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마을
함께 산다는 것은
작성자 : 오윤제
작성일 : 2007.11.16 11:20
조회수 : 2,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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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산다는 것은
오윤제
민둥산 오월의 푸른 억새
높새바람 흐를 때
함께 할 수 없다는 몸짓으로
그렇게 수그려선 일어나고
수그려선 일어나서
손을 맞잡고 발을 빗대어
다함께 거부의 손을 들었다
모여 산다는 것은
함께 산다는 것은
내가 사는 곳으로 지나가는
폭풍우나 비바람일지라도
아무 두려움 없이 가을의 억새는
친절하게 이렇게
손을 맞잡고 발을 빗대어
견줄 수 있음은 믿음이어라
하늬바람 타고
날아온 천수만의 가창오리
저녁놀에 스민 어스름 속으로
들리지 않는 우렁찬 합창은
내 가슴 꽉 막히기도 하고
내 가슴 펑 뚫리기도 하여
어쩔 수 없이 스르르 눈을 감으면
노을에 비친 파도 속에서
들려오는 소리
가창오리보다 더 많은 이름 모를
고기떼들이 밀물을 헤치고 나아가는 소리
누가 들리지 않는다 말 하리요
모여 산다는 것은
함께 산다는 것은
높새바람 속에 하늬바람 속에서
함께 몸 비비는 날개 짓 소리
댓글목록 0
장석호님의 댓글
짝~짝~짝~
기대하고 있다
안태문님의 댓글
함께 산다는 것 자체가 행복이 아닐런지요...
행복할때 행복을 모르는 것이 불행일 것이고,
불행할때 불행을 나눌 수 있는 당신이 있기에 행복한 것이고...
선배님의 글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