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자 종주기
두 발로 느낀 인천의 숨결
글·김원영 (연세대학교 인문계열 1학년)
지난 8월 5일, 올해로 6회째를 맞은 인천바로알기종주가 6박 7일의 장정을 마쳤다. 올해 대학생이 된 나는 자원봉사자로서 종주단의 일원이 되어 학생일 때와는 사뭇 다른 느낌으로 종주에 참여할 수 있었다. 이번 종주사업에는 170km나 되는 장도에도 불구하고 최고령의 정명환 전 남구청장님부터 최연소자 열한 살 정현이까지,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모두 무사히 완주했다. 전국적으로 많은 피해를 입혔던 장마가 막 훑고 지나간 후라서 혹 날이 궂지나 않을까, 아니면 너무 무덥지는 않을까 우려했지만 다행히 하늘은 쾌청했고 바람도 선선하게 불어주었다. 종주 내내 되도록 여러 단원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함께 걸었던 한 고등학생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친구들에게 종주단에 참가한다고 이야기했다가 ‘뭣 하러 그런 것을 하느냐?’는 조소를 받았다고 한다.
종주단에 대해 이야기하려면 먼저 ‘왜 우리가 인천을 걷는지’부터 시작해야 할 듯싶다. 종주단의 취지를 두 단어로 나타내자면 ‘인천’과 ‘걷기’이다. 한국 사람이라면 마땅히 한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배워야 하듯이, 인천에 살고 인천 사람이라고 말한다면 자기 고장 인천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바람직한 일이다. 그래서 우리는 종주를 통해 인천에 대해 배우고 인천을 바로 알려는 것이다. 이번 종주 중에는 송도 국제 신도시 홍보관, 삼산농산물시장, 인천 갑문 등을 견학함으로써 잘 모르고 있었던 인천의 모습과 미래의 발전상까지도 알 수 있었다. 또한 매일 저녁 열린 강의에서는 인천학연구소의 김창수 소장과 인하사대부고 천영기, 신인선 선생님 등을 초청해 인천과 강화의 역사, 문화 등을 폭 넓게 배울 수 있었다. 이제 인천에 대해 잘 알게 되었으니 그럼 인천 사람으로서의 자격은 충분하지 않느냐고 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이것으로 족하다면 우리는 교실을 나서서 인천을 걸을 필요가 없을 것이다. 앞서 인천을 안다고 한 것은 인천을 ‘머리’속에 남긴다는 것이다. 반면에 우리가 걷는 것은 인천을 ‘가슴’속에 새기기 위해서이다. ‘집-학교-학원’밖에 모르는 아이들에게 인천은 막연히 ‘내가 사는 고장의 이름’쯤으로 여겨질 뿐이다. 하지만 뜨거운 햇볕을 머리에 이고 땀을 함빡 쏟으며 발바닥이 너덜해지도록 인천의 도로와 산천을 걷는 가운데 인천은 소중한 삶의 공간으로 가슴에 와 닿게 되었다.
종주단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중고생들에게는 학교에서, 학원에서, 독서실에서 공부에 쫓기다가 이처럼 가슴으로 느끼는 배움을 얻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다른 학교, 다른 나이의 친구들과 만나 하루 종일 함께 걷고, 함께 밥 먹고, 함께 잔다는 것도 무척 소중한 경험이다. 힘들어서 숨이 턱까지 차면서도 서로 끌어주고 격려하는 모습을 보며 흐뭇한 기분을 감출 수 없었다. 나도 재작년에 4회 종주단에 참가했었고 이번이 두 번째이지만, 한 번 종주했던 단원들이 이듬해 다시 참가하게 되는 것은 다 이런 까닭이 아닌가 한다. 첫날 발대식 후 마련된 단원들의 자기소개 시간에 들으니‘다들 인천에 대해 배우겠다는 것 외에도 정말 다양한 결심을 가지고 참가하였구나.’하고 느꼈다. 마지막 날, 시청에 입성하는 것으로 종주를 마치고 환호를 올리는 가운데 저마다 소망하던 바는 이루었는지 모르겠다. 6박 7일간 동고동락했던 단원들 모두 건강하고 도모하는 일이 잘 되기를 바란다. 끝으로 단원들의 편의와 안전을 위해 수고를 아끼지 않으신 단장님 이하 임원들과 자원봉사자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또 나의 은사이신 천영기, 신인선 선생님을 비롯하여, 종주단을 위해 불원천리(不遠千里)하고 기꺼이 찾아와 강의를 해주신 여러 강사들께도 감사드린다
|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