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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망스런 '수도권규제 유지정책'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 초 과거 노무현 정부의 지역균형발전정책을 기계적 지역균형발전정책이라고 강하게 비판하면서 수도권 규제완화를 이루겠다고 약속했었다. 그리고 기업도시, 혁신도시 등 참여정부의 지역정책 재검토 등을 약속했었다.
그래서 한때는 이명박 정부의 지역정책 방향은 '수도권 우대, 지방 홀대'라는 여론으로 확산되기도 하였다. 그런데 지난 21일 발표된 이명박 정부의 지역정책은 완전히 예상을 뒤엎어, 오히려 '수도권 홀대, 지방 우대' 쪽으로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이는 정책이다.
뚜껑을 열어 본 결과는 노무현 정부의 지역발전정책 기본 틀을 유지하면서 수도권 규제완화를 당분간 보류한다는 내용이 핵심이었고, 기업주도의 광역개발권을 허가하는 내용이었다.
사실 인천으로서는 다가오는 아시안게임을 치르기 위해서는 물론이고, 많은 기업의 탈인천화를 방지하기 위해서 수도권 규제를 완화하는 일이 무엇보다도 시급한 일이기 때문에 이번 새 정부의 발표는 몹시 실망스러운 발표라고 아니할 수 없다.
당초 이명박 대통령은 후보시절 인천을 방문한 자리에서 수도권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공약한 처지이기도 하다. 따라서 인천시로서는 대통령의 이 같은 공약을 믿고 있었으나, 취임 이후 수도권을 전체적으로 묶어 두려는 자세를 풀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언제까지 수도권 규제완화를 보류할 수 있을 것인가? 새 정부의 한 관계자는 "과거 노무현 정부의 지역정책은 기본적으로 수도권과 지방의 대립구도였지만 새 정부의 지역정책은 수도권은 수도권대로 도쿄, 상하이 등 인근의 메가경제권과 경쟁해 나가게 하고, 지방은 지방대로 수도권과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나라의 상대되는 지방과 경쟁하는 것"이라고 나름대로 수도권 규제완화의 의지가 있음을 밝히기도 하였다. 하지만 공염불에 불과하였다.
실제로 인천이나 경기도가 도쿄, 상하이 등과 경쟁하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필요하고 또 급선무이기도 하다. 실제로 물류운송의 중심이기도 한 인천시의 입장에서는 기업들이 구태여 지방으로 내려가 기업을 해야 할 필요성도 없다. 더 좋은 기업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할 책임이 이명박 정부에 있다. 그것이 경제활성화를 기대하고 지지해준 많은 기업인의 뜻과도 배치되는 처사이기도 하다.
또한 인천시로서는 지금 아시안게임 경기장 건설을 위하여 개발제한구역을 완화해야 할 현실적인 필요성이 절박한 시점이다. 진실로 기업들이 수도권을 떠나 지방으로 내려가려면 여러 가지 요건들이 맞아떨어져야 한다. 그런데 그 여건도 만만치 않다.
예를 들어보자. 동국제강 인천제강소의 생산설비 재정비 사업의 경우, '산업집적 활성화 및 공장 설립에 관한 법률'에 묶여 라인 가동 중 신축이 불법이라는 지식경제부의 입장을 들은 지 채 6개월도 되지 않고 있어 공장증축을 놓고 난감한 상태이다.
현행 수도권 규제아래서는 공장증설은 불가능하다. 게다가 생산설비 신축 역시 꿈도 꿀 수 없는 곳이 바로 수도권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들이 인천을 떠나는 것을 인천에서 어떻게 막을 수 있겠는가?
상하이와 도쿄 같은 도시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회사의 확장이라는 변화된 기업환경에 맞는 기업의 법률적 환경도 반드시 변화시켜주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부가 여전히 수도권 공장총량제라는 낡은 옷을 고집하는 것은 기업인 출신의 이명박 정부로서는 생각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방이전 기업에는 토지수용권을 허가하는 막대한 권한을 주고 지방이전을 권고하고 있으니 인천으로서는 오히려 홀대를 받고 있는 것이다.
기업이 떠나면 인천지역의 경제는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치솟는 물가에다 전국 최고의 인천지역 실업률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천지역 경제 활성화가 급선무다. 인천지역 경제단체들은 그 동안 수도권 규제완화를 놓고 수없이 건의해 왔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꿈쩍도 않는다. 이번 발표로 또 확인됐다. 현 정부의 수도권규제유지 정책의 고수는 한마디로 실망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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