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봉서루, 다락에서 (펌)
본문
鳳 棲 樓
경상북도 영주시 순흥면 지동리 535 변지
글 사진 | 오원
백두대간의 으뜸산인 태백산과 소백산이 에워싸고 있는 순흥은
하늘 아래서 가장 좋은 땅. 천하(天下)의 길지(吉地).
소백산 한 줄기가 남쪽으로 뻗어, 죽계천(竹溪川)을 끼고,
비봉산(飛鳳山})을 빚었습니다요. 봉황이 나는 봉우리.
봉황이 하늘을 날다 쉬어갈 수 있는 곳을 인간들이 만들었으니, 이름하여 봉서루.
봉황이 깃드는 다락.
'바람과 물을 잘 아는 나그네'가 순흥고을 비봉산을 지났습니다요.
지형을 살피던 나그네,
" 지형은 번성할 곳이나 앞이 너무 허(虛)해서 봉이 남쪽으로 날아가 이곳이 흥할 수가 없다."
그 말을 들은 고을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되느냐'고 물었습니다요.
" 남쪽에 큰 누각을 짖고, 오동나무를 심어 봉이 못가도록 알을 만들어 두면 될 것이요."
그후, 순흥고을은 글 잘하는 선비와 힘쎈 무인이 나서 번성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 가운데는 순흥안(安)씨들이 많았다는 것도 모두 아는 일입지요.
왜놈들이 들어와, 봉서루에 보통학교를 세웠습니다. 학생들이 몰려와,
옛날 동헌을 헐고 봉서루와 문루를 합해 면사무소를 짓고
봉서루를 헐기 시작하던 밤에 목수가 꿈을 꾸었습니다. 큰 봉이 날아 자기 앞에 와서
" 왜 내가 천년동안 살아온 집을 허느냐? 만일 중지하지 않으면 큰 변을 당할 것이다."
꿈을 깬 다음 기분이 썩 좋지 않았으나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지 않고 봉서루를 헐었슴다.
어느날, 목수의 담배불이 대패밥에 붙어 책도 다 타고 학교의 비품도 다 타버렸습니다.
봉서루 앞에 큰 오동나무가 몇 그루 있었는데 그 생나무에도 불이 붙어 타고 말았슴다.
오동나무 속에 있던, 봉서루를 지키던 커다란 구렁이도 타죽고 말았습니다요. 오호라 !
오늘날 주민들은 모두 그때 봉서루를 헐어 옮긴 것을 크게 후회하고 있었습니다요.
봉서루 다락에서 순흥 벌판을 바라보며 '막걸리' 생각하고 있을 때에,
길손에게 차를 마시고 갈 것을 권하더이다. 이웃에 사는 한 가족이 찻잔을
들고와서 차를 준비하더이다. 곱게 차린 멋스런 아낙이 차를 권하더이다.
순흥안씨 시조 자미(諱 子美)공의 세사가 곧 시작될 모양이더이다.
길손은 서둘러 봉서루를 떠나지 않으면 안 될 일, 두 나그네는 아낙의
봉황이 깃드는 다락, 봉서루를 떠나 비봉산으로 날았더이다.
-----------------------------------
순흥면주민자치위원회(위원장 권혁민)에서는 2007.10.18 (목) 10:00 봉서루 경
내에서 순흥면민들의 숙원사업인 봉서루를 '경북 북부 유교 문화권' 개발사업으로 복
원시키고 현판식을 가졌다.
봉서루는 그 중건연대로 보아 영남의 3대 명루인 안동의 영호루, 밀양의 영남루, 진
주의 촉석루보다 오래 전에 있었으나, 여러 번의 전란으로 불타고 지금의 순흥면사무
소 경내에 중건되었다가 건물이 기울어져 원래의 위치에 복원하고 현판식을 했다.
지금의 봉서루는 순흥면 지동리 535-1번지 일원에 사업비 7 억 8백만원의 사업비로
2004 년 12 월부터 2006 년 12 월까지 2 년간의 공사기간을 거쳐 봉서루 복원, 담장설
치, 화장실 설치, 소공원 조성 등을 했다.
댓글목록 0
이동열님의 댓글
소백산 등정하고 풍기방향 삼가리쪽으로 내려오면 읍내에서 10분 거리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