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평화란.
작성자 : 이기산
작성일 : 2008.03.17 10:47
조회수 : 901
본문
깨어진 항아리
금이 가도 불안하고 누가 흔들어대도
불안하고 뚜껑을 덮어버리면 답답해서
숨이 막히던 항아리가 한밤중 난데없이
떨어진 돌덩이에 얻어맞고 산산조각 깨져버렸다.
장독대에 모여 있던 항아리들이 깜짝 놀라
간장을 다 엎지르고 널브러져 있는 깨어진
항아리의 불행을 위로했다. 그러나
항아리는 오히려 기쁨에 넘쳐 있는 듯했다.
"걱정들 말게. 나는 지금 시원하고 아무런 두려움도 없다네.
텅 비면 평화로울 줄 알았는데
깨여져서 더 잃을 아무 것도 없을 때
비로소 평화롭다는 걸 오늘에야 알았네.
이렇게 후련한 적이 없었지.
어느 하늘 어느 별에서 날아왔는지 모르지만
나는 이 돌덩이를 고맙게 여기고 있다네."
다들 항아리들이 그 말을 기이하게 여겼다.
-『황금털 사자』,최승호
댓글목록 0
이동열님의 댓글
마음을 비우고,,,,좋은 봄날 즐기세요,,,근데 황사가,,,ㅎㅎ
박영웅님의 댓글
마음을 비운다는 것이 쉽지가 않군요,,아직 철이 덜 들었나?? 동문님 글 대단히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