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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공감]최두영(82회) 인천항운노조 위원장(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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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경인일보(19.11.13)
[인터뷰… 공감]
인천 출신 첫 '전국항운노조연맹' 수장 선출된 최두영 인천항운노조 위원장
"최대 위기의 물류산업… '구원투수' 마음가짐으로 해결 노력"
인터뷰 공감 최두영 항운노조 위원장
전국항운노조연맹 최두영 위원장은 "위기에 빠진 물류산업의 구원투수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부산' 제치고 당선 9월 취임했는데
IMF때도 물동량 늘었는데 최근 '정체'
영광스럽지만 어려운 상황 어깨 무거워
#인천항 물동량 감소 심각… 대안은
일자리 창출 효과 큰 벌크화물 유치 필요
중고차 수출 '남항 클러스터' 조성 시급
#'내항 재개발 사업' 속도 조절론
'성공모델' 獨 하펜시티 항만 운영 '공존'
1·8부두엔 주거시설 2~7부두 기능 유지를
우리나라 노동운동은 항만에서 처음 시작됐다.
1898년 함흥 성진부두 노동조합을 시작으로 일제강점기 항만 노동자들은 노동시간 단축과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일제에 저항했다.
해방 이후인 1949년 3월 항운노동조합의 모태인 대한노총 전국항만자유노동조합연맹이 출범했다.
이후 70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명칭은 전국항운노동조합연맹으로 바뀌었고, 항만뿐만 아니라 철도·연안·농수산시장·정기화물·창고 등 국내 물류산업 종사자 2만5천여 명이 참여하는 거대 노조가 됐다.
노조의 모습은 크게 변화했으나, 지난 70년 동안 전국항운노조연맹 위원장은 부산 지역에서 도맡아 왔다.
전체 연맹 조합원 중 부산항운노동조합 조합원이 3분의 1에 달하기 때문에 다른 지역에서 전국항운노조연맹 위원장에 도전하기도 어려웠다.
올해 9월 열린 전국항운노조연맹 대의원대회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인천 출신이 위원장 자리에 올랐다.
인천항운노동조합 최두영(55) 위원장이 그 주인공이다.
인터뷰 공감 최두영 항운노조 위원장
최 위원장은 "인천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전국연맹 위원장에 오른 것을 매우 영광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물류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취임했기 때문에 어깨가 매우 무겁다"고 했다.
이어 "선발투수가 아닌 구원투수로 투입된다는 마음가짐으로 노조가 직면하고 있는 여러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고 했다.
최 위원장은 "우리나라 항만이 역사상 최대 위기를 겪고 있다"고 말하며 현재 상황을 진단했다.
올 들어 3분기까지 국내 전체 항만 물동량은 12억1천525만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 중 벌크 화물 물동량은 7억8천770만t으로, 전년 동기 대비 0.4% 감소했다.
그는 "IMF 경제 위기 시절에도 항만 물동량은 꾸준히 늘었는데, 최근에는 거의 정체돼 있다"며 "우리나라 산업구조는 수출입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경제가 어려워지면 항만이 맨 처음 직격탄을 맞는다"고 설명했다.
최 위원장은 해양수산부와 항만공사 등이 컨테이너뿐만 아니라 벌크 화물 유치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벌크 화물은 하역 과정이나 재가공 과정에서 여러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고, 국내 산업과의 시너지 효과도 매우 크다"며 "그럼에도 인천항만공사를 포함한 여러 항만 관리 기관에서는 컨테이너 화물을 더 중요시하고, 벌크는 등한시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전 세계적으로 벌크에서 컨테이너로 화물 운반 형태가 바뀌고 있지만, 벌크 화물 유지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천항의 물동량 감소세는 심각한 수준이다.
올 1~9월 인천항 물동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1억2천122만t)보다 5.5% 줄어든 1억1천464만t으로 집계됐다. 2014년 1~9월 1억1천581만t을 처리한 이후 5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올 들어 인천항 물동량이 많이 줄어든 이유는 벌크 물동량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9.8%나 감소했기 때문이다. 벌크 물동량이 줄면서 항운노조원의 일자리가 감소하거나 임금이 큰 폭으로 줄었다고 최 위원장은 설명했다.
