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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구(58회) 관련기사/"후배들 아침밥 선배가 책임진다" 성대 학교식당 1000원의 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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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조선일보(18. 9. 6)
"후배들 아침밥 선배가 책임진다" 성대 학교식당 1000원의 마법
작년부터 동문 기부금 활용해 2500원짜리 식사 가격 낮추자 아침 먹는 학생·기부금 늘어
2012년 순천향대서 시작된 뒤 서울대·부산대도 도입
'후배 사랑 1000원 학식'
5일 오전 8시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 학생식당. 대학생 20여 명이 쌀밥, 미역국, 소시지 볶음으로 아침 식사를 하고 있었다. 밥값은 1000원이다. 경영학과 서강현씨는 "근로장학생으로 일하며 받는 50만원으로 생활비를 충당하다 보니 아침을 먹을지 망설여졌는데 1000원짜리 아침밥 덕분에 생활비 부담이 줄었다"고 했다.
성균관대가 운영 중인 '후배 사랑 1000원 학식(학교 식당 밥·사진)'이 이달로 시행 1년을 맞았다. 이 학교 재학생은 오전 8~9시 학생 식당 4곳에서 1000원에 아침밥을 먹을 수 있다. 원래 2500원이지만 대학 동문이 낸 기부금을 보태 가격을 낮췄다. 제도 도입 전 대학 식당에서 아침을 먹는 학생은 하루 평균 160명이었다. 하지만 1000원짜리 밥을 제공한 지 1년이 지난 현재 하루 평균 375명이 아침을 먹는다. 배로 늘어난 셈이다.
기부금이 후배들 밥값을 보태는 데 쓰인다는 이야기가 알려지자 동문도 움직였다. 1000원 학식 프로그램을 시행한 최근 1년간 동문이 낸 20만원 이하 소액 기부금은 총 1억4568만원이다. 1년 전 9419만원에 비해 54%가 늘었다. 성균관대 관계자는 "막연히 학교를 돕는 게 아니라 후배들에게 아침밥을 산다는 구체적 메시지가 동문들을 움직인 것 같다"며 "진짜 십시일반 기부"라고 했다.
1000원짜리 한 끼는 선후배를 연결해 주기도 했다. 작년 7월 3000만원을 기부한 이충구(생물학과 59학번) 유닉스전자 회장은 지난 3월 재학생 2명을 회사로 초대했다. 이 회장에게 감사 편지를 보낸 학생들이다. 이 회장은 "대학 시절 끼니를 거르다 도시락 하나를 셋이 나눠 먹던 기억이 나 기부하게 됐다"고 했다. 당시 이 회장을 만난 국문과 박수진씨는 "올해 1학기에는 연극 매표소, 상자 접기 등 온갖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벌었다"며 "교사 임용 시험에 합격하면 나도 후배들에게 밥을 사겠다"고 했다. 1000원 학식은 2012년 순천향대를 시작으로 서울대, 부산대가 도입했다.
조선일보 정우영 기자
입력 2018.09.06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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