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마을
雪 夜
작성자 : 자작나무숲
작성일 : 2010.01.25 13:59
조회수 : 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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雪 夜
사그락, 사그락
밤새 속삭이며 정분 나누던
숫처녀 젖가슴 같이 보드라운 육감
천만 세포 거꾸로 세워
발가 벗기우고
까막득한 절벽 끝으로 몰아세우는 갈기
성성한 눈 발로
속세 떠나는 소리 까마득 한데
베롱나무 벗은가지 사이로
눈 발 흩뿌리던 고즈넉한 어떤 밤
삭발수계 마치고 수행 떠나는 행자처럼
먹먹한 가슴 통증으로
백단白椴 가지마다 묵을 치고
눈발을 찍고, 바람을 뿌리고
그러다
제 무게에 못이겨 우득,우드득 부러지는
잦나무 가지 울음 소리처럼
가슴도
영영 멍들고 말았을 텐데
들병이 나그네 동구 밖에 들던 그 밤
먼 산 바람우는 소리 둥지를 틀고
밤새 눈이 내렸다지
텅 빈 몸으로 드는
사그락, 사그락
처녀 옷자락 벗기우는 소리만 아련해서
그 후로
눈 오는 밤을
보지도
듣지도 못했다지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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