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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동유수지 인공섬 '저어새왕국'
작성자 : 이동열
작성일 : 2009.06.24 12:52
조회수 : 1,250
본문
남동유수지 인공섬 '저어새왕국' 환경단체 천막 관찰기 | ||||||||||||||||||
5호 수컷 '원정유혹' 못말리는 바람끼… 50여마리 13개 집짓고 알콩달콩…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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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만들어 놓은 이런 낯익은 풍경이 두려운 듯 저어새는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가며 경계를 늦추지 않고 먹이를 둥지로 주워 날랐다.
23일 오전 인천 남동공단 유수지. 송도국제도시를 지척에 두고 초라한 천막 하나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지난 4월 22일 유수지 한가운데 인공섬에서 저어새의 번식이 처음 확인된 후 이를 관찰하기 위해 지역 환경단체들이 만든 천막이다. 모기장에서부터 컵라면, 랜턴, 커피믹스까지 웬만한 한집 살림이 작은 천막안에 가지런히 정리돼 있다. "1호 둥지가 털린 것 같은데. 재갈매기가 그랬을 거야." 유수지 인공섬을 뚫어져라 망원경으로 지켜보던 한 환경단체 회원이 혼잣말을 한다. 600㎡가량 되는 이 인공섬에는 저어새 50여마리가 살고 있다. 둥지도 13개나 된다. 1~13호 둥지까지 둥지가 만들어진 순서대로 이 곳에서 저어새 모니터링을 하는 환경단체 회원들이 나름대로 번호도 붙여놨다. 총 5명의 저어새 모니터링 요원들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저어새를 관찰하고 이를 매일 인터넷에 일기형식으로 올린다. 이들이 본 600㎡안의 작은 저어새 왕국에서는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이 왕국에서 가장 사고뭉치는 5호둥지 수컷 저어새다. 대부분 암컷에 충실한 수컷 저어새와는 달리 5호둥지 저어새는 '바람'을 자주 핀다. 다른 둥지 암컷들을 유혹해 바람피는 것도 모자라 원정까지 간다고 하니 수컷들 사이에선 경계대상 1호다. 자식에 대한 교육열은 3호둥지 저어새가 가장 높다. 부화해 훌쩍 커버린 새끼를 위해 둥지짓는 법을 손수 가르쳐주는 모습이 자주 목격된다. 3호둥지 저어새는 자신이 만든 둥지를 스스로 허물고 새끼에게 나뭇가지를 물어다 주며 둥지를 다시 짓게 했다고 하니 이쯤이면 요즘 우리나라 교육열 못지 않다. 이 왕국의 최고 권력자는 2호둥지 저어새다. 둥지 만들 재료가 없어 최근 둥지 쟁탈전이 한창인 이 왕국에서 2번둥지 저어새는 재갈매기의 둥지를 빼앗아 자신의 둥지로 만드는 등 날로 세력을 확대해 가고 있다. 10일후 태어날 새끼 생각에 기대에 차 있는 9호둥지 저어새와 새끼가 죽은뒤 의욕을 잃은 6호둥지 저어새 등 이 작은 저어새 왕국은 인간들의 모습과 전혀 다를게 없었다. 안근호 인천녹색연합 연안보전부 간사는 "인간의 이기심 때문에 송도11공구가 매립된다면 저어새들의 운명은 누구도 장담 못한다"며 "저어새 번식지를 끝까지 지키겠다"고 말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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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0
김현일(90회)님의 댓글
작은 것을 얻기 위해 너무 많은 것을 잃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이미 한 평의 땅을 얻기 위해 한 평의 갯벌을 잃는 우를 범한후지만 지금이라도...
이상호님의 댓글
인천에 저어새가 서식한다니 놀랍습니다. 유수지가 깨끗하지는 않을텐데
이동열님의 댓글
저어새가 오염된(남동유수지는 오폐수로 오염되어 악취가 심합니다) 남동유수지에서 먹이 활동을 하는것이 아니라
가까운곳에 송도갯펄에서 먹이활동을 하고 유수지 가운데 조성된 인공섬이 안전이 확보되기에 그곳에 둥지를
튼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동열님의 댓글
세계적으로 이렇게 가깝게 저어새의둥지를 볼수 있는곳이 드문데 이곳은 현재 세계조류학계에서 관찰을 위해
입국하여 방문을 계획하고 있다더군요. 그런데 갯펄이 매립되면,,,?
신승오님의 댓글
아! 집에서 가까운곳에 이런 희귀동물이 있다니 토욜에 한번 찰칵
임한술님의 댓글
저어새가 그리 희기새인가요 요번에 알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