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밭일 두번째 이야기
작성자 : 최한규
작성일 : 2006.04.26 07:02
조회수 : 1,172
본문
아침에 일어나면 아픈 팔이 그런 대로 쓸만해지고 하여 밭일은
며칠이 계속 되었습니다
갈아놓은 땅을 양쪽에 삽으로 배수로를 내며 그 흙을 둔덕을 만들고
고운 갈퀴로 흙을 펴주며 돌을 하나하나 주워서 삼태기에 담고
다시 경운기에 실어 나르기를 하루종일 반복하다보면 입은 메마르고
모자를 썼어도 얼굴은 확확 거리고 그럽니다
먼저 사람 위장을 즐겁게 해줄 실용적인 작물인 파 씨를 뿌렸고
땅콩도 심었으니 다음 일은 원추리 일이다
길게 늘어선 원추리를 반으로 금을 그어놓고는 한쪽 원추리를 캐서는
반대편 줄에 덧대어 심으니 도톰한 직사각형에 밭이 되었습니다
세로로 너무 길어서 꽃이 피어도 모양이 없었는데 이젠 눈에 띄는
원추리 꽃밭이 될 거라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캐어낸 원추리 자리엔 작년에 파종해 두었던 1년 산 제주 섭지코지
갯 쑥부쟁이를 심었습니다
저녁이면 다시 팔이 아픈데 이젠 숟가락을 들어올리질 못할 만큼
악화가 되었습니다
내 아픈 팔을 알았을까
아침부터 비가오기 시작합니다
잘됐다
오늘은 하루 쉬면서 밀린 신문도 보고 하루 푹 쉬어 보자
오전 내내 읽으니 눈에 초점이 흐려지고 해서 음악을 들어보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음악도 건성건성 귀가 열리질 않습니다
왜 그럴까. 음 알았다
분명 마음바닥 깊은 곳에서 양재동 꽃시장으로 가봐야 된다는 소리가
들려왔기 때문입니다
그래 가자 양재동 꽃시장으로. 봄날 가기 전에
양재동 꽃시장 여기저기 구경하다 결국 말발도리, 마가목, 미스김라일락,
미선나무..묘목 등을 구입했고- 실은 간절한 맘으로 댕강나무를 사고
싶었지만 구입하질 못해 서운했습니다
그리고 노각나무 두요
그러던 중 아주머니들이 유난히 많이 모여있는 우리나라 야생화
판매장을 만났을 때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쿵쾅거리는 기쁜 가슴으로 몇 바퀴 돌아가며 구경하다가 투구, 매미,
금꿩의다리, 노루귀, 복수초, 백리향, 돌마타리, 백리향, 바위솔, 대청붓꽃,
처녀치마.....등 사다보니 근 30여 종류나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특히 중년 여인들이) 앞 다투어 우리의 야생화 모종을
종류별로 듬뿍듬뿍 사가는 것을 보고 야생화 열풍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이도 처음엔 야생에서 채취한 것이겠지만 노력하고 연구하는 특정의
사람들이 이런 모종을 만들어 판다는 것에(한 포트에 1200원 정도) 대해
긍정적인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즉 야생화 자생지에서의 남획이 줄어드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 말입니다
또 일이 시작됩니다
어제 양재동에서 사온 야생화 모종들과 나무들을 심었고 또
으아리, 칼잎용담, 돌단풍, 동자꽃, 호범의꼬리, 처녀치마, 깽깽이,앵초,
튜립,옥잠화, 비비추,인동...등 2개의 꽃밭을 다시 정리하랴 하루해가
짧기만 합니다
그러나 손목과 팔의 통증은 갈수록 심해지고 저녁 세수도 못할 만큼
되 버렸습니다
다음날은 비가 안 왔지만 결국 팔이 아파 (왼쪽도 아프기 시작) 하루 더
쉬게 되었습니다
사실 일을 하려고 아침에 삽을 들어봤지만 ....통증이 심해서요
그리고 그냥 슬슬 그동안 일구어 놓았던 밭을 돌아다니며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일은 산더미 같이 많은데 팔은 아프고......
참 내가 무슨 집착에 무슨 욕심 때문일까
아무리 생각해 봐도 야생화(혹은 나무) 욕심 때문일 것 같은
직감이 오고야 말았습니다
앞으로도 포기나누기 해 심어야할 구절초들하며 밭 위쪽 둔덕을
일구어 뿌려야할 이런저런 꽃씨들하며...
본격적으로 심어야할 고추 오이 토마토 콩 여름배추..... 등
마침내 일하면서 건성으로 바라보았던 화사하게 피어있는 살구 꽃
앞에 서고야 말았습니다
살구꽃은 기억하고 있는 걸까
까마득한 옛날
격양가를 부르며 행복해 하던
요.순 시대의 사람들을
천지사방 진달래꽃은
우리민족이 미처 고백하지 못한
사랑처럼 타오르고
마을마다 벚꽃은
눈부신 낙원이 한창이다
해가 뜨면 나가서 일하고
해가 지면 집에 와서 쉬고
우물 파서 물 마시고
밭을 갈아 배를 불리니
우리 살아가는데
임금의 힘이 무엇에 필요하랴
(위 글은 야사모 싸이트에서 66회 윤 광규 선배님 글을 퍼 왔읍니다.)
