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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쵸의 山行記) 소백산의 칼바람을 맞으며
본문
소백산은 백두대간 상에 위치한 중부권에서 가장
뛰어난 명산이다.
주 능선에는 상월봉,국망봉, 비로봉, 연화봉등 평균 1,400m가
넘는 대능선이웅장 하면서도 부드럽게 뻗어 경북 영주를 감싸고
있으며 강한 서북풍으로 날등에는 광야를 연상케하는 초원 지대가
많고 주목단지와 철쭉 군락지로서 유명 할뿐아니라 설경 또한
뛰어난 산이다.
오늘 7시 30분에 출발 버스 2대의 소현 산꾼들이 문막 휴게소를
거쳐 3시간도 채 못되어 지루하지않게 어의곡 매표소에 도착했다.
수은주가 뚝떨어진동장군의 기습 한파가 소백산의 봄은 멀기만
하고 살을 에일듯한 칼바람이 사정없이 두뺨을 스친다.
쉬엄 쉬엄 오르기를 반복하며 1,439m의 비로봉을 향한 숨가뿐
도전이 시작되었다.
오르기 힘든 산은 있어도 결코 오를수 없는 산은 없다는 어느 산악인의 말처럼 산은 끊임없이 도전과 인내의 정신을 우리에게 일깨워 준다.
알몸으로 겨울을 난 나무들이 스스로 대견한듯 팔벌려 숨을 고르고 있고 산아래 눈이 하나도 없는데도 얼마를 오르고나니 발아래 뽀득뽀득 눈이 밟힌다.
아이젠 감은 발등이 자유로울수는 없지만 거기에 비로봉이 있기때문에 산을 오르는 것일게다.
산은 그만큼 나약한 인간들에게 끊임없는 인생 화두를 전달하는 축복같은 잠언이며 힘들고 어려운 시기에 어깨를 빌려주는 든든한 스승같은 존재이다.
2시간쯤 지나 대망의 정상 비로봉은그야말로 별천지다. 매서운 칼바람에 사진기의 작동이 멈춰지는 것같고 장갑속으로 파고드는 찬바람에 손끝이 아리다.
사방으로 확트인 정상의 조망은 일상의 찌든 가슴속 답답함을 한꺼번에 털어버리게 하는것 같다.
거대한 비로봉의 풍상속에 어렵사리 뿌리내린 철쭉 나무들이 끝없이 뻗어내린 산줄기를 뒤로 한채 강인한 자태를 뽑내며 장관을 연출한다.
저아래 멀리 천문대가 그아래 희방사 쪽이 멀리 시야에 들어온다. 옛날 배낭 베고 희방사 뜰에서 새우잠 자며 이곳을 오가던 옛날이 떠오른다.
잠시 세속의 번뇌를씻는 안식처와 같은 생각이 든다.추위에 겨우 피난민 수용소 같은 대피소에서 새벽잠 설쳐가며 싸준 집사람의 정성어린 도시락으로 허기진배를 달래주고 6,8Km의 천동 계곡을따라 가파른 하산길로 이어진다.
어름으로 뒤덮힌 계곡이 보기에도 더욱 싸늘하다. 천동 쉼터에서 아이젠 풀고 잠시 휴식후 주차장 쪽으로 지루한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6시간 이상의 산행길이 오늘을 즐겁게 했다. 보통 사람들은 건강해 지려고 산에 오르지만 우리는 산에 가기위해 건강하려는 사람들
인것 같다.
산에 오르면 목표에 대한 신념과 열정이 필요 하기때문에 삶의 분기점에서 이를 극복 하는데 도움이 된다.
고산의 설경을 맛볼수 있는 겨울 산행의 매력을 잠시나마 느낄수있어 좋았다.
오늘의 벅찬 감회가 사라지기 전에 이멋진 풍경을 기억에 담아두고 싶다.
함께한 소현 산우님들 마음 모두어 아끼고 사랑하고 싶다. 뽀드득 뽀드득 눈 밟히는 아이젠 소리가 지금도 들려 오는것같다.
다음 3월 축령산이 벌써부터 기다려 진다. 도전이 좋다 ! 성취감이 좋다 ! 비로봉이 좋았다.
병색이 깊어가는 겨울이 계절의 무대에서 떠날날이 다가온다.
오는 봄엔 더 멋지 산행을 하자구요.
2009. 2. 17 .소백산을 다녀와서 ~~무쵸대사(이무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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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열님의 댓글
59회 대선배님이 어렵게 글을 올리셨는데 댓글이 없어 죄송한마음으로 댓글 올립니다.
좋은 산행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