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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오래전부터 ‘죽음 너머엔 과연 무엇이 있을까?’ 하고 의문을 품어 왔습니다. 무(無)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그리스도인은 우리의 생명이 하느님으로 말미암아 생겨났기 때문에 하느님께로 되돌아가는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四末의 노래
백년천년 살듯이 팔딱 거리던
청춘이라 믿어서 염려 않던 몸
거기에도 죽음은 갑자기 덤벼
용서 없이 목숨을 끊어 버린다.
죽음에는 남녀도 노소도 없고
빈부 귀천 차별도 없다 하지만
설마 나도 그러랴 믿고 있더니
이 설마에 결국은 속고 말았네.
실날 같은 숨결이 마지막 지니
염통까지 온몸은 싸늘히 식고
부드럽던 사지도 돌같이 굳어
보기에도 흉측한 시체이로다.
힌자위만 보이는 푹 꺼진 눈에
양미간을 찡그린 창백한 얼굴
검프르게 변색된 입과 입시울
보기에도 흉측한 송장이로다.
의지 없이 외로운 너의 영혼이
이 세상을 마지막 떠나던 그때
얼마나 큰 고통을 당하였는지
네 얼굴이 그대로 말하는도다.
온갖 맵시 다 차려 모든 사랑을
제 한몸에 받으려 허덕이더니
송장봐라 지겹다 피해 내빼는
뭇 사람의 염오를 알고 있느냐.
신식이란 다 차려 양장을 하고
아양 피는 얼굴에 간사한 웃음
별난 몸짓 다 꾸며 저만 잘난 듯
뵈는 곳에 나서기 좋아하던 몸.
변화 없는 수의를 입고 누워서
널판때기 네 조각 그것이 치장
상여 속에 떼며감 호사이랄까
광 속에나 누워서 아양 좀 피지.
사정없는 가랫밥 황토 덩어리
취흥겨워 발마춰 내려 다지는
상두꾼의 무지한 힘찬 달구질
받아 둬라 세인의 마지막 대우.
인사 체면 끌리어 따라온 무리
여기저기 두셋씩 모여 앉아서
제 사정의 애기만 열중들 하네.
지루한 듯 일끝을 재촉들 하네.
귀찮은 일 다했다 발길 돌이켜
시원한 듯 바쁜 듯 돌아들 가고
계견소리 아득한 적막한 곳엔
어제 없던 봉분만 하나 늘었네.
집구석에 있기는 멀미가 나서
남의 눈을 피하여 쏘다니던 몸
좁고 좁은 널 속에 갇히어 있어
갑갑하게 그처럼 파묻혀 있나.
날 저물어 쓸쓸한 공동 묘지에
귀뚜라미 구슬픈 울음소리는
네 영혼의 애타는 통곡소린가
억만 번을 울어도 때는 늦었다.
굶주리고 헐벗은 가난뱅이는
티끌같이 눈 아래 내려 보더니
잘났다는 제 몸은 얼마 잘나서
먼지 되고 흙 되어 흩어지는가.
여보시오 벗님네 이 내 말 듣소.
지금 말한 이 죽음 잊지 마시오.
남의 일로 알고서 잊지 마시오.
그대 역시 조만간 당할 것이오.
이런 운명 당신은 피할 줄 아오.
하늘 땅이 무너져 변할 지라도
그대 역시 죽어서 썩어질 것은
중천에 뜬 해보다 더 분명하오.
남의 부고 우리가 받지 않았소?
우리 부고 남에게 한 번 갈게요.
남의 시체 우리가 보지 않았소?
우리 시체 남들이 한 번 볼게요.
윤형중 신부님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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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0
김성수(94회)님의 댓글
제가 장의업을 해서그런지 더군다나 저도 종교가 카톨릭이다보니 맘에 와 닿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