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베이징 올림픽 야구결승전이 열린 지난달 23일,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환호성을 지르는 또래 친구들 사이에서 인천서흥초 장원혁(6년)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조용히 눈물을 훔쳤다.
"자존심이 센 원혁이가 눈물을 흘린 건 언젠간 나도 해낼 수 있다는 벅찬 자신감 때문일거예요."
박경택 서흥초 야구코치는 수업이 끝난 뒤 매일 학교 벤치에 남아 홀로 야구장을 지켜보던 원혁이의 모습을 떠올린다. 야구가 하고 싶어 무작정 벤치를 지켜보던 원혁이를 픽업한 사람이 박 코치였다.
"또래 아이들보다 키는 작지만 원혁이는 다른 아이들이 갖지 못한 야구에 대한 남다른 열정이 있습니다."
올림픽 결승전에서 7회 초 2루타를 치고 포효하며 관중들의 박수를 유도한 이용규가 원혁이의 선망의 대상이다.
왜소한 체구에 말수가 적은 과묵한 성격이지만 경기장에 들어서면 이용규 선수 못지않은 매서운 눈빛으로 영락없는 1번 타자의 실력을 뽐낸다. 각종 대회서 수상을 차지할 만큼 뛰어난 기량을 갖춰가고 있지만 원혁이의 어머니 문경희씨의 마음은 더욱 무거워진다.
"새벽 식당일과 늦은 밤 공장일로 세 자녀를 책임지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닙니다. 식사조차 제대로 챙겨주지 못해 원혁이에게 늘 미안하지만 그렇다고 생계이니 어쩔 도리가 없을 때가 많습니다."
빠듯한 살림에 원혁이의 밀린 야구회비까지 걱정하는 문씨는 말썽 없이 자라준 원혁이가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속 깊은 둘째 아들 원혁이는 그런 어머니의 마음을 헤아리듯 지금껏 투정 한 번 없이 야구연습에 몰두하며 손에 딱딱한 굳은살을 만들었다.
박 코치는 "가능성이 많은 아이들이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운동을 포기할 때가 가장 안타깝다"고 말했다.
KBO 초등학교 야구 지원금이 올해 절반으로 준데다 대부분의 프로야구팀·선수들이 고등학교에 관심을 둘 뿐 초등학교까지 도움의 손길을 주지 않고 있다.몇 몇 지도자들은 사비까지 털어보지만 이마저도 늘 역부족일 때가 많다.
"제 꿈은 이용규 선수처럼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고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는거에요. 힘들고 어려워도 전 절대 포기하지 않아요. 어머니의 무거운 짐을 제가 꼭 덜어드릴거니까요." 13살 소년의 야무진 꿈이 글러브에서 떠나질 않는다.
/김지환기자 blog.itimes.co.kr/art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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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0
박홍규님의 댓글
한번 논의해 보심이...(^+^)
전재수님의 댓글
무척이나 야구를 잘하면 장학금 이란것도 있지만..
앞으로도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야구비용이 만만치 않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