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작정 인문계 진학보다 전문직 선택을”

[현장 패트롤]

전문계 고교들의 향연 제7회 ‘인천직업교육 대제전’

전문계 고교생들 저마다 특기 자랑… 인터넷 쇼핑몰·자동차 제작 등

학과 내용 알려 중3생에 진로탐색 기회 제공…2일까지 도화기계공고

최재용 기자 jychoi＠chosun.com

29일 오후 3시 인천시 남구 도화동 도화기계공업고 실습동 건물.

5층짜리 건물 안은 인천시내 전문계(옛 실업계) 고등학교들이 각자 학교를 알리기 위해 벌여놓은 전시 부스와 이를 구경하려 단체로 찾아온 중학생들로 북새통이었다.

“와, 정말 크다. 니 얼굴 만 해.” “야, 나도 해 볼래, 나도.”

청학공고 화학공업과 부스를 찾은 여중생들이 큰 비눗방울을 불어 만드는 ‘환상의 매직버블 만들기’를 해보며 환호성을 질렀다. 그 옆에는 인천기계공고 로봇 동아리의 전투용 로봇들이 힘을 과시하고 있었다.

올해로 7회째를 맞은 ‘인천직업교육 대제전’이 29일 도화기계공고에서 막을 올렸다. 11월2일까지 계속되는 이 행사는 진로 선택의 기로에 선 중학교 3학년 학생들에게 전문계 고교 각 학과의 교육 내용을 보여줘 진로 탐색의 기회를 제공하려는 뜻에서 마련됐다.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인천지역 29개 전문계 고교중 섬지역 학교를 뺀 26개 학교가 참가해 자기 학과를 알리는 전시회와 실습 시범을 갖고 있다.

“야,야, 하나씩만 먹어.”

인천해양과학고 식품가공과 학생들이 현장에서 직접 어묵을 만들어 시식하게 하는 코너에서는 맛있다며 여러 개를 계속 집어 먹는 친구를 보고 뒷줄에 선 친구들이 소리를 질렀다.

▲ 도화기계공고에 마련된 인천시내 한 전문계 고교의 교육 내용 전시장을 학생들이 둘러보고 있다. /김용국 기자

선화여상 E-비즈니스과 부스에서는 자신이 직접 인터넷 쇼핑몰을 만들어 운영하는 방법이 소개되고 있었다.

“중학교 때부터 쇼핑몰 운영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래서 인문계 학교에 가라는 권유가 많았지만 뿌리치고 여기로 왔죠. 인문계 간 친구들 만나보면 재미없는 공부 억지로 하느라 엄청 힘들어 해요.”

졸업 뒤 쇼핑몰 운영자가 되겠다는 서재향(18·2학년)양은 “진로 결정에서는 자기 의지가 중요하다”고 당차게 말했다.

전시장 곳곳에 학교마다 붙여 놓은 현수막이나 표어에는 ‘창의적 사고’나 ‘꿈’ 같은 단어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부스를 돌아본 부평서중 유병선(16·3학년)군은 “아직 진로를 결정하지는 못 했지만 여기서 전문계 학교의 학과들이 뭐 하는 데인지 한 번에 둘러볼 수 있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도화기계공고 운동장에서 자동차 제작과 운전 시범을 보여주던 인평자동차정보고 박경원(18·2학년)군은 “중학교 3학년 때 이 행사를 구경왔다가 자동차 운행하는 것을 보고 진학 결정을 내렸다”며 “인문계 학교처럼 교실에 앉아 공부하는 것보다 훨씬 적성에 맞는다”고 했다.

행사장 옆에 있는 운봉공고 운동장에서는 그룹사운드 등 각 학교 동아리들이 나와 자신들의 실력을 뽐내며 한편으로는 전시장에 들어갈 순서를 기다리는 학생들의 지루함을 날려주고 있었다. 곧 진학할 학교 결정을 해야 하는 중학생뿐 아니라 아직 아이들의 진로 결정 시간이 남아 있는 학부모들도 한번 들러 보면 큰 도움이 될 자리다.

인천시교육청 정보직업교육과 윤인문 장학관은 “7년전 전국 처음으로 이 행사를 시작한 뒤 계속 행사 규모와 관심이 커져 다른 시·도에서 벤치마킹을 하러 온다”며 “해마다 지원자가 미달되는 다른 지역의 전문계 고교와 달리 인천에 미달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 데는 이 행사가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행사는 매일 오전 9시30분~오후5시 열리며 누구나 와서 무료로 볼 수 있다. ☎420-81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