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파워 인터뷰/김진춘(57회) 경기도교육감(퍼온글)
본문
퍼온곳 : 인천일보(09. 3. 6)
"교육시설은 후세 위한 것 … 국가가 적극 나서야"
김진춘 경기도교육감
'2등 도시', '서울 변두리 지역'… 한때 경기도가 뒤집어 써야 했던 오명들이다.
그러나 현재의 경기도는 다르다. 전국체전 7연패, 동계체전 8연패 종합 우승 등 체육분야 뿐 아니라 주민등록 인구 1위, 지역총생산(GRDP) 증가율 1위 등 매년 승승장구 하며 비상하고 있다.
교육분야도 마찬가지. 경기과학영재학교 유치, 전국 100대 교육과정 4년 연속 최우수상 입상, 전국현장교육연구대회 최다 입상 등 최고 기록을 갱신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주 파워인터뷰는 경기도의 교육 수장, 김진춘(69) 경기도교육감을 만나 경기교육의 현재와 발전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교육만이 희망이다
김진춘 교육감은 경기교육의 산 증인으로 통한다. 1939년 화성시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그는 인천고등학교, 인천사범학교와 인하대 교육대학원(교육행정학 박사) 재학 시절만을 제외하고 경기도 토박이로 살아왔다. 도교육청 장학사와 수원 매탄·곡선초등학교 교장, 안성·수원교육청 학무과장, 도교육청 초등교육과장, 평택교육장, 경기도교육위원 등을 거치며 경기교육에 몸 담은지도 어언 50년. 이젠 지겹기도 할 텐데 여전히 그의 관심은 '경기교육의 발전'이다.
김 교육감은 "'말은 태어나면 제주도로 보내고 사람은 서울로 보내라'는 속담처럼 그 전까지 교육의 요충지는 '서울'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며 "경기도 역시 학생 수나 학교 수가 서울 보다 많고 실력을 갖춘 교사들도 많지만 항상 '서울 언저리'라는 오명을 받아야 했다"고 안타까워한다.
2005년 5월, 제5대 민선 교육감으로 취임한 그는 '교육만이 희망이다'라는 신념 아래 "'세계일류를 지향하는 글로벌 인재를 육성'해 경기도를 대한민국의 교육 여점으로 만들겠다"며 각종 교육 개혁을 단행했다. 하지만 아직도 그는 배가 고프다. 학교용지 부담금 문제부터 교원 수급, 학급 당 학생 수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기 때문이다.
그는 "학교용지 등 모든 교육시설은 다음 세대를 위한 것인 만큼 국가가 적극 나서야 한다"며 "또 교원수급 등의 문제는 신도시 건설과 학생수 증가 등 도내 여건을 고려해 차별성을 가진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글로벌 인재 육성
김진춘교육감이 취임 당시부터 강조했던 것이 바로 '글로벌 인재 육성과 명품교육'이다. '대한민국 뿐 아니라 세계적인 인재를 길러내겠다'는 의미의 '글로벌 인재'와 '최고의 교육'을 뜻하는 '명품교육'은 당시로서는 생소한 용어였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이 교육공약으로 '글로벌 인재, 명품교육'를 내세우면서 각 대학들과 타 시·도 교육기관들도 너도 나도 따라 하는 유행어가 됐다.
그는 "글로벌 인재와 명품 교육을 처음 주장했을 때는 사람을 물건취급한다거나 짝퉁 교육이라고 비꼬는 말도 많이 들었다"며 "이제는 유명 대학들도 따라 하고 타 시도에서도 빌려서 사용하는 유행어가 됐으니 그만큼 사람들이 경기교육에 관심을 갖고 주목하게 됐다는 것 아니겠느냐"며 눈을 반짝였다.
김 교육감은 글로벌 인재가 갖춰야 할 덕목으로 '창의력', '의사소통 능력', '건강 관리 능력'을 꼽는다. 또 교육의 다양화·특성화·자율화로 교육의 기회를 보장하고 확대해 왔다. 그 결과 지난 4년간 경기교육은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지난해 전국 100대 교육과정 4년 연속 최우수 입상, 전국현장교육연구대회 최다 입상, 전국교육자료전 최우수 입상, 공무원 정보화능력 경진대회 최우수 입상, 전국 특수교육정보화 경진대회 3연패, 교과교육 연구 우수사례 교과부장관 표창, 전국체육대회 7연패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다. 교육지원 분야에서도 정부업무 평가 성과관리 분야 국무총리 표창, 창의 실용 우수사례 국무총리 표창, 행정서비스 인증 평가 행안부장관 표창, 혁신 제안심사 행안부장관 표창, 우수시설 학교 공모전 교과부장관 표창 등 전국 교육을 선도하고 있다.
특히 깨끗한 교육행정 운영에 노력을 기울인 결과 2007년과 2008년 연속으로 국가권익위원회의 부패방지 시책평가에서 우수기관으로 선정됐으며 지난해에는 감사원으로부터 불법찬조금 근절 모범사례 우수기관 표창도 받았다.
'글로벌 인재' 육성 정책도 실효를 거두면서 도내 고등학생들의 상당수가 미국의 하버드 대학 등 세계 유명 대학에 진출하고 있으며 세계 수학·과학 올림피아드, 창의력 경진대회 등 국제 무대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경기도교육청은 경기교육을 세계에 떨친 학생들에게 '글로벌 인재상'을 수여하고 있다. 제1호 수상자는 바로 '피겨 여왕' 김연아 선수다. 김선수를 비롯, 지난 3년간 201명의 학생들이 글로벌 인재상을 수상했다. 이밖에도 과학영재학교 유치, 전국 최고 수준의 학교운영비 지원, 전국 최다의 저소득층 지원, 전국에서 가장 앞선 외국어 교육 인프라 구축 등 경기교육은 항상 진화하고 있다.
