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ndrick van Balen (1599)
[파리스의 심판]The Judgement of Paris
가장 아름다운 여인을 선택하라!
미르미돈족의 왕 펠레우스(Peleus)와 '은빛 발'을 지닌 바다의 님프 테티스(Thetis)의 결혼식은 사람들은 물론이고, 올림포스의 신들까지도 참석할 정도로 성대하게 거행된다. 이 잔치에 초대받지 못한 불화의 여신 에리스(Eris)는 심술이 났다. 불쑥 연회장에 나타나더니 황금사과 한 개를 집어 던지더니 아무 말 없이 사라진다. '가장 아름다운 여신에게'라고 씌어 있는 황금사과! 자신의 아름다움을 자신하고 있는 세 여신이 관심을 보인다.
이 위험한 선택을 누가할 것인가? 제우스의 곤란한 선택이 파리스에게 넘어간다.
이 작품속의 위험한 세 여신은 파리스의 손에 들려있는 사과의 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들 중 한 명을 선택해야 하는 파리스의 고민. 벌써 그의 얼굴엔 곤혹스러움이 보인다. 결정을 부추기는 제우스의 전령인 헤르메스. '카루케이온'('케룩스의 지팡이'란 뜻으로, 두 마리의 뱀이 감고 있는 이 지팡이 위에는 독수리가 한 마리 앉아 있으며 독수리는 하늘을, 뱀은 땅 밑을 상징한다고 함)'이라고 불리는 지팡이를 오른손에 들고 참견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 선택이 몰고온 엄청난 파장을 알지는 못했다.
세 미신은 탄력있고 윤기있는 육체의 촉감적인 관능미를 과시하고 있다. 화가는 이와 같은 여체의 특성을 직접 광선으로 조명시켜 그 형태를 돋보이게 하고 있다. 방패 옆에 선 여신은 전쟁의 여신 아테나, 공작 깃털 가까이 선 여신은 제우스의 아내 헤라, 그리고 큐피트를 옆에 두고 있는 화려한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가 보인다. 화가는 슬쩍 사과의 주인공을 암시하고 있다. 큐피트의 꽃가루와 시선으로.
또한, 화가는 이 여신들의 아름다움을 충분히 보여주기 위하여 360도 각도로 회전시키고 있다. 정면, 측면, 후면으로 세 여인이 자세를 보이고 있는 점이, 화가의 여체에 대한 미적 관찰이라 할 수 있다.
쉽게 결정을 못하는 파리스를 향해 세 여신은 달콤한 조건을 내 건다. 아테나는 가공할 만한 군의 통솔권과 명예를, 헤라는 권력과 부를, 아프로디테는 '예쁜 여인'를 미끼로 파리스의 환심을 사고 있다.
역시 아름다움은 파리스의 눈을 멀게 한 모양이다. 아프로디테가 사과의 주인공이 되었다. 그러나 선물로 받은 여인은 바로 그리스 왕비인 '헬레네'였다. 그러니까 유부녀인 셈이다. 트로이의 파리스 왕자는 그 유부녀를 낚아채 야반도주했고, 그 이유로 유명한 트로이 전쟁이 시작된다. 왕비를 빼앗긴 그리스왕은 급기야 트로이에 선전포고를 하고 신들까지 가세한 지상 최대의 전쟁을 벌이게 되는 극적인 상황으로 치닫는다.
거대한 전쟁의 시발점이 된 이 사건으로 파리스는 전쟁이 끝났지만 조강지처 오이노네에게 돌아가지도 못한다. 결국 필록테테스의 화살에 맞고 그는 최후를 맞는다. 끝까지 남편을 사랑했던 비극의 오이노네. 남편을 용서하지 못하고 괴로워하다 목을 메고 죽었다고 한다.
선택의 기로는 이렇게 파리스의 운명을 바꿔놓았다. 아름다운 여인과 젊은 날을 보냈지만 그 여인은 떠나가고, 조강지처인 오이노네도 잃은 그의 운명적인 선택이 현명했는지 되묻고 싶다.
*참고 서적 : 길 위에서 듣는 그리스 로마 신화(이윤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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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주님의 댓글
난 그냥 내 마누라 같은 여자.
보고 싶다.
제목읽고 씁니다.
하늘 나라로 갔으니 불러 올수도 없고 ---.
남자들이여 다다익선을 즐겨라.
여인네여 다다익선을 즐거워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