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요즘 중고등학교에서는 기말고사가 한창인데요.
여러분 가운데 대부분은 당연히 선생님들이 시험 감독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실텐데요.
뜻밖에도 50년 째 감독관 없이 학생들 스스로 시험을 치르는 학교가 있다고 합니다.
김주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기말고사가 한창인 인천의 한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이 자신이 속한 교실에서 나와 다른 교실로 옮기느라 분주히 움직입니다.
이윽고 2교시 일본어 시험 시간, 선생님은 시험지를 들고 교실로 들어갑니다.
학생들은 한 목소리로 오래전부터 선배들이 했던 것처럼 '양심선서'를 합니다.
[현장음]"무감독 고사 선서를 하겠습니다. 선서 준비, 선서 시작~"시험지를 나눠 준 선생님은 곧바로 교실을 빠져 나가고 학생들 스스로 시험을 치릅니다.
같은 시각, 선생님들은 교무실에서 독서를 즐기며 잠시나마 여유 있는 시간을 보냅니다.
시험 시작 30여 분이 지나면 시험을 끝낸 학생들은 누가 뭐랄 것 없이 조용히 교실밖으로 나가 다음 시간에 치를 시험을 준비합니다.
[녹취:박현구, 제물포고 1학년]"자율적으로 시험을 치르니까 잘해야 겠다는 마음이 더 들고..."[기자]학생에게 신뢰와 믿음을 주는 명예 시험은 50년 째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고교 평준화가 시작된 지난 1975년 한때 없어질 뻔한 위기도 있었습니다.
[녹취:최지영, 제물포고 교사]"무감독 고사제도는 빡빡한 입시체제속에서 따로 인성교육을 받을 수 없는 학생들이 시험기간이라는 것이 단순히 성격을 측정하는 장이 아니라 그 과정속에서 스스로의 양심을 키우는 교육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시험 부정 행위, 스승과 제자간의 불신에 대한 우려가 높은 요즘, 신성한 의식같기도 한 이 작은 행사가 주는 감동이 더더욱 값지게 여겨지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YTN 김주환[kim21@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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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0
이동열님의 댓글
그 전통 계속 이어가길,,,,,
이상동님의 댓글
쭈욱 이어가길....
박홍규님의 댓글
그 전통 쭈욱 이어가길...(^+^)
劉載준 67回님의 댓글
유구한 50년 전통이여 영원하라 500년인들 못 하겠는가? 재학 시절 그리 부러운 전통이었습니다 존경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