김교육감은 "이제는 타 시·도교육감들이 중요 문제에 대한 자문을 나에게 구할 정도로 경기교육의 위상이 높아졌다"고 단언했다.
▲다양한 학력신장 프로그램 마련
'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 날 없다'는 속담처럼 학생·교원·학교 수가 전국에서 제일 많은 경기도이기에 각종 사건·사고도 많다.
특히 2007년 김포외고 입시문제 유출 사건의 경우 김교육감은 직접 국민들에게 머리를 숙여 사과하기도 했다. 올해는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가 문제가 됐다. 1등 경기교육이 전국 하위권이라는 민망한 성적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그가 취임 이후 계속 추진해 왔던 수월성 교육이 도마에 올랐다. '글로벌 인재 육성'을 위한 외국어고와 과학고 같은 특수목적고 설립과 영재 교육 등 상위권 학생들을 위한 정책에만 힘을 쏟은 탓에 일반 학생들을 기피한 것이 아니냐는 비난이 쏟아졌다.
김교육감은 "이번 성취도평가 결과에 나 역시 당황하고 실망했다"며 "그러나 상위권 학생들을 위한 정책을 펼친 적도 없고 그런 정책을 펼쳐서도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저소득층 자녀를 위한 교육 예산으로 지난해 2천490억원을 지원하고 올해도 3천386억원을 투자하는 등 전국 최고 수준의 지원정책을 펼치고 다양한 학습신장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는 것의 그의 설명이다.
그는 "우리교육청이 추구하고 있는 다양화·특성화·자율화 정책은 학생 누구나 글로벌 인재로 길러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지자는 것이지 일부 학생만을 인재로 만들겠다는 정책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학업성취도평가 결과에 대한 불만도 표시하며 "학교별로 자율적으로 이뤄진 진단평가 성격이어서 통제조건이 모두 같았다고 보기 힘들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이번 결과를 신뢰하지 않는다"며 "아무리 관리를 잘한다고 해도 수능시험에서 부정행위자가 나오는 것 처럼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국민들이 이해해 줘야 한다"고 당부한다. 그러나 그는 학업성취도평가나 교과학습 진단평가 등은 계속 시행되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교육감은 "문제가 있으면 개선하면 된다"며 "이번 평가의 목적이 우리 교육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해결책을 모색하고자 한 것인 만큼 이를 토대로 학교별, 지역별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고 지원해 교육 수준을 높여 나가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이번 시험결과가 경기도의 실력이라고 오해하지 말아달라"며 "다음 시험부터는 성적이 올라가면 올라갔지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또 경기 교육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교원노조에 대한 시각
올해 들어 경기도교육청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교육노조의 관계가 불편해졌다. 평소 불과 물처럼 대립했던 관계이기도 하지만 일방적인 단체협약 해지와 관련 지원 예산 전액 삭감 등으로 교원노조와의 관계는 어느때보다도 차갑다.
그는 "예산 전액 삭감은 교육청이 아닌 도의회에서 삭감된 것"이라며 안타까워 하면서도 "단협 해지의 경우 재검토되어야 하는 부분이 많아 해지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2004년 전교조와 단체협약을 맺은 이래 자유교원조합 등 신생 교원 노조들이 교섭 참여를 요구하면서 창구의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아 교섭이 장기간 중단됐다는 것이다.
또 교육에 대한 학부모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학교장의 자율권이 높아진 상황에서 학교장 고유 권한이나 교육감 고유 권한, 사립학교 관련 사항 등 교원노조와 교육청의 교섭 대상이 아닌 내용들이 협약에 포함돼 개정이 불가피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교원단체와의 협약이 또 다른 획일적이 되어서는 안된다"며 "그런데 협약사항의 대부분이 '자율과 경쟁'의 시대 정신에 어긋나는, 일률적인 내용이 많아 앞으로 교원단체들과 협의를 거쳐 수정·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교육감은 "전교조를 비롯한 교원노조와 교총 등 교원단체들은 교육 선진화를 위해 함께 손잡고 나아가야 할 공동체 일원"이라며 "쓴소리라고 해도 일선 교직원들의 의견을 대변하는 목소리에는 모두 귀를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글=최모란기자·사진=김철빈기자 blog.itimes.co.kr/moran3022
■ 김진춘 경기도교육감은
▲ 학력
●인천고등학교 졸업(1958)
●인천사범학교 졸업(1960)
●인하대학교 교육대학원 (교육학 석사) (1988)
●카자흐스탄 끄즐오르다 국립대학교(명예 교육학박사) (2008)
▲ 주요경력
●경기도교육정보연구원 교육연구사(1974)
●경기도 교육청 장학사(1979)
●수원매탄, 곡선초등학교 교장
●안성, 수원교육청 학무과장(1988~1990)
●경기도교육청 초등교직과장(1991)
●평택교육청 교육장(1993)
●제4대 경기도 교육위원 (2002)
●민선5대 경기도교육감(2006)
▲ 상훈
●국민포장 수상
●경인봉사 대상 교직부문 수상
●정석교육상 수상
●황조근정훈장수상
최모란기자
종이신문 : 20090306일자 1판 16면 게재
인터넷출고 : 2009-03-05 오후 8:15:38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