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엘비스프레슬리와 마돈나 신드롬
본문
|
필자 부부도 미국 연수시절 그레이스랜드를 찾았던 적 있는데, 엘비스의 취향과 소장품들로 장식된 Heartbreak 호텔에 며칠 묵으면서 그의 삶을 되돌아 본 적 있다. 하지만, 아름답게 꾸며진 호텔의 침실과 달리 그의 부부생활은 그리 순탄치 않았다. 엘비스에게는 ‘마돈나 신드롬’이 있었기 때문이다.
마돈나(madonna)는 원래 이탈리아어로 ‘나의 부인’이란 뜻인데, ‘마돈나 신드롬’은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아내를 말초적인 성의 대상보다 어머니와 같은 모성 본능의 존재로 여겨 성생활을 회피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 신드롬은 특히 아내가 출산하여 아이의 엄마가 되는 경우 더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어머니의 생일선물로 자신의 노래를 녹음해주고 싶어 4달러를 들고 녹음스튜디오를 찾았다가 가수에 입문했던 엘비스는 유달리 엄마와 가까웠고, 자신의 아내 프리실라가 딸 리사 마리를 출산한 이후로 부부간에 성관계를 제대로 가진 적 없었다. 젊디 젊은 미인 아내를 집에 두고 밖에서 수많은 여성들을 전전하며 외도를 일삼던 그의 결혼생활은 결국 얼마 못 가서 파경에 이르고 말았다.
마돈나 신드롬을 가진 남성들은 성욕을 해소하는 수단으로 자위나 외도, 매춘여성을 찾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아내와의 성생활은 회피하고 그외의 여성과 온갖 난잡한 방법으로 성적 욕구를 채운다. 즉 성적 대상으로서 여성의 존재가 철저히 이분되어 있는 것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이 경우 부부간의 괴리현상은 뻔한 일이다.
한국 남성들에게도 마돈나 신드롬은 존재한다. 우리나라의 마돈나 신드롬은 남존여비적인 전통관념에다가 유달리 성매매가 쉬운 현실과 묘하게 맞물려 더 악성 상태에 있다. 어머니의 고상함이 오버랩된 아내의 복잡한 이미지에 따라붙는 정신분석적 갈등, 말초적인 성적 요구를 아내에게 했을 때 곤두박질칠 것 같은 체면 염려증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킨다.
남편이 아내를 회피하는 데는 마돈나신드롬 외에도 두사람 사이의 뿌리깊은 갈등, 외도, 주도권 다툼 등이 또다른 이유가 될 수 있다. 그외에도 성기능에 문제가 있어 회피하는 경우도 많다. 상황이 이러한데 성생활에 대한 부부간의 솔직한 대화 같은 것은 먼 나라 얘기다. 그간 한국의 남성들은 성에 대한 부부간의 대화는 그 필요성조차 부정하며 문제를 회피해 왔다.
엘비스가 사망했을 때 미국언론은 ‘왕이 죽었다(The King is dead)’고 했다. 부부사이에 침대에서 왕이 되는 것은 성기의 크기나 그 흔한 정력 탓이 아니다. 아내와 얼마나 친근한 동반자의 관계를 이루느냐에 달린 부분이 크다.
/강동우-강동우 성의학 클리닉·연구소장
/백혜경-성의학 전문의· 커플치료 전문가
댓글목록 0
이동열님의 댓글
엘비스는 지금 살아있다던데,,,ㅎ
김태희(101)님의 댓글
작년엔가, 부시와 고이즈미 정상회담때 엘비스 얘기를 하며 화기애애 죽이 맞아 "둘이 연애하냐!!" 며 기자들이 떠들었던 생각이 나네요. 좋아하는 가수,노래 한곡의 코드가 맞으면 국가간의 정상회담도 술술 풀리는데....부부는 역쉬 힘든 관계인가 봐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