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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만위원 인선의 교훈/이기상(55회)(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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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만위원 인선의 교훈
이기상 (인천항발전협의회 공동대표) |
최근 인천항에 항만위원 선임에 관한 논쟁이 벌어졌다. 인천항만공사 첫 항만위원을 지낸 한 사람으로 저간의 논점을 정리하고 교훈을 삼고자 한다. 항만공사법에 의해 인천항만위원은 11명으로 구성된다. 6명은 해양수산부가, 5명은 인천시가 추천해 제1기 위원이 구성됐고 7월 10일자로 임기가 만료된다. 제2기 위원 선임과정에서 논쟁은 발단했다.
인천항만공사 사장 및 상임·비상임 임원의 임기가 이명박 정부 출범 초기와 맞물렸고, 정부 조직개편으로 주무부처가 해양수산부에서 국토해양부로 변경되면서 혼선 아닌 혼선을 초래했다. 인천항으로선 불행한 일이다. 미국산 쇠고기 파문이 정부와 국민의 소통 부재에서 기인했듯 인천항만위원 선임 논란도 소통 문제였다.
인천시는 지방정부 몫인 항만위원 5명의 2배수인 10명의 후보자를 추천했다. 국토해양부는 추천 후보자 6명 중 3명은 1기 위원을 연임시키고 나머지 3명을 추천하기 위해 6명의 후보자를 선정, 인천항만공사 임원추천위원회에 제출했다. 논쟁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초대 위원장을 지낸 나는 일찌감치 후진을 위해 연임 의사가 없음을 밝히고 마지막 소임으로 주어진 임원추천위원장 역할을 수행해 왔다. 그런데 인천시 후보자 추천 과정에서 우려의 소리가 나왔고 이를 시정하기 위한 각계의 반응이 시작됐다. 제기된 우려는 이렇다.
인천시 인선이 일방통행식이고 과정의 투명성이 결여됐으며 지나친 편중성도 지적됐다. 일방통행식 추천이란 법과 규정에 정해진 절차를 무시하고 비밀리에 추천이 진행된 것이다. 공개모집이나 추천제 등의 방법을 결정하고 그에 따르는 일정을 정하는 권한이 임원추천위원회에 있음에도 인천시가 독단으로 결정해 통보한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두 가지의 오류를 범했다. 하나는 1기 위원의 연임 의사를 묻지 않은 채 한 명도 연임 추천하지 않아 업무의 안정성을 간과한 점이다. 다른 하나는 입맛에 맞는 특정단체의 소속원만을 고집하다 보니 정작 추천돼야 할 비중과 대표성이 있는 단체의 대표가 누락된 것이다. 적시하자면 구성원이 모두 인천시민인 항운노동조합과 인천항 고객인 선사나 화주의 대표가 없다는 것이다.
인사라는 것이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는 태생적 구조와 늘 부족함이 남는다는 통념을 인정하더라도 추천 결과를 보면 고민의 흔적이 없는 것이 유감이다. 그간의 논란을 뒤로 한 채 항만위원 인선문제는 일단락 지어지는 분위기다. 그러나 지금 우리 항만인들이 지난 일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는 이유를 숙고해 주길 바란다.
차후 이 같은 인사가 있을 경우 충분한 시간을 갖고 추천인과 피추천인 간의 원활한 소통을 요구한다. 또 폭넓은 의견 수렴이나 해당분야에 경험있는 시민들과 컨센서스를 이뤄주길 바란다. 이번 인사 논쟁은 항만위원에 국한됐다기보다 인천시의 항만행정 전반에 관한 소통 부재를 힐책하는 시위였음을 깊이 인식하는 계기로 삼아주기를 바란다.
평소에는 양보와 참여를 주문하다가 어려울 땐 속된 말로 왕따를 시킨다면 신뢰는 사라질 수밖에 없지 않는가. 항만물류산업분야가 인천의 관심분야인 항공산업, 관광 및 도시개발사업에 우선 순위가 밀려 가뜩이나 소외감과 외로움을 느끼는 실정이다. 인천의 역사가 곧 항만의 역사이고 인천시민은 해양도시를 지향하고 있음을 망각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리고 이를 시 행정의 근간으로 삼아주기를 바라고 또 다른 항만 현안을 푸는 데 소통 부재라는 논쟁이 다시 없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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