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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지대 이사람 조우성(65회) 인천일보 객원논설위원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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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지대 이사람
조우성 인천일보 객원논설위원
"지역 정체성 혼란 애정의 부재 때문"
만국공원 명칭 자유공원으로 ... 배다리 관통도로 지하화해야
인천의 정체성 문제를 논할 때 지역을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은 정주의식, 혹은 주인의식이란 단어를 언급하곤 한다. 쉽게 말해, 인천은 정체성이 없는데, 정체성 부재는 애정의 부재 때문이라는 것이다. 인천에다 혐오시설을 잔뜩 지어 번 돈으로 다른 지역에 투자하고, 인천에서 활동하면서 사는 곳은 서울이고… '인천은 정체성이 흐릿하다'는 데에 동의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이런 면면을 꼬집는다.
조우성(60) 인천일보 객원논설위원이 인천 곳곳에서 '인천의 정체성 강좌'를 하는 것은 자신의 고향을 인천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사랑해주길 바라는 마음 때문이다.
"사실, 지식인 계층이라는 사람들조차 인천을 모르고 있습니다. 알려고 노력하지도 않지요."
그는 "인천의 정체성이 선명해지려면 인천의 역사와 문화를 알아야 한다"며 "내가 사는 지역을 알 때 사람들간에 유대감이 생기고 향토애가 발현한다"고 강조한다.
"설마 지금까지 고향을 따지는 사람은 없겠지요? 지금 시대 고향의 의미는 바로 자기가 발 딛고 사는 곳이지, 태어난 곳이 아닙니다."
조 위원은 "중국은 소수민족 연합국가이고 미국은 다색인종 국가인 상황에서 민족순혈주의는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며 "그런 점에서 우리 만을 놓고 볼 때 전국 각지의 모든 사람들이 잘 어우러져 사는 인천은 시대를 앞서가는 도시"라고 강조한다. 다시 말해 사는 곳이 곧 고향이고 정체성은 사는 사람들이 만드는 것이란 논리다.
인천문화원연합회, 인천지방검찰청, 한국은행 인천지역본부, 인천시립예술단 등 인천의 각 기관에서 그를 초청한 것은 이런 그의 지론이 매우 설득력이 있기 때문이다.
강연의 목적은 인천에 애정을 갖도록 하는 것이며, 사람들이 지루하지 않도록 근현대사를 중심으로 강연하며 슬라이드를 보여주기도 한다.
조 위원은 정체성 강연을 할 때 특히, 인천의 정체성과 근대예술의 본고장이라는 얘기를 연관짓기를 좋아한다. 우현 고유섭, 검여 유희강 등 쟁쟁한 거장들을 볼 때 그의 말은 결코 틀린 것이 아니다.
"하지만 인천의 문화적 여건이나 토양이 아직 척박합니다. 예술대학교가 하나도 없잖아요."
하고 많은 문화계 현안 가운데 굳이 예대를 언급하는 것은 교육자로서 본능적으로 인지하고 있는 교육의 중요성 때문이리라. 요즘 한창 지역의제로 떠오른 '배다리 관통도로'와 '만국공원'(자유공원)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할까.
"배다리는 경인철도를 중심으로 개항장 안쪽 바깥쪽으로 갈렸던 곳인데 이제 남북으로 갈라지게 생겼습니다. 지하화 등 다른 방향을 찾아보는 게 좋습니다. 만국공원 자유공원 명칭을 두고 논란이 분분합니다. 맥아더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왜 느닷없이 만국공원을 들고 나왔는지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자유공원으로 부르는 게 더 맞다는 말입니다."
이쯤에서 얘기의 화제를 2014년 아시안게임 개최로 돌렸다.
"아시안게임 유치는 267만 인천시민의 힘이 하나로 모아 이룬 커다란 결실입니다. 2014년 아시안게임을 구심점으로 인천은 쭉쭉 뻗어나갈 것입니다."
조 위원은 "아시안게임 유치 과정은 지금까지는 볼 수 없었고 우리고 모르고 있었던 인천의 저력이 표면으로 드러난 것"이라며 인천시와 유치위원회의 노력을 특별히 평가했다.
"인천시는 앞으로도 아시안게임을 중심으로 인천시민을 하나로 묶는 작업을 계속해나가야 합니다. 축제는 인천시와 유치위만의 집안잔치가 아니라 인천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다함께 참여하는 동네잔치이기 때문입니다."
인천토박이로 군대 3년을 빼고 단 한 번도 고향을 떠난 적이 없는 그는 인천일보가 태어나던 1988년 창간멤버로 참여, 광성고등학교 국어교사로 가기 전까지 인천일보 문화부장을 역임했었다.
"선친 역시 인천경기지역에서 활동하던 신문쟁이였습니다."
저널리스트와 교육자, 작가의 세계를 넘나들지만 그 세 영역의 교집합은 언제나 인천의 정체성이다.
/글=김진국기자·사진=박영권기자blog.itimes.co.kr/freebird
종이신문정보 : 20070430일자 1판 8면 게재
인터넷출고시간 : 2007-04-29 오후 8:52:26
댓글목록 0
李淳根님의 댓글
인천지역에서 병의원을 개업하고 운영하는 이 들의 거주지는 인천보다 서울외 기타지역이 월등히 많다고 합니다.
양용석(72회)님의 댓글
자유공원의 본디 이름이 무엇이었는지요? 제가 초등학교 다니던 60년대 초에는 만국공원이라고 불렸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