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이동열선배님이 가실 히말라야는 어디시죠???
본문
에베레스트 (초모룽마)Everest 8848 m
- 티벳트어로 초모룽마, '세계의 여신'이라는 뜻
한 해가 서서히 저물어 간다.
뒤돌아보면 걸어온 길들이 아스라이 떠오른다.
수많은 발자국에서 기쁨과 슬픔을 반반씩 버무린 얼굴들,
버거운 삶의 길에서 만난 사람들, 기꺼이 손길 내밀던 사람들….
그 얼굴들이 녹슨 낙엽으로 나뒹군다.
인연이란 귀한 것이어서, 마지막 한 장까지도
바람 찬 겨울거리에서 저렇게 나부끼는 것일까.
K2 8,611m - 히말라야에서 2번째로 높은 봉우리.
거칠고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 흐르는 강물에 나를 반추하는 일.
각지고 힘겨운 시대일수록 삶의 깊이를 들여다보는
깨달음의 시간은 참으로 고귀하다.
칸첸중가 Kanchenjunga 8598 m
저녁 무렵 모락모락 피어나는 강촌의 연기는
때로 눈물 나게 한다.
정직한 농부의 땀방울만큼이나 아궁이에서 타오르는
장작불의 의미를 되새김질시킨다.
아랫목 뜨겁게 지핀 후 온 가족이 둘러앉아
시래기국에 밥을 말아먹던 안빈낙도의 겨울농촌 풍경.
로체 Lhotse 8,516m - 로체는 '남쪽 봉우리'라는 뜻.
마른 장작도 한때는 신록의 잎사귀로 바람을 퍼 올리며
저 들판을 흔들 수 있을 때까지 온몸으로 흔들었을 것이다.
덧없는 세월에 엽록소는 빈혈의 단풍잎이 되고
노쇠한 낙엽으로 쓸쓸한 겨울거리를 나뒹군다.
그러나 낙엽의 최후는 나지막이 흐르는 강물에
제 몸을 던졌다는 사실이다.
마칼루 Makalu 8463 m
아궁이의 장작불은 생목에 대한 기억의 춤사위다.
산다는 것은
누군가에게 그렇게 따뜻한 군불을 지펴주는 일이다.
마른 장작이 ‘타닥’ ‘탁탁’ 타들어가는 것처럼
푸른 이끼를 겨울옷 삼아 갈아입은 겨울 숲은
다시 위대한 생명의 허파소리를 내고 있다.
초오유 Cho Oyu 8201m - 티벳말로 '터키 구슬'이라는 뜻.
특히 고목이나 아름드리나무에서 지극한 모성애를 발견한다.
사골 국물을 우려서 자식들의 시장기를 채우던 어머니는
결국 사골 뼈처럼 야위어 간다.
그런 생의 그림자를 좇는 사이에 한 그루의 고목 아래
가부좌한 그루터기의 일생을 보았다.
다울라기리 Dhaulagiri 8167m - 인도어로 '흰 산'이란 뜻
제 몸 다 베어주고도 다시 풀잎이며 벌레들의
보금자리가 되어주는 저 자애로움이여.
그루터기는 삶이란 위로만 향하는 길이 아님을 웅변한다.
마나슬루 manaslu 8163 m - 인도어로 '영혼'이라는 뜻
산길은 내려오고 강물은 아래로 흐르는데
왜 인간의 탐욕만이 위로 향하느냐고 반문한다.
모든 사물은 위에 있을 때 가장 불안하다.
낭가파르바트 Nanga Parbat 8,126m
거짓과 부패, 우격다짐으로 얼룩지고 아우성치는
정치판의 탐욕 앞에서 소시민 가장들의 세밑 어깨는 저린다.
가슴 짓누르는 분노와 절망이 그루터기에 박힌 생채기처럼
서릿발에 젖어 있다.
그러나 행복은 만드는 것이다. 그 행복은 잊었기에 오는 것이기도 하다.
안나푸르나 Annapurna 8,091m
조상들은 세월이 약이라고 했다.
흐르는 강물처럼 그렇게 무심히 흘러가는 것이다.
그래서 언젠가는 바다에 이를 일이다.
동해에서, 서해의 석모도에서 사람들은
일출에 환호하면서 노을에 침묵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저무는 일은 나를 쓸어내리는 겸허한 제례이기 때문이다.
가셔브룸 1 (히든 피크) - Gasherbrum 1 (Hidden Peak) 8,068m
다른 봉우리에 가려 숨겨져 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
매년 이맘때면 두 물줄기 서로 머리 맞대어 흐르는 두무ㄹ머리를 찾는다.
브로드 피크 Broad Peak 8,047m
- 산의 정상이 평평하여서 붙여진 이름
삶의 무거운 짐까지 짊어진 채로 고지대 막힌 수도꼭지처럼
가슴앓이를 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조상이 그랬듯이 세밑에는 시간의 여행을 떠나자.
가셔브룸 2 Gasherbrum 2 8,035m
버리고 비우기 위한 아름다운 여정이다.
마지막 순간까지 여백이 필요하다.
누군가에게 아름다운 동행을 권할 빈 의자가 필요하다.
여백에 새해 새아침의 햇살이 쨍그랑 부서지고 빗발칠 것이다.
이제 새해 새로운 날은 그대 젖은 가슴을 쨍그랑 대는 햇살로
당당하고 여유롭게 맞을 일이다.
시샤팡마 (고사인탄) Shisha Pangma (Gosainthan) 8,013m
- 티베트어로는 시샤팡마(풀밭이 있는 산)
- 힌두어로 고사인탄(성자의 집)이다.
댓글목록 0
이창재(75)님의 댓글
갑자기 아이스크림 생각이?
이동열님의 댓글
8000미터 이상 14좌(자이안트 14좌) 군요,,,우린 저 밑에,,,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