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마을
길에게 길을 묻다
작성자 : 자작나무숲
작성일 : 2007.05.18 15:20
조회수 : 2,099
본문
길에게 길을 묻다
떠나 있을때 겨울 편지속 얇은 무명지 하나흰 나비마냥 나풀나풀 떨어졌다.
라벤다향 입술자국이 사랑을 노래하고
그리움은 향불 같았다.
사랑나이 지천명 잊고살아 희미해져가고
바람한잎 이파리처럼 너울거리며
굳은입술 그끝 술잔에 떨고있다.
제안에 짐승을 키우고 산다는 어느 狂人처럼
불치의 병을낳고
毒을 하늘닿는 콩나물처럼 기르는 나는
인간이라는 숙명적 이름표를 가슴에 달고있다.
우리 짐승 아닌자가 어디있어
魔性을 숨기자니 괴롭지 않은곳 어디던가.
인파속을 걸을때 사람의길은 가장 외롭고
인간의 방은 춥다.
말라비틀어진 세모난 빵조각과
스윗피넛과 딸기가 버무려진 유효기간 지난
쨈통처럼
버려진다는 것을 알고나서
길에게 길을 묻기 시작한다.
서편으로 강이흐르고
해가 뻘에 빠지고
겨울비에 젖어 흔들리고
여름눈이 내리고
눈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리고
TV수상기 혼자 히히덕 거리고
그렇게 길은 비틀거리고
언제나 우리는
타인처럼 이렇게 다른길에서 서성거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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