며칠이 계속 되었습니다
갈아놓은 땅을 양쪽에 삽으로 배수로를 내며 그 흙을 둔덕을 만들고
고운 갈퀴로 흙을 펴주며 돌을 하나하나 주워서 삼태기에 담고
다시 경운기에 실어 나르기를 하루종일 반복하다보면 입은 메마르고
모자를 썼어도 얼굴은 확확 거리고 그럽니다
먼저 사람 위장을 즐겁게 해줄 실용적인 작물인 파 씨를 뿌렸고
땅콩도 심었으니 다음 일은 원추리 일이다
길게 늘어선 원추리를 반으로 금을 그어놓고는 한쪽 원추리를 캐서는
반대편 줄에 덧대어 심으니 도톰한 직사각형에 밭이 되었습니다
세로로 너무 길어서 꽃이 피어도 모양이 없었는데 이젠 눈에 띄는
원추리 꽃밭이 될 거라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캐어낸 원추리 자리엔 작년에 파종해 두었던 1년 산 제주 섭지코지
갯 쑥부쟁이를 심었습니다
저녁이면 다시 팔이 아픈데 이젠 숟가락을 들어올리질 못할 만큼
악화가 되었습니다
내 아픈 팔을 알았을까
아침부터 비가오기 시작합니다
잘됐다
오늘은 하루 쉬면서 밀린 신문도 보고 하루 푹 쉬어 보자
오전 내내 읽으니 눈에 초점이 흐려지고 해서 음악을 들어보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음악도 건성건성 귀가 열리질 않습니다
왜 그럴까. 음 알았다
분명 마음바닥 깊은 곳에서 양재동 꽃시장으로 가봐야 된다는 소리가
들려왔기 때문입니다
그래 가자 양재동 꽃시장으로. 봄날 가기 전에
양재동 꽃시장 여기저기 구경하다 결국 말발도리, 마가목, 미스김라일락,
미선나무..묘목 등을 구입했고- 실은 간절한 맘으로 댕강나무를 사고
싶었지만 구입하질 못해 서운했습니다
그리고 노각나무 두요
그러던 중 아주머니들이 유난히 많이 모여있는 우리나라 야생화
판매장을 만났을 때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쿵쾅거리는 기쁜 가슴으로 몇 바퀴 돌아가며 구경하다가 투구, 매미,
금꿩의다리, 노루귀, 복수초, 백리향, 돌마타리, 백리향, 바위솔, 대청붓꽃,
처녀치마.....등 사다보니 근 30여 종류나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특히 중년 여인들이) 앞 다투어 우리의 야생화 모종을
종류별로 듬뿍듬뿍 사가는 것을 보고 야생화 열풍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이도 처음엔 야생에서 채취한 것이겠지만 노력하고 연구하는 특정의
사람들이 이런 모종을 만들어 판다는 것에(한 포트에 1200원 정도) 대해
긍정적인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즉 야생화 자생지에서의 남획이 줄어드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 말입니다
또 일이 시작됩니다
어제 양재동에서 사온 야생화 모종들과 나무들을 심었고 또
으아리, 칼잎용담, 돌단풍, 동자꽃, 호범의꼬리, 처녀치마, 깽깽이,앵초,
튜립,옥잠화, 비비추,인동...등 2개의 꽃밭을 다시 정리하랴 하루해가
짧기만 합니다
그러나 손목과 팔의 통증은 갈수록 심해지고 저녁 세수도 못할 만큼
되 버렸습니다
다음날은 비가 안 왔지만 결국 팔이 아파 (왼쪽도 아프기 시작) 하루 더
쉬게 되었습니다
사실 일을 하려고 아침에 삽을 들어봤지만 ....통증이 심해서요
그리고 그냥 슬슬 그동안 일구어 놓았던 밭을 돌아다니며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일은 산더미 같이 많은데 팔은 아프고......
참 내가 무슨 집착에 무슨 욕심 때문일까
아무리 생각해 봐도 야생화(혹은 나무) 욕심 때문일 것 같은
직감이 오고야 말았습니다
앞으로도 포기나누기 해 심어야할 구절초들하며 밭 위쪽 둔덕을
일구어 뿌려야할 이런저런 꽃씨들하며...
본격적으로 심어야할 고추 오이 토마토 콩 여름배추..... 등
마침내 일하면서 건성으로 바라보았던 화사하게 피어있는 살구 꽃
앞에 서고야 말았습니다
살구꽃은 기억하고 있는 걸까
까마득한 옛날
격양가를 부르며 행복해 하던
요.순 시대의 사람들을
천지사방 진달래꽃은
우리민족이 미처 고백하지 못한
사랑처럼 타오르고
마을마다 벚꽃은
눈부신 낙원이 한창이다
해가 뜨면 나가서 일하고
해가 지면 집에 와서 쉬고
우물 파서 물 마시고
밭을 갈아 배를 불리니
우리 살아가는데
임금의 힘이 무엇에 필요하랴
(위 글은 야사모 싸이트에서 66회 윤 광규 선배님 글을 퍼 왔읍니다.)
댓글목록 0
전재수님의 댓글
"야사모"= 야생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맞지요?
최한규님의 댓글
옙!!!
이순근님의 댓글
퍼올때 야삽으로 퍼옵니까? 무지하게 많이 퍼옵니다. 힘이 들텐데..
이한구님의 댓글
밭일...최한규 선배님...거기에 야생화까지...
눈이 확 띄어 끝가지 읽어 갔는데...66히 윤광규 선배님 글이었군요?
봄에 맞는 좋은 글 추천 감사합니다~
최한규님의 댓글
Thank you! 이 한구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