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마을
천원짜리 사람이 그립다
작성자 : 자작나무숲
작성일 : 2007.11.10 12:25
조회수 : 2,186
본문
천원짜리 사람이 그립다
'자유시장'은 싱싱하다산 꽃게가 버글버글 하고
꼴두기 횟감이 때깔좋고
소라,전복,전어,가자미,문어,오징어,대하,멍텅구리
알타리 무,고냉지 배추,시금치,대파,실파,부추,미나리,
호박잎,고구마순,깻잎,고추잎
새우젓,밴댕이젓,황새기젓,오징어젓,곤쟁이젓,토하젓,
창란명란젓,어리굴젓,바지락 조개젓
줏어 담으려니 어이구 힘들어~~
바다양식,밭 양식에 마냥 눈이 즐겁다
시장통 천원짜리 잔치 국수집에 들렀다
나처럼 가난한 사람들만 오는 곳이다
할머니가 보건소 약을 드시기위해 끼니 때우시는 곳
팔순 할배가 할일없이 돌아다니다 배고파 들르시는 곳
중년 백수가 빈주머니에서 오백원짜리 두개들고 오는 곳
잘 사는 아주머니들이 재미삼아 오는 곳
여학생들이 떡볶이,튀김,김밥,오뎅 진탕 먹으러 오는 집
노숙자 아저씨 줄서는 공짜밥 쪽팔려서 오는 집
집 나온 애들 끼니 때우러 오는 집
이천원 짜리 바지락 칼국수를 시켰다
바지락도 싱싱하고 애호박 볶음 노란계란 고명까지 얹었다
홍두깨로 집에서 밀어 온다는 손 칼국수 가락이 쫀득쫀득 하다
소문난 칼국수집과 진배없이 맛이 좋다
이렇게 가난한 사람들 속에서 나도 가끔 가난을 느낀다
옆에 앉은 싱싱한 젊은이는 천오백원짜리 라면 백반이다
라면그릇에 밥한공기 쏟아붓고 겉저리 김치에 땀을 뻘뻘 흘리며
애식 중이다
한참 일 할나이 젊은사람..앞으로도 한참 더 사셔야할 할매 할배
어르신들이 함께모여 만찬 중이다
나도 그들 귀퉁이에 한 식구다..
스페니쉬&이탈리안 레스토랑, 엘 플래어 그릴에서
'씨푸드 스튜' 나 '빠에야', '안심스테이크'를 먹을때
가난한 사람들과 가난한 이 자리
천원짜리 멸치국물 잔치국수 먹을때가 더 행복 할지도 모른다
호박잎이랑,알타리 무 두단,대파 한단,까나리 액젓 한병을 사들고
집으로 향하는 마을 버스를 탔다
버스에 앉은 젊은 아낙 하나가 내 시장보따리를 흘낏 쳐다보며
난감해 하는 눈치다
그래도 나는 행복하고 즐겁다..
내 친구 J 사장은
'시장통 잔치국수 먹으러 가자' 하면
"너 왜그러니"? 하며 펄쩍 뛴다
물정도 모르는
못난 부자놈......
댓글목록 0
장석호님의 댓글
나는 69회 장석호라고 합니다
자작나무 숲은 누구신지요? 그냥 궁금해서요~
누군건 알거없고 글이나 읽고 가라면 그리 하고요 ^-^
자주 올려 주십시요
윤휘철(69회)님의 댓글
석호야 낙필이라고 아냐? 김낙필=자작나무 숲
안태문님의 댓글
자유시장도 좋지만 석바위시장도 또한 정감이 넘치는 곳이랍니다. 그 때 그 시절의 석바위 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