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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 즐기는 가을 최고 별미, 송이버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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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과 코를 가득 채우는 은은한 솔 향기. 우아하고 기품있다. ‘신선(神仙)의 음식’이라고도 불리는 가을의 대표 별미, 송이(松栮)버섯이 절정을 맞았다.
국내산 송이는 보통 백로(양력 9월 8일)을 전후해 출시되지만, 올해는 조금 늦은 10월 초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에 선을 보였다.
국내 주요 송이 산지 중 하나인 봉화군 군청의 박영덕 계장은 “올해는 비가 늦게까지 왔고, 비가 그친 뒤에도 온도가 높아서 송이버섯 포자(胞子)가 녹아내렸다”면서 “추석 직후부터 나오기 시작해 지금이 가장 먹기 좋다”고 말했다.
출하 물량이 늘면서 가격도 대폭 내려갔다. 롯데백화점 연창모CMD(Chief Merchandiser)는 “추석 직전 1kg당 40만원을 훌쩍 넘던 송이 시세가 지금은 30만원 후반대에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 봉화 등 송이 산지에서는 1㎏당 30만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송이 하나 무게는 150g. 1kg이면 송이 6~7개이니, 개당 가격이 6~7만원쯤 되는 셈이다. 이렇게 가격이 엄청난 건 아직까지는 인공재배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송이라면 ‘환장’하는 일본에서는 100여년 전부터 인공재배를 시도했지만, 아직까지는 성공하지 못했다.
생장조건도 까다롭다. 온도와 습도에 매우 민감하다. 우선 소나무숲에서만 자란다. 스스로 양분을 만들지 못해 소나무에 전적으로 의존한다. 숲속 온도는 섭씨 17도, 지표 온도는 19도 내외인 상태로 일교차가 10도 정도인 날씨가 열흘 이상 지속되야 송이 포자가 발아한다. 숲은 해발 700~1100m 능선이라야 하고, 산의 경사는 60~70도로 가파라야 물이 알맞게 빠진다.
송이를 캘 때도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소나무 뿌리 근처에서 자라는 송이에는 쇠가 닿으면 안된다. 쇠가 조금만 접촉해도 상품가치가 뚝 떨어진다. 그래서 채취할 때는 반드시 나무 지팡이를 사용한다.
유통기간도 짧다. 송이의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는 건 보통 이틀로 본다. 48시간이 지나면 향과 맛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북한산 송이가 국내산(남한산)의 절반 가격인 건 채취에서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기간이 하루 더 걸리기 때문이다. 그래도 올해는 북한에서 송이가 직수입되면서 유통기간이 하루 짧아졌다. 연창모CMD는 “작년까지 중국산으로 팔리던 송이는 거의 전부 북한에서 중국을 거쳐 들어오던 것으로, 채취에서 유통까지 이틀이 걸렸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도 송이가 나지만 국내로 수입되지 않고 있다. 가격은 국내산보다 훨씬 비싸면서 씹는맛과 향기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수분함량이 결정적 이유다. 국내산 송이는 수분함량이 대개 87.5%인 반면, 일본산은 92.7%로 훨씬 높다. 수분이 높을수록 씹는맛이 떨어진다.
송이는 귀하고 비싼만큼 제대로 먹어야한다. 송이는 입보다 코로 먹는 음식인만큼 특유의 솔향을 살리는 것이 포인트다. 서울프라자호텔 일식당 ‘고토부키’ 임홍식 주방장은 “송이를 얇게 썰어서 숯불 등 센불에 7~8초 가량 구워 먹는 게 가장 좋다”면서 “써는 두께는 4mm 정도가 적당하다”고 말했다. 봉화에 송이산(山)을 소유한 장상일 산주(山主)도 “송이를 직화(直火)로 구우면 쫄깃하면서도 송이향이 진해져 좋다”고 말했다. 날로 먹어도 괜찮다. 향이 강하면서 단단한 송이 육질이 밤처럼 오독오독 씹힌다.
가장 미련한 송이 조리법은 아껴 먹겠다고 오래 두는 것이다. 향이 모두 사라진 송이는 흔하고 값싼 새송이와 별다를 바 없다. 삶거나 조리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향이 날아가고 질겨진다. 봉화에서는 라면을 끓일 때 송이를 넣기도 한다. 라면이 거의 다 익었을 때 송이를 조금만 넣어도 맛이 환상적으로 변한다. 갓 딴 송이가 지천인 산지에서만 누릴 수 있는 호사다.
/작년 봉화 송이산에 올랐던 기억이 아직 생생한데, 벌써 일 년이 지났네요. 워낙 산이 가파라서 다음날 다리근육이 뭉칠 정도였습니다. 근육이완제 먹고 겨우 살았는데. 올해도 향이라도 맡아보고 싶네요. 구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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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0
이기호 67님의 댓글
송이에 대해 한수 더 배울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 합니다, 영창 선배님! 송이는 이곳 양양 송이가 최고 라던데, 아닌가요? 몇일전 1 kg 에 27만원 주고 사서 선물 했는데, 송이 딱 11개 더라구요. 과연 이리 비싼 값어치가 있을까? 받는분이 알아 주셨으면 좋을텐데...
최영창님의 댓글
후배께서 선물하실분이 어련하시겠읍니까??알아 주시겠죠.
이동열님의 댓글
이번주 송이 따러 가자던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