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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권(鐵權)' 놓고 치고받는 포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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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사외이사 8명으로 구성된 CEO후보추천위원회로부터 면접 대상자로 통보받은 사람은 윤석만(61) 포스코 사장과 정준양(61) 포스코건설 사장 2명으로, 외부 인사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회장 선임이 다가올수록 후보에 대한 비리 의혹이 제기되는 등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둘러싼 노골적인 '권력 투쟁'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런 비리 폭로전이 막판 변수로 작용, 포스코 회장에 제3의 인물이 선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막판에 불거진 후보 자격 논란
유력한 회장 후보로 알려진 정준양 포스코건설 사장에 대한 비리 의혹과 자격 시비 논란이 시끄럽다.
첫 번째 비리 의혹은 '정 사장이 포스코 사장으로 있던 2008년 3월 내부 정보를 이용해 주당 47만1101원에 포스코 주식 2100주를 샀다가 2개월쯤 뒤인 5월 주가가 최고가에 이르렀을 때 주당 60만7000원에 60만주를 매도, 총 9000여만원의 시세 차익을 올렸다'는 것이다. 3개월 만에 자사주를 매각한 것은 '경영진은 자사주를 매입 시점으로부터 6개월 이내에 매도할 수 없다'는 규정까지 어긴 것이었다.
또 하나는 '정준양 사장이 포스코의 부사장·사장으로 재임하던 기간, 정 사장의 처남인 이경순(44)씨가 주요 주주로 있던 ㈜파워콤에게 대량의 납품 특혜를 줬다'는 것이다. 실제로 파워콤의 포스코 납품 실적은 2005년 1억4300만원에서 2006년 4억2800만원, 2007년 14억100만원, 2008년 30억5600만원으로 수직 상승했다.
하지만 정준양 사장측은 이런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한다. '자사주 매매' 문제는 규정에 어긋난 것을 알고, 매도 직후 자진해서 금융감독원에 신고한 뒤 공시까지 마쳤다는 것이다. 또 매매 차익도 금감원에 신고한 뒤 전액을 회사에 반납했다는 것이다.
처남 회사에 납품 특혜를 줬다는 비리 의혹도 부인하고 있다. ㈜파워콤은 강판 도유량 측정장치(생산라인을 세우지 않고 온라인상으로 강판의 뒷면에 칠하는 기름을 측정하는 장치)를 포스코에 납품하고 있다. 이 회사는 관련 장비를 국내 최초 개발, 2007년 관련 특허를 받고 본격 납품에 들어갔으며, 따라서 이때부터 납품 물량이 급증했다고 해명하고 있다. 포스코측은 "외국 업체로부터 한 대당 4억원에 들여오던 것을 ㈜파워콤이 개발한 제품으로 대체하면서 대당 2억8000만원으로 비용이 줄었다"고 해명했다.
한편 윤석만 사장을 두고는 '권력 핵심부 누구누구가 탐탁지 않게 보고 있다'는 식의 밑도 끝도 없는 루머가 난무하고 있다.
◆후보 의혹, 변수로 작용할까
현재까지 정준양 사장과 윤석만 사장 간 경쟁에서 엔지니어 출신인 정 사장이 앞서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 사장은 서울공대 공업교육과를 졸업하고 광양제철소장과 생산기술 부문장을 지냈다. 하지만 막판에 불거진 후보 관련 의혹이 CEO후보추천위원회의 결정에 어떻게 작용할 것이냐가 마지막 변수다.
포스코측에 따르면 정 사장 관련 비리 의혹 중 일부는 위원회에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사외이사들이 비리 혐의에 대해 사전에 보고받아 알고 있지만, 이 문제가 공론화되는 것은 다른 의미"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CEO후보추천위원회가 29일 면접에서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포스코 고위 관계자는 "이론상으로 불가능해 보이지만 최악의 경우 윤 사장과 정 사장 2명 모두 배제되고 제3의 인물이 급부상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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