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사르코지가 찾은 이집트 (펌)
본문
프랑스 대통령 니콜라 사르코지가 이집트에서 애인과 휴가를 보내고 있다. 지난 12월 25일 룩소르(Luxor)에 도착한 그는 이곳에서 이틀을 쉬고, 홍해변 이집트 휴양지 샤름 엘 셰익(Sharm el-Sheikh)으로 갔다. 룩소르는 고대 이집트의 수도로 신전과 왕릉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지이고, 샤름 엘 셰익은 겨울에도 바다에서 수영을 할 수 있는 산호해변으로 명성이 높다. 10년 전에 사망한 영국의 전 다이애나 왕세자빈이 이집트인 애인 도디 알 파이엣(Dodi al-Fayed)과 휴가를 즐기고 있는 장면이 처음으로 노출된 곳도 이집트의 홍해변 휴양지 후르가다(Hurghada)라고 알려져 있다.
<?XML:NAMESPACE PREFIX = O />
(룩소르 위치)
사르코지 대통령은 룩소르에서 나일강 서안과 동안의 유적들을 둘러보았다. 특히 강의 서안은 무덤 지역으로 유명해 ‘왕들의 무덤’ ‘여왕들의 무덤’ ‘귀족들의 무덤’ ‘노동자들의 무덤’ 등이 즐비하다. 고대 이집트 사람들은 해가 지는 서쪽에 무덤을 만들었다. 룩소르에 지하 무덤을 만든 신왕국시대(기원전 1550~1076년)왕국과는 달리, 피라미드 무덤을 만들었던 고(古)왕국시대(기원전 2635~2140년)의 파라도들도 무덤은 항상 나일강의 서안에 지었다. 카이로 한복판을 흐르는 나일강 서안에 있는 기자의 대 피라미드도 마찬가지다.
(왕들의 계곡 전경. 산 위의 모양이 피라밋 형이라며, 신 왕국 시대 파라오들도 '피라밋'에 묻혔다고 이집트인들은 말한다.)
‘왕들의 무덤’ 지역에서는 62개의 무덤이 발견되었는데, 파라오가 아닌 사람의 무덤도 있다. 왕들의 무덤은 연한 분홍빛이 감도는 대리석 지대에 자리잡고 있어, 바위의 촉감이 매우 좋다. 이곳에서 제일 유명한 파라오는 투탕카멘. 1922년 하워드 카터라는 고고학자가 발견한 그의 무덤에서는 이루 헤아릴 수 없는 금은보화가 쏟아져 나온 걸로 잘 알려져 있다. 유적의 대부분은 약탈당하지 않고 온전히 이집트 수도 카이로의 이집트 박물관 2층에 전시되어 있다. 가보면 입이 딱 벌어진다.
(투탕카멘 무덤 내부 벽화. 왼쪽 벽은 원숭이 12마리가 그려져 있고, 오른쪽벽에는 흰색으로 온통 칠해져 죽은 모습의 투탕카멘이 보인다.)
정작 투탕카멘의 무덤은 볼 게 없다. 원래 무덤 크기가 작은데다, 조그만 방 두 개만 공개되어 있다. 유명세를 감안, 입장료는 2007년 말 현재 80파운드(약 1만3300원)으로 돈을 받는 무덤중 가장 비싸다(왕들의 무덤 입장료는 70파운드이고, 이 티켓으로 3개의 무덤을 볼 수 있다. 별도의 입장료를 받는 무덤은 투탕카멘과 람세스 6세 무덤이 있다.)
전실(前室)에 해당하는 첫 번째 방에는 투탕카멘의 미라가 전시되어 있다. 무덤을 찾아냈던 하워드 카터가 발굴조사가 끝나면 망자를 원래의 자리를 돌려보내라고 한 유언이 지켜지고 있다. 왕들의 계곡에서 사랑받는 무덤들로는 ‘투트모시스Tuthmosis3세’(혹은 투트메스Thumes라고도 발음) ‘람세스 6세’ ‘타우세릇 및 셋나크트(Tausert & Setnakht)’가 있다. 내부가 대단히 아름다우나 현재 공개되지 않은 무덤으로는 ‘세티1세’ ‘아멘헤텝2세’ ‘호렘헵’ 무덤이 있다.
