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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상(55회) 인천시체육회 부회장(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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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신문(09. 1.12)
아시안게임 주경기장 신설 서둘러야
/이기상 인천시체육회 부회장
지난해 불어닥친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하여 그 어느 해보다 우울한 새해를 맞이하였다. 인천은 더욱 그러한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듯하다. 인천시의 대표적 자동차 기업인 GM대우의 불황으로 인한 지역경제의 불안한 모습이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다. 이러다 보니 한편으로 송도국제도시를 비롯한 경제자유구역의 대형 프로젝트를 힘차게 준비하는 인천의 미래가 걱정스럽기도 하다.
더구나 2년전 시민 모두의 힘을 하나로 모아 유치한 2014년 아시아경기대회를 준비하는 일도 순탄치만은 않아 보인다. 중앙 정부와 줄다리기를 계속하고 있는 주경기장 건설 문제가 해를 넘기고 말았기 때문이다. 지루한 논쟁만 오고가던 사이에 어느새 한 해를 훌쩍 넘겨버린 셈이다.
이제는 시간이 없다. 5년 앞으로 다가온 아시아인의 축제의 장을 놓고 옥신각신하고 있으니, 리허설로 치르려 했던 2012년 전국 체육대회는 고사하고 본 대회의 성사도 불투명하게 될 것 같다. 이를 지켜본 체육인의 한사람으로서 답답할 따름이다. 아직도 정부와 인천시의 견해를 놓고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마지막 카드인 재원조달마저 인천시가 모두 부담하기로 했다는 소리까지 들리고 있어 마음이 아프다.
인천시는 88서울올림픽때 서울 및 경기지역과 4개 지방도시의 34개 경기장에서 치러지는 경기 중 스포츠 인프라가 없어서 한 종목도 배정받지 못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20년이 지난 지금 숭의종합경기장마저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2002년 한·일 월드컵때 지은 문학월드컵경기장이 유일한 종합운동장으로 남아 있다. 아직도 스포츠 인프라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문학경기장은 적자를 예상했었다. 당시엔 1997년 전국체육대회를 겨냥해 종합운동장을 계획했다가 월드컵이 유치되면서 인천지역에서 월드컵을 볼 수 있도록 하자는 여론에 밀려 경기장 건설이 월드컵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러다 보니 월드컵만 치르면 만사가 해결되는 것처럼 여겨져 경기장의 사후관리 방안은 연구하지 못했다. 뒤늦게 사후활용방안에 대한 용역과 논의들이 이루어졌지만 이렇다 할 효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과거의 오류를 거울삼아 이제 40억 아시아인의 축제를 치르는 주경기장은 문학월드컵경기장과 같은 절차를 밟지 말고 활용방안부터 충분히 검토해 건립되어야 한다. 인천시에서도 흑자운영을 위한 방안을 연구한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월드컵때는 예선 2경기, 16강전 1경기 등 3번의 경기만 치렀을 뿐 개·폐회식 행사는 없었다. 하지만 아시아경기대회는 다르다. 어쩌면 개회식을 통해 대한민국의 지속적인 성장을 보여주는 기회이고, 인천이 새롭게 동북아의 중심도시로 우뚝 서게 하는 빅 이벤트를 벌이는 장소이다.
이러한 중요한 무대를 문학경기장에서 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은가? 하지만 좌석수는 고사하고 행사요원의 안전성, 부대시설의 태부족 등 빅 이벤트를 준비할 여건이 안 된다. 많은 종목과 행사를 함께 치르기 위한 동선의 확보도 어려운 상황이다.
우리는 지난해 베이징올림픽 개회식을 통해 중국의 비상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2010년 아시아경기대회를 준비하는 광저우가 8만명을 수용하는 웅장한 주경기장에서 다시 한번 중국의 저력을 보여주려 하고 있다.
정말 시간이 없다. 이제 논리적인 접근, 당위성, 정치적인 해법, 여러 가지 풀어야 하는 문제들을 대승적 차원에서 해결해야 한다.
중앙 정부와 인천시의 견해 차이는 접근방법에 따라서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잔치를 벌여놓고 집안망신을 시키는 일만은 없어야 한다.
입력: 2009-01-11 18:2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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