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우정·이은길 산벗산악회 회원]

인천고서 교직생활 인연…매달 동반 등반
이 “퇴직금 받아 킬리만자로 같은 산맥 올라”
박 “16시간 만에…설악산 등반 가장 인상적”

▲ 지난달 24일 이은길씨(왼쪽)와 박우정씨가 치악산 비로봉에 오른 모습. /사진제공=산벗산악회 회원 안병섭씨

“이루 말할 수 없는 성취감을 느끼니 계속해서 산을 타게 되네요.”

인천에서 교직생활을 한 산벗산악회 회원 박우정(81)씨와 이은길(80)씨는 매달 산을 오른다.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설악산과 월악산, 치악산 등 높고 험하기로 소문난 산을 다니며 지금까지 100회 이상 산악회 정기 산행에 참여했다.

2019년 6월부터 본격적 등반을 시작한 박우정씨는 높은 산을 오르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며 훈련에 매진한다.

그는 “산악회 회원들은 저보다 20살가량 젊다”며 “이들과 함께 산을 잘 오르기 위해 주 3회 이상 동네를 걷고 헬스장에서 턱걸이와 하체 근력 운동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은길씨는 젊은 시절부터 등산을 자주 다닐 정도로 산을 사랑하는 회원이다.

이씨는 “정년을 마치고 퇴직금으로 세계를 여행하며 킬리만자로와 안나푸르나 같은 산맥을 등반했다”며 “산은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가장 좋은 곳이자 체력을 증진하는 곳이니 지금도 국내 명산들을 부지런히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가장 인상 깊었던 등산으로 2년 전 함께했던 26㎞ 구간의 설악산 등반을 꼽았다.

박씨는 “새벽 3시에 오색약수터에서 출발해 대청봉∼희운각∼신선봉∼1275봉∼천화대∼마등령∼백담사 코스를 16시간 만에 등반했다”며 “마지막엔 버스를 타기 위해 백담사까지 뛰어 내려가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매달 함께 산을 오르는 두 사람의 인연은 교직생활에서 시작됐다. 인천에서 36년간 교직에 몸담은 이들은 1990년대 인천고등학교에서 함께 근무했다. 박씨는 함박중 교장, 이씨는 만성중 교장으로 2006년 정년 퇴임을 한 뒤로도 인연이 이어져 함께 등반하는 사이가 됐다.

이들은 앞으로도 힘이 닿는 데까지 산을 탈 거라고 입을 모았다. “산벗산악회 회원들과 함께 산을 타는 게 가장 좋습니다. 더 늦기 전에 지리산 종주도 마쳐야죠.”

/정슬기 기자 zaa@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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