(투트모시스 3세 무덤 속 벽 그림)
무덤들은 벽화와 부조로 장식되어 있는데, 이집트 신화 속 등장 인물인 라(태양의 신), 아문(창조의 신), 하토스 여신, 오시리스(사후 세계의 신), 세트(오시리스의 동생), 이시스(오시리스의 아내), 호루스(오시리스의 아들),아누비스(미라를 만드는 재칼 모양의 신)가 많이 보인다. 그리고 코브라, 쇠똥구리, 원숭이 등 동물 그리고 그들의 상형문자로 화려하기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장식되어 있다. 사후 저승으로 무사히 가고, 그곳에서 영생을 기원하는 고대 이집트인의 사후관이 문자와 그림을 통해 대단한 상상력으로 발휘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람세스 6세의 무덤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람세스 6세 무덤 내부 벽화1. 고대 이집트인의 엄청난 상상력 앞에 입을 다물 수 없다.)
(람세스 6세 무덤 속 그림2)
여왕의 무덤중 압권은 네페르타리 왕비 무덤이다. 네페르타리는 고대 이집트의 가장 걸출한 스타인 람세스2세의 부인. 유감스럽게도 내부 보존을 이유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안내인의 말에 따르면 1년에 한 번 정도 예고없이 공개한다는데, 말을 어디까지 믿어야할지 의문이다. ‘귀족들의 무덤’과 ‘노동자들의 무덤’도 규모는 왕가에 비해 작지만 아름답다. 노동자의 무덤은 관광객들은 바쁜 일정 때문에 그냥 지나가는 곳인데, 개인적으로는 이중 ‘파셰두의 무덤’이 재밌었다. 파셰두는 세티 1세와 람세스 2세 당시 석공으로 왕들의 무덤을 파는 일을 담당했다고, 자신의 무덤 벽면에 적고 있다.
(파셰드의 무덤)
룩소르의 동편에는 거대한 두 개의 신전이 있다. 카르나크 신전과 룩소르 신전인데 그 크기가 대단하다. 신전의 스타는 역시 람세스 2세로, 그의 거대 석상이 양쪽 사원에 있다. 룩소르 신전 입구에 서있던 두 개의 오벨리스크 중 하나는 나폴레옹이 프랑스로 실어갔고, 파리 콩코르드 광장에 서있다. 두 개의 신전에는 이집트 왕이 통치하던 파라오 시대를 멸망시키고, 그리스계 왕조인 ‘프톨레미 파라오’ 시대를 연 알렉산드로스 왕의 모습도 남아있다. 이집트 파라오로 치장한 그의 부조는 점령지 현지 문화를 받아들이고 포용정치를 했던 알렉산드로스 통치 방식을 설명하는 예로 사용된다.
룩소르는 고대 상 이집트의 수도로, 과거에는 테베라고 불리었다. 나일강을 타고 북쪽으로 올려가면 나오는 하 이집트의 수도로는 멤피스가 있다. 이집트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 나깁 마흐푸즈(Naguib Mahfouz)는 테베를 소재로 ‘테베 전쟁’이라는 소설을 쓰기도 했다. 영어로는 ‘Thebes at War’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어 있는 소설은 하 이집트를 침략해 통치하던 이방인 왕조를 절치부심 끝에 물리치고 이집트인 파라오에 의한 상 하 이집트 통일 시대를 연다는 내용이다. 1944년 출간된 ‘테베 전쟁’은 영국 지배 하에 있었던 이집트인에게 애국심을 고취하는 목적에서 쓰여진 역사주의 소설이다.
(샤름 알 셰익 위치)
사르코지 대통령이 룩소르를 떠나 방문하는 샤름 엘 셰익은 시나이 반도의 아래쪽 끝에 있다. 이집트가 자랑하는 세계적인 관광지다. 해안의 산호초와, 산호초 사이를 헤엄치고 다니는 색색의 열대어가 관광객을 홀딱
반하게 한다. 육지쪽으로는 구약시대 모세가 십계를 받았다는 시내 산이 있어 또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집트는 샤름 엘 셰익에서 국제적인 회의를 자주 열고 있다. 겨울철 추위를 피해 날아온 북구의 유럽인들이 샤름 엘 셰익을 가득 메우기도 한다. 특히 오일머니로 지갑이 두툼해진 러시아인들은 이 지역의 최대 고객이다.
/최준석 조선일보 카이로특파원 2007년 12월 27일
댓글목록 0
봉원대님의 댓글
며칠전 티브이에서 "시나이산"이 나왔는데 제가 모세가 십계를 받은 산이라고 하니까 우리 딸애가 "아니다, 시내산이다"라고하여 웃은적 있습니다. 가끔 우린 이런충돌(?)이 있죠... 여호와냐 야회냐,,,,하느님이냐 하나님이냐,,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