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서산 천수만에서
작성자 : 김 용
작성일 : 2006.11.08 02:34
조회수 : 1,063
본문
병 앓다가 약 먹고 나은 일 있어 이번에도 희망을 약에다 두네. 천주 안배 벌써 다 결정됐지만 좋은 약만 들여라 재촉을 하네. 가슴 깊이 타고난 강한 생명욕 설마 내가 죽으랴 장담을 하네 어리석게 이 장담 아직도 믿고 영혼 준비 앓고서 살 줄만 믿네. 식은땀은 드디어 온몸에 솟고 고군 분투 심장만 약하게 뛸 뿐 팔과 다리 벌써 다 함락하였고 뒤를 이어 호홉도 백기 들려네. 처음으로 이 세상 나올 때에는 제 어미를 지극히 괴롭히더니 이 세상을 마지막 떠나는 때는 저 자신이 고통 중 자지러지네. 천길 만길 혼자서 떨어지지만 집안 식구 옆에서 울기나 할 뿐 손끝 한 번 놀려서 돕도 못하고 눈물이나 흘리며 구경만 하네. 머리 속에 세웠던 화려한 공상 거품처럼 힘없이 꺼져 버렸고 애지중지 아끼던 가산 집물은 싱거운 듯 냉정히 조소를 하네. 기를 쓰던 심장이 멈춰 버리니 핏기 없는 싸늘한 깡마른 얼굴 정기 빠져 흐릿한 푹 꺼진 눈에 치켜진 코 탄 입술 처진 아래턱. 땀에 젖어 축축한 베게 너머로 어지럽게 흩어진 흉한 머리털 되는대로 던져진 팔과 두 다리 이제부터 관성의 독재를 받다. (慣性獨栽 =그리스도를 떠나서는, 죽음은 무섭고 지겨은 자연의 凶事다) 윤형중 신부님의 四末의 노래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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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0
조 왕 현님의 댓글
천수만 철새 잘 보았습니다 저의 고향이기도 하지요
이흥섭님의 댓글
사진감상 잘 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최병수님의 댓글
선배님 잘 감상하였습니다. 석양에 심취하니 올 한해도 저물어 가고 있는 걸 느꼈답니다. 삶도, 태양도 버거워서 아래로 내려 가고 있나요?? 그건 아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