더 와 닿는다.
울도 지명 유래가 주택 담에 쓰여져 있는 모습
울도 마을 입구에 있는 울도 상징물
낯선 나그네가 배에서 선착장으로 내리자 “한 여성이 ‘어떻게 왔느냐’고 묻길래 트레킹하러 왔다”고 말하자 캠핑 장소로 안내해 줬다. 경정 계급장을 단 경찰관과 한전 울도발전소 과장은 봉고 트럭에 필자를 포함해 주민과 여행객들의 짐을 실어 마을로 갖다 줬다.
나중에 알았지만 경찰관은 인천 중부경찰서 울도치안센터장이고, 여성은 마을 이장이고 울도발전소 과장과는 부부 사이였다.
마을에서 선착장으로 이동할 때도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치안센터장은 손수 봉고차를 운전하며 주민들과 여행객들의 짐을 날라다 주었다.
이장과 치안센터장은 항상 주민과 여행객들을 마중하고 환송한다고 한다.
울도의 초가을 정취와 함께 넉넉한 인심을 느껴 기분이 좋았다.
울도는 U자형의 산으로 둘러싸여 태풍이나 해일 등을 피할 수 있는 천혜의 피항지다. 정부는 울도가 이 같은 자연 조건에다 인천의 남쪽 맨 끝에 있는 점을 고려해 방파제를 만들고 등대 2개를 설치하는 한편 국가항구로 지정했다. 높이 220m의 당산 정상에도 등대를 설치해 선박들의 안전 운항을 유도하고 있다.
울도 산이 병풍처럼 싸고 있는 마을 전경. 왼쪽 산 위의 등대와 오른쪽 행정센터 모습

울도 마을 뒷고개에서 내려다 본 마을과 항구 전경
방파제를 앞에 두고 뒤에 산이 병풍처럼 처져있는 마을 어귀에 들어서면 짙은 분홍색의 기와집들이 눈에 확 들어온다.
이어 산 왼쪽 가장 높은 봉우리에 (무인)등대가 우뚝 서 있다.
울도 당산 등대 안내 이정표. 사진 위쪽에 등대 모습이 있다. jpg
울도 등대에서 바라본 마을과 산 등성이 전경
울도 등대의 야간 전등 모습
여행객 대부분은 등대에 오른다. 조망이 뛰어나서다. 울도 보건진료소 뒤편 이정표에는 거리가 0.9㎞라고 쓰여있다. 산행 길은 험하지 않다. 가파른 지점 곳곳에 나무 계단이 설치돼 있고 정상 주변에는 콘크리이트 계단이 만들어져 있다.
정상에 서면 바로 아래 마을이 있고 그 앞에 방파제가 있다. 평화롭기 그지없다.
울도 당산 등대에서 내려다 본 마을 앞 방파제와 등대 모습
오른쪽으로는 야트막한 산의 능선이 이어져 있고 왼쪽엔 좀 더 높은 산이 줄기를 이루며 웅장함을 보여준다. 울도 주변에는 굴업도, 지도 등 유인도와 선갑도(무인도)가 펼쳐져 있다.
필자는 흐린 날 올라 바다 풍경을 제대로 감상하지 못했다.
추석 명절 성묘왔다가 필자와 우연히 만난 정기(62‧인천 거주) 전 인천검찰청 수사과장은 “맑은 날 등대에 오르면 바다 한 가운데 섬들이 둥둥 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며 “울도는 세계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 아름다운 바다 풍광을 갖고 있다”고 고향을 자랑했다.
마을 한가운데 고개를 넘어 왼쪽으로 300m 가량 내려가면 자그마한 몽돌해변이 나타난다.
수박만한 둥근 돌에서 아이들 주먹 크기의 엷은 자색 차돌이 해변을 메우고 있다. 해변의 좌우 해안에는 낭개부리 외에 독수리 바위, 애기 업은 엄마바위, 남대문 바위 등 볼거리가 많다고 한다.

마을 넘어 몽돌해변 전경
높지 않지만 소나무 군락을 이룬 산은 트레킹족에게도 인기가 있다.
마을 뒤 고갯길에서 오른쪽으로 약 2㎞를 따라가면 남쪽 무명산에 이른다. 전형적인 섬 숲길이어서 호젓하다. 선착장에서 바로 무명산을 올라 거꾸로 마을로 오는 약 3㎞의 트레킹도 좋다.
또 등대 입구인 보건진료소에서 북망산 사이 1.5㎞의 숲길도 좋다. 산은 모래 언덕으로 이뤄져 있고 멀리 인천항을 향하는 선박들이 눈에 들어온다.
울도 북망산에서 내려다 본 해안 절벽 전경
울도는 물맛이 좋고 풍부하기로 유명하다. 지금도 주민들은 지하수를 길어 올려 정수해 마신다. 물맛이 달다.
이곳 물을 마시면 피부병이 낫고 소화가 잘 된다는 소문이 나 덕적도 주민들이 물을 마시러 오곤했다고 전해진다.

울도 주민들의 식수 공급원인 우물이 취수 시설로 현대화된 모습. 울도 물맛은 좋기로 유명하다.
섬은 뭍 사람들 사이 바다 낚시나 백패킹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인천∽울도 사이 해누리호는 차량도 싣는 여객선이어서 갑판에 나가 시원한 바닷바람을 쐬며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것도 여행의 맛을 더해준다.
울도 공중화장실에 들어서니 조명이 들어오고 밝은 클래식풍의 피아노곡이 울려 퍼져 울도 여행의 여운이 오래갔다.
울도는 중일전쟁 중인 1894년 7월 청나라 선박 ‘고승호’가 일본 군함에 의해 침몰된 해역이기도 하다. 고승호에는 은화와 도자기 등이 많이 실려 있다는 소문에 따라 100여년 동안 수색이 이어져 멕시코 은화, 금‧은 수저, 포도주 등이 발견됐다. 은괴와 은화, 은제 잔 등은 인천시립박물관에 보관돼 있다.
울도와 풍도 해상서 발견된 청나라 선박 고승호에서 출토된 은괴, 은제 잔, 병 등이 인천시립박물관에 전시돼 있는 모습
인천서 제일 먼 남쪽 섬, 울도! 풍광이 뛰어나고 인심도 넉넉한 섬, 물맛까지 좋은 섬! 또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울도의 숙박과 교통, 음식점은 인천시 옹진군청 홈페이지(www.ongjin.go.kr)를 보거나 덕적면 울도행정지원센터(032-719-6431)로 문의하면 알 수 있다.
배편으로 인천항에서 울도(문갑도‧굴업도‧지도‧백아도 포함) 사이 고려고속훼리㈜(www.kefship.com)의 해누리호가 1일 1회 왕복 운항한다.(문의 : 1577-2891)
덕적도에서 이들 섬을 오가는 대부해운(032-887-6669)의 나래호가 있다.

울도~인천항 사이 고려고속 해누리호 모습
울도에서 인천항으로 향하는 여객선 해누리호가 소용돌이를 일으키고 있는 모습. 뒤 인천대교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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