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2007년 단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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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상북도 영양군....
딱히 손꼽을것이 없는 곳이다. 하나 있다면 영양고추... 수비초라 불리우는 고추가 일품.. 그밖에 널리 알려진 유명한것이 없다(?)...고 혹평했던가?
그런 영양군으로 떠났던 올 봄의 답사여행길 자연의 모습 그대로를 만날수 있지 않을까 해서였다.
그렇게 반신반의 하며 찾았던 영양군은 영양가가 별로 없을거라는 처음 생각(?)과는 달리 외지고 척박한 영양땅 이곳저곳에는 보물과 국보급 문화재가 지천으로 널려 있었으며 특히나 오래된 古宅과 선비정신이 살아 숨쉬는 전통마을이 여기저기에 산재해 있었다. 오히려 정신문화 수도라는 안동(安東)보다 더욱 전통적이지 않나 싶었다.
불과 이틀 동안 돌아본 영양군 답사 여행 큰 기대없이 왔다가 숨찰 만큼 많은 것을 돌아본 이틀.... 너무나 아름다운 고장... 의외로 문화와 역사가 살아있는 고장... 영양~
개발하지 않는 것이 개발이라는 역설적인 표현처럼 인위적으로 준비한 어떤것을 만나지 않을 안도감..... 그리고 유명한 것을 기대하지 않아도 되는 마음의 편안함으로 돌아본 기억이 생생하다.
가을철... 단풍이 아름다울 무렵에 한번 더 찾아 오리라 다짐하며 돌아섰던 자신과의 약속 그 약속을 지키려 지난 시월 하순에 한번 더 나선 [경북 영양군] 단풍여행 이야기입니다.
■ 일월산 자락, 용화리...
ㅇ 야생화 먹거리...
서울에서 중앙고속도로를 달려 풍기-영주-봉화를 지나 도착한곳이 영양군~ 참 멀기도 하다 싶을때 비로소 영양군이란다. 도착과 동시에 점심을 먹기로 하였는데 우리가 선택한 점심은 '야생화 먹거리'........
4~5년전 서울에서 낙향하여 야생화를 키우면서 우리의 풀, 우리의 꽃을 소중히 여기는 '독도 할미꽃' 권용인님의 우거에서 난생처음인 상차림을 우리는 만났는데 그것은 감동.... 그 자체였다.
야생화 비닐하우스 안에 차려진 야외 식탁.... 백악관이나 청와대 만찬 못지않은 차림이었다. 거기에 차려진 밥과 반찬, 고기, 나물들은 모두가 자연속에서 구해지는 것들을 재료로 하고 그 위에 정성과 맛을 더하니 도시에서 온 우리들에게는 천국의 음식처럼 느껴진다....
<야생화 분재 가운데 차려진 식탁.....>
콩을 섞은 잡곡밥은 방짜 놋그릇에 예쁘게 담아 내왔으며 호박죽을 국 대신 곁들였다. 기름을 쪽- 빼고 삶아서 담백한 돼지고기는 이쁜 꽃을 몇송이 얹어서 장식하였으며 민들레 같은 들풀도 먹거리로.... 다른 반찬들은 산마늘 장아찌와 나물, 김치, 된장찌개......... 그릇들도 투박한 모습이 오히려 더 멋스러웠다. 그리고 참 맛있었다.
이 가을에 영양땅에 막 발을 디딘 우리를 맞이한건 이렇듯 상상초월의 먹거리였다. 전문식당이 아니어서 약간의 아쉬움은 있었지만 처음 겪어 본 사람들에게는 그야말로 신선한 충격이었다.
ㅇ 선녀탕... 무속인의 우상 황씨부인...
신선들의 仙食 같은 점심을 먹은 곳... 그곳은 일월산 자락....일월면 용화리였다. 영양군은 일월산(1,218m)이 유명한데.... 다름아니라 전국각지의 무속인들이 많이 찾기 때문이란다. 일월산은 경북 북부지방에서는 제일 높은 산이며... 꼭대기에는 일자봉과 월자봉 두봉우리가 솟아 있는데 전국에서 해(日)와 달(月)을 동시에 이름으로 가진 산은 없다고 한다.
특히나 태백산의 가랭이에 위치하여 음기가 강한 女山으로 알려져 전국의 무속인들이 많이 찾는다고 하는데 이곳 용화리에는 황씨부인당과 선녀탕이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황씨부인이란 전설로 전해내려오는 무속인들의 우상과 같은 존재이며 선녀탕은 용화리 산자락에 물길을 따라 모두 8개가 있다고 하는데 그중 가까운 곳을 직접 둘러보았다. 곳곳에는 무속인들이 치성을 드리고 제를 올리는 각양각색의 크고작은 제단들이 여러개 지어져 있었다.
<선녀탕... 물줄기가 내려오다가 한사람 크기의 욕조만큼 파진곳이 있다....>
<갖가지 모양의 제단들.....>
<일월산 자락 용화리의 단풍들....>
막연히 미신이라고 외면했던 무속신앙이 이곳 영양군에서는 현실이었으며 그것도 전국의 무속인들이 외경하는 일월산 자락이라니 다소 신기하면서도 어딘가 쭈삣하는 긴장감이 떠나지 않는 시간들이었다.
ㅇ 용화리 3층석탑, 제련소 터
이렇듯 무속신앙이 번성하고 음기가 강한 일월산이 위세가 당당한지라 영양군내에는 변변한 사찰이 없다고 한다. 그러나 곳곳에 석탑이 즐비하니 역사적으로는 많은 사찰이 있었던것이 아닌가 싶다.
우리가 둘러본 용화리에만도 3층석탑이 하나 있었다.
<주택가 밭 가운데 서있는 '용화리 3층 석탑'.... 통일신라시대 탑으로 추정~>
용화리에 또하나 유명한것은 제련소 터... 일제시대때부터 일월산 자락에서 캐낸 광물들을 수송하여 제련을 거쳐 금, 은, 동을 만들어 냈다고 하니 사실상 일제의 수탈의 현장이라는 뜻이다.... 게다가 제련소의 각종 화학처리나 잔류물에 의한 토양오염등은 매우 심각하였는바 영양군에서는 오염을 제거하고 이곳을 자생화 공원으로 만들어서 아름답게 활용하고 있었다. 그러나 계절이 가을인지라, 이곳 자생화 공원은 봄철이 더 아름다울듯 하다.
<제련소 터....>
< 계속 >
☞ 필자가 운영하는 서울, 인천, 경기지역 4~50대 클럽 |
댓글목록 0
劉載峻님의 댓글
영창 선배의 근면은 익히 알려 진바 존경 합니다 근면치 않으면 원 거리 나들이도 못 합니다 풍물 소개 감사 합니다
박홍규님의 댓글
붉은 단풍 멋져요... 정갈한 음식또한... 언제 댕여오셨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