인터뷰 공감 최두영 항운노조 위원장
최 위원장은 "벌크 물동량 감소를 막으려면 인천 남항 '중고 자동차 물류 클러스터'를 이른 시일 안에 조성하고, 인천 '내항 재개발' 사업의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자기 생각을 밝혔다.
중고차는 인천항의 주요 벌크 화물이다.
인천항에서 수출되는 중고 자동차는 전국 중고차 물동량의 80%에 달한다. 인천시와 인천항만공사는 인천항의 중고차 수출 물량을 유지하기 위해 2025년까지 인천 남항 인근에 중고차 물류 클러스터를 만들 계획이다.
옛 송도유원지 일대에 자리 잡은 중고차 수출 업체들을 이곳(중고차 물류 클러스터)으로 이전시키겠다는 게 인천시와 인천항만공사의 생각이다.
하지만 인근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혀 사업이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고 있다.
최 위원장은 "중고차 물류 단지는 공해를 유발하는 혐오 시설이 아니다. 선진국 사례를 살펴보면 얼마든지 깨끗하게 운영될 수 있다"며 "인천시 등은 이러한 점을 주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려야 하는데,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인천의 중고차 물류 클러스터 조성이 지연되는 사이 전북 군산과 경기도 평택, 울산 등에서는 중고차 수출단지 조성사업을 구체화하고 있다.
최 위원장은 "자동차 운반선은 중고차와 신차를 함께 싣기 위해 인천항에 기항하는 것"이라며 "중고차 수출 물량을 다른 지역에 빼앗기면 인천항의 신차 물동량도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내항 재개발 사업과 관련해선, 주민과 개방을 합의한 내항 1·8부두는 재개발을 진행하더라도 항만 기능이 유지되는 2~7부두는 계속 운영돼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해수부와 인천시는 내항 8개 부두를 5개 구역으로 나눠 재개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인천 항만업계에선 내항 재개발로 항만 기능이 사라지면 인천지역 산업계에도 악영향을 끼친다고 주장하고 있다.
남항·북항·신항 등이 잇달아 개장하면서 내항의 물동량이 감소했지만, 곡물·사료 부원료·원당·자동차 등의 화물은 내항을 통해 하역되고 있다.
대체 부두 마련 없이 내항에서의 화물 하역이 중단되면, 이들 화물을 활용하는 공장들이 인천을 떠나 다른 지역으로 이전할 가능성이 높다.
최 위원장은 "최근 항만 재개발을 성공적으로 진행한 독일 하펜시티를 방문해 보니 재개발과 항만 운영이 공존하는 방안을 마련해 놓고 있었다"며 "내항 1·8부두에 아파트 등 주거시설을 짓더라도 하펜시티를 참고해 항만 관련 민원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쓰고 입주시키는 등 공존 방안을 사전에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최 위원장은 1990년부터 인천항운노동조합에서 일했다.
그는 "솔직히 당시 대졸 노동자 임금보다 항운노조원의 월급이 2~3배 정도 높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항운노조에 들어왔다. 그때는 전국항운노조연맹 위원장까지 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물동량이 감소하는 데다, 항만 자동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어 항운노조원이 그 여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항운노조를 대표한다는 책임감으로 (조합원들과 함께)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글/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
사진/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최두영 위원장은?
▲ 1964년 인천 출생
▲ 1981년 인천고 졸업, 1991년 중앙대 경제학과 졸업
▲ 1990년 인천항운노동조합 가입
▲ 1999년 전국항운노조연맹 쟁의부장
▲ 2013년 인천항운노조 부위원장
▲ 2019년 5월 인천항운노조 위원장 당선
▲ 2019년 9월 전국항운노조연맹 위원장 취임
김주엽 기자
발행일 2019-11-13 제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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