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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인터뷰21/안길원(62회) 무영건축 회장(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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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09. 8. 4)
안길원 무영건축 회장
"설계란 사람 마음 감동시켜야 건물 들어갈때 감탄사 나와야"
하버파크호텔, 통유리로 외장 … 경관 조화 신경써
송도국제도시 등 인천은 멋진도시로 새롭게 변모
"아무리 겉보기가 좋아도 사람들이 찾아올 만한 매력을 못 느끼면 소용없습니다."
국내 3대 건축설계회사로 인천의 주요 건설사업을 이끌고 있는 무영건축 안길원회장의 설계 지론이다.
혁신적인 디자인을 비롯한 첨단 공법보다 건물에 들어가 일하고 생활할 사람이 먼저라는 원칙이다.
무영건축이 설계해 최근 문을 연 중구 항동 하버파크 호텔 스카이 라운지에서 안회장을 만났다.
인천의 도시풍경, 구도심 재생, 경제자유구역 등에 대해 여러 얘기를 들어봤다.
▲ 문학산이나 계양산에 오르면 인천은 온통 회색빛이다. 세련되고 근사한 건축물이 워낙 없는 탓이 크다. 수십 년간 공장 중심으로 경제구조가 굳어지고 도시가 형성되다보니 서울의 번화가처럼 멋진 거리를 찾아보기 힘들다. 인천의 도시풍경에 대한 회장님의 평소 견해를 말씀해달라.
- 인천은 100년 전에도 그랬고 지금은 한국의 관문으로서 위상과 중요성이 더 크다. 그런데 도시 곳곳을 보면 하나같이 분위기가 어둡고 쳐져있다. 인천에 오랫동안 살아온 시민 입장에서 참 속상한 일이다.
도시의 인상을 좌우하는 건축물의 영향이 크다. 서울의 변방이라는 안팎의 인식이 너무 오랫동안 자리잡아 왔다. 인천에 터를 잡고 인천에서 일하려 하지 않고 죄다 서울로 시선이 쏠리다보니 사람들이 인천에 아름답고 멋진 건물을 지으려 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인천의 풍경이 이렇게 됐다.
특히 개항기 인천의 융성을 이끌었던 중구가 쇠퇴하고 있는게 가슴 아프다. 여전히 가 볼 골목도 많고 인천항도 있고 잘 가꿔 자랑할 만한 구석이 곳곳에 많지만 사람들이 잘 오지 않는다.
그래서 이 호텔(하버파크) 지으면서 신경을 많이 썼다. 주변 풍경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건물 전체의 외벽을 전부 통유리로 둘렀다.
인천이 회색도시의 오명을 쓴 이유 중의 하나가 사방이 꽉 막힌 건물구조다. 오래된 건물들의 외벽이 탁 트인 유리 대신 삭막한 콘크리트로 둘러쳐지다 보니 건물 안에 들어가든 바깥에 있든 답답하기 그지 없다.
어찌됐든 자꾸 둘러봐야 평소에 모르던 인천의 장점도 보고 문제가 있으면 개선할 생각도 하는데 이게 차단된 것이다.
▲ 무영건축은 인천에서 여러 주요 건설사업을 많이 맡고 있다. 특히 체육관이나 호텔같은 특수건물의 설계를 주로 해왔다. 삼산체육관을 비롯해 151층 인천타워, 숭의운동장 재생사업, 송도글로벌캠퍼스 등 모두 향후 인천의 미래를 이끌고 상징할 핵심사업들이다. 설계의 철학이나 원칙이 있을 것 같다. 어떤 점에 가장 주안점을 두는지 말씀해달라.
- 기술보다 사람들의 마음이다. 건물에 들어서는 사람이 즐거워하고 감탄하는 설계라야 진짜다.
앞서 얘기한대로 건물의 개방감을 가장 중시한다. 해외 다른 도시도 대부분 그렇지만 오래된 도시일수록 개방된 공간이 부족하다. 그래서 광장같은 트인 공간이 조성되면 사람들이 절로 몰려들고 단번에 도시의 활력이 살아난다.
그래서 통유리를 많이 쓰려고 애쓴다. 삼산월드체육관도 그랬고 최근에 완공한 호텔들도 그랬다.
콘크리트 벽체를 아예 안 쓰고 유리로만 외장을 마감한 곳이 많다. 그랬더니 바로 생각이 달라졌다.
여기 하버파크 호텔 스카이 라운지에 처음 올라와보니 인천이 전혀 다르게 보였다. 중구에서 반평생을 살았지만 인천항이 이렇게 아름답고 멋진 곳인지 새삼 느꼈다. 인천항 뿐 아니라 그 옆 월미도, 신포동 골목 구석구석이 다 보인다. 이 곳을 찾은 많은 분들이 같은 얘기를 하신다.
인천을 보는 시선이 바뀌었고 생각이 달라졌다.
건물을 지어 사람들의 마음을 바꾸는 일, 이런 게 설계하는 사람으로서 가장 보람된 점이고 설계할 때 제일 신경쓰는 부분이다. 다양성과 통합도 설계에서 역점을 두는 가치다.
