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마을
그 사람이 운다
작성자 : 김낙필
작성일 : 2008.05.27 18:26
조회수 : 2,228
본문
그 사람이 운다
땅거미 지는 길섶에
어깨를 들썩이며 오열하는
위태로운 삶의 비탈로
많은 것들이 흘러가고
아직 살아남은 자리는 무성한데
이렇게 진실하고 절박하고
슬플 수가 있을까
온 힘을 발끝에 모아도
뿌리는 여전히 위태롭다
진실 하나로
세상을 업고 살다가
그 믿음이 깨지면 이리 서러울까
애초부터 약게 살았으면
흔들거리지는 않았을텐데
생은 언제나 비탈이라
내리막을 두려워해서
나무들은
그렇게 비탈에서 울었나 보다
바람의 잔이 넘쳐서
눈물의 잔이 되고
그대는 침묵의 강으로 흘러가고
흔들리는 가지 사이에서
그 사람이 운다
순간을 사랑해야하는 나이에는
또렷한 행적조차 없어서
그 사람은
비스듬히 기운채
나무처럼 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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