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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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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5월 15일...
제25회 스승의 날...
시간의 흐름만큼이나 선생님의 은혜가 깊이 느껴지는 날입니다.
항상 올바른 길로 이끌어 주시고 가르쳐 주신 선생님의 은혜와
사랑에 진심으로 감사드릴 따름입니다. 고교 졸업 30년이 지난 지금.
교육의 일선에 있는 저도 오늘만큼은 선생님을 찾아뵈어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아드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습니다.
교육현장에서는 최근 교육위기, 교권붕괴라는 말이 자주 거론되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는 스승의 날 쉬는 학교가 70%를 넘는다고 합니다.
‘촌지’ 때문에 그렇다고 하지요. 학교에서 스승의 날 휴무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은 스승의 날만 되면 언론과
학부모단체가 앞다퉈 촌지수수 등 교육부조리 문제를 거론하는 등
오히려 교권이 떨어지고 교직사회의 신뢰가 추락하는 현상이 반복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선생은 있으되 스승은 없고, 학생은 있으나 제자는 없다."
누가 만든 말인지는 모르겠으나 현 교육의 주소를 매우 잘 풍자한
말이지요.
스승이 없는 제자가 어찌 있겠으며, 제자 없는 스승이 어찌
있겠습니까?
찌그러진 동전은 앞면 뒷면이 모두 평평하지 않지 않습니까?
동전의 양면과 같은 스승과 제자, 그 중 어느 하나가 찌그러진다면
나머지 하나도 온전할 수 없지요. 교육의 주체가 교사인가 아니면
학생인가 하는 구분은 중요하지 않지만 누가 주체가 되든
추락한 교사의 위상이 회복되지 않고는 수준 높은 교육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공교육붕괴, 학력저하, 학교폭력 등 교육계의 문제가 드러날
때마다 그 책임을 누구에게 돌렸습니까? 그로 인하여 견디기 힘든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것이 바로 교사들이었습니다. 책임이 있든
없든 교육계 관련 문제가 터질 때마다 교사들은 머리를 숙이고
자성을 해오곤 했지요.촌지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매년 스승의
날이 다가오면 작년도 그랬고, 재작년도 그랬듯이 단골메뉴로
등장하는 것이 바로 촌지 문제입니다.
올해도 촌지문제는 스승의 날 휴무와 관련하여 또 한번 관심거리가
되었습니다. 관심거리가 된다는 의미는 언론에서 슬그머니
촌지 문제를 들고 나왔다는 것입니다.
지금 교사들이 스승의 날이 다가오는 것이 싫어지는 것이 바로 이
이유입니다. 특히 교사의 대부분이 스승의 날을 없앴으면 좋겠다
고 하는 이유 중의 하나도 바로 이 문제입니다.
요즈음에 촌지를 받는 교사가 과연 얼마나 될까요? 학부모 만나는
것조차 정말 부담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촌지문제를 자꾸 부각시키는 언론의 행태는 옳지 않다고
봅니다. 자꾸 이슈화 시키려는 의도가 궁금합니다. 그런 문제가
나올 때마다 교사와 교육계를 엄청난 충격에 빠뜨리고 있습니다.
언론의 힘은 실로 상상이 가지 않을 정도로 강합니다. 옳고 그름을
떠나 일단 언론에 보도가 되고 나면, 그것은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되는 것이지요.
이제는 모든 여건들이 변하고 있습니다. 교사는 교사대로 자성을
해야 할 것이며, 언론도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야 한다. 단순하게
관심을 끌고 흥미를 갖도록 하기 위한 보도는 삼가해야 할 것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일부를 전부로 몰아붙이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할 것입니다. 일부를 전부로 둔갑시키는 역할을 하는 언론의 태도는
옳지 않다고 봅니다. 일부는 일부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교육학의 대가이신 정범모 교수님 말씀이 생각납니다.
"한 사람, 한 나라의 마음새를 형성하는 모든 과정이 바로 '넓은 뜻의
교육'이다. 그리고 마음새를 형성하는 모든 세력을 우리는
'교육세력'이라고 부를 수 있다. 그렇다면, 한 나라 사람들의 마음새,
의식구조, 정신풍토에 어딘가 잘못이 있다면, 그것은 곧
교육세력들이 어딘가 잘못되어 있음을 말한다. 한 사회에는 여러
교육세력들이 있다. 그 중 가정의 부모, 학교의 교사, 각종 매스
미디어 그리고 각계각층의 지도자는 특히 막중한 교육세력이다.
이들의 행색과 행세, 행태를 바로잡음에 이 나라의 마음새를 바로
잡는 길이 있다"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정범모 교수를 직접 만나 뵌 적은 없지만, 오늘 스승의 날을
맞이하여 그 분의 거시적 혜안을 사모하지 않을 수 없네요.
댓글목록 0
이동열님의 댓글
교육정책 입안자들은 꼭 읽어봐야할 글입니다. 윤교장 감사^^
69 최병수님의 댓글
공교육의 올바른 출발점은 사교육을 하루 빨리 정비해야 하는 데서 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백년대계`의 교육 정책을 올바른 사람들이 입안을 해야 하는 데 그런 사람들이 못하고 있으며, 올바른 교육 정책이야말로 우리나라의 인구감소를 예방하는 산아 장려 정책도 성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윤인문님의 댓글
최병수 선배님께서 우리 교육의 나아갈 방향을 단적으로 제시해 주셨네요.감사합니다.
빨리 땅에 떨어진 교원들의 자존심을 회복시켜 공교육을 정상화하는 것이 교육의 질을 높이는 지름길입니다.
유재준님의 댓글
자기 성찰 그리고 원칙 준수 왜 작금의 문제가 야기 되었는가 제공자, 수수자 공히 도덕 불감증에 걸려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우리 사회 전체의 책임 입니다 "There is NO REALITY such as SOMETING FOR NOTHING" 대가성 없는 실체는 결코 실존할 수 없다 즉 모두 대가성이 있는 겁니다 정답 삭막하리다 느낄 수준으로 주고
유재준 (67회)님의 댓글
받는 풍습이 말끔히 사라져야 합니다 습관화로 정착 되어야 합니다 받으면 그리고 주면 도리가 아니다 이리 습관화 되어야 합니다 유능한 교육 인사들이 계셔서 우리 교육 무긍 무진 발전 하게 되어 있습니다 스승님 은혜에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