예전 아파트처럼 비슷비슷하고 획일적인 디자인으로는 시장에서 게임이 안된다.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다양한 요소들이 건물 곳곳에서 빛을 발해야 사람들이 찾아온다.
조화와 통합은 다양성을 완성시키는 작업이다.
파격적인 디자인과 고급 소재로 설계를 한다해도 산만하게 따로따로 배치돼서는 사람들이 감동을 못 느낀다. 건물의 기능면에서도 통합을 염두한 설계가 중요하다. 대형 크루즈 선박처럼 일도 하고 사람도 만나고 여가도 하는 복합기능을 갖춰야 한다.
▲ 인천시는 몇 년 전부터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해왔다. 회색빛 도시를 탈바꿈하려고 의욕적으로 진행 중이다. 도시를 재생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방대한 작업이다. 그런데 시민들이 걱정을 많이 한다. 한꺼번에 일이 추진되다보니 자금조달에 재정착에 우려가 크다. 설계회사를 이끌면서 생각이 있으실 것이다. 말씀해달라.
- 언론 등을 통해 얘기를 들어보면 전체적으로 여론이 다소 조급하다는 느낌이 든다. 두 가지 측면이다.
우선 개발사업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는데 대한 부정적 시각이 있다. 하지만 실상은 좀 다르다.
높은 곳에 올라 인천 전체를 살펴보면 송도국제도시를 제외하고는 건물 지으려고 세워놓은 타워크레인이 그리 많지 않다.
인천 전체가 개발사업으로 들썩인다고는 하는데 눈으로 직접 확인하면 그렇지 않은 면이 분명히 있다. 개발사업이란게 원래 시간이 많이 걸린다. 한꺼번에 사업을 하려고 해도 계획만 그렇지 실행은 정해진 절차를 다 밟아야 진행된다.
인천은 오히려 지금보다 더 많은 개발이 진행돼야 한다고 본다. 구도심을 떠났던 사람들이 다시 돌아와서 집도 구하고 직장도 잡고 즐기도록 해야 한다.
사업의 성패를 두고도 성급한 판단이 지배적인 듯 하다. 특히 송도국제도시를 놓고 지난 2003년 경제자유구역 지정 이후 무수한 논의가 제기돼왔다.
숨을 고르고 차분히 지켜봐야 할 때다. 송도의 성공여부를 판단하려면 앞으로 10~20년은 있어야 한다.
이런 얘기를 왜 하나면 인천 사람들이 인천에 자부심을 가져야 할 필요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인천에 언제 이렇게 큰 개발프로젝트가 마련되고 추진된 적이 있었는지 돌아보면 변변한게 하나도 없었다. 지금 되고 있는 사업들 대부분이 인천에선 그동안 듣도 보도 못한 일들이다.
계획에 문제가 있다면 너도나도 머리를 맞대고 발전적인 대안을 도출해야 마땅하다. 하지만 이제 시작한지 몇 년 되지도 않은 사업들의 실행을 지레 비관해선 안된다고 본다.
그동안 인천의 발전을 발목잡아온 가장 큰 원흉이 바로 인천 시민 스스로의 패배의식이고 비관적 생각이었다. 더 자부심을 갖자는 것이다.
▲ 인천의 미래를 어떻게 보고 있나.
- 인천은 점점 더 자랑할 게 많은 도시가 되고 있다. 공항만 해도 인천국제공항은 세계적인 공항으로 손색이 없다. 1년 중 절반을 해외로 돌아다니면서 보니 어딜가도 인천공항만한 곳이 없었다.
그런 인천공항이 올 10월이면 인천대교를 통해 인천과 직접 연결된다.
인천대교는 인천공항 못지 않은 세계적인 작품이다.
여기에 송도국제도시와 다른 개발사업들이 점차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강력범죄 등 부정적이고 어두운 소식으로나 인천을 접하던 많은 사람들이 이제는 인천을 부러워한다.
각종 개발사업으로 변화가 시작된지 채 몇 년이 안됐지만 사람들의 시선이 급격히 바뀌고 있다. 이런 인천에서 설계 일을 한다는 건 행운이고 더 할 나위없는 보람이다. 800명 회사 직원들도 자부심을 갖고 일한다. 인천의 미래를 누구보다 낙관한다. 인천 시민들의 힘을 모아야 할 때다.
/글=노승환기자 (블로그)todif77·사진=박영권기자 (블로그)pyk
■ 안길원 무영건축 회장은
●1942년 황해도 장연 출생
▲학력
●1963년 인천고등학교 졸업
●1967년 인하대학교 건축공학과 졸업
▲주요경력
●1969년 육군 중위제대 / 한국양회산업 건설사
업부 입사
●1970년 대한주택공사 입사
●1972년 건축사 자격 취득
●1976년 건축시공 기술사 취득
●1980년 동인건축그룹 입사
●1985년 (주)무영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이사 역임
●2000년 인하대 총동창회장 / 장학재단 이사장 역임
●2001년 중국합자회사 회장 역임 / 경기대학교 공학석사 취득
●2002년 무영종합건축사사무소 회장취임
●2004년 인하대학교 공과대학 명예공학박사 취득
종이신문정보 : 20090804일자 1판 16면 게재
인터넷출고시간 : 2009-08-03 오후 7: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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