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1월과 수선화
작성자 : 최한규
작성일 : 2006.04.10 08:34
조회수 :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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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술 년이 시작되었고 나이 한 살 더 먹었습니다 묵은해의 고통을 다 씻어버리고 희망찬 새해를 맞이한다는 送舊迎新의 마음도 어느새 평범한 일상 속에 파묻혀 버린 듯 합니다 벌써 1월 하순이 되었으니 말입니다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을까? 그리고 그때 내 생각의 흐름은 무엇이었을까? 어느 비 오는 겨울 밤 밤새 차갑게 내리는 겨울비에 잠을 이런 생각, 저런 생각으로 통 잠을 이룰 수가 없었습니다 아마 해가 바뀌어도 무언가 결심하지 못한 마음 때문이었는지 모릅니다 요즈음엔 집 근처의 사나사 라는 절을 종종 산책하고 있습니다 주차장에서 계곡과 개울 따라 1키로 남짓입니다 동네를 벗어나 다리를 건너가노라면 일체 유심조(一切唯心造)라고 쓰여있는 현수막을 보게 됩니다 "우주의 모든 것이 오직 마음이 지어내는 것이다" 라고 현수막에 해석하여 놓았습니다 계곡 따라 걷다보면 개울 얼음장 사이로 흐르는 물은 얼마나 투명한지 물 속에 바위들이 상큼하고 골짜기 바위틈엔 푸른 소나무 군락들이 겨울을 아랑곳하지 않고 공자님의 마음으로 서 있습니다 즉 세한연후 지송백지후조(歲寒然後 知松栢之後凋) 추운 겨울이 된 후에야 비로소 소나무와 잣나무의 푸르름을 알 수 있다는 뜻을 생각하며 걸어갑니다 이 세상 살다 간혹 뜻하지 않은 역경 속에서도 누구를 원망하거나 세상을 비관하지 않으며 겨울에도 한결같이 푸르른 소나무처럼 말입니다 俗과聖의 경계인 일주문을 지나니 잣나무 군락도 나타났습니다 가까이 사나사 대적광전의(비로자나불을 모심) 팔작 지붕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고즈녁한 겨울산사를 한바퀴 돌고 내려옵니다 개울물 소리는 들리는 듯 마는 듯하고 귀와 뺨이 추위에 얼얼합니다 일체 유심조란 현수막을 다시 보고 다리를 건너니 마음은 이렇게 얘기하는 듯 합니다 하나님이나 부처님이나 ...그 어떤 종교도 (심지어 샤마니즘 까지도) 인간의 마음이 만들어 낸 것이리라 그리고 갑자기 내 마음속에선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歲寒圖)가 생각 났고 제주도 대정면의 우리 토종 꽃 수선화가 사무치게 그리워졌습니다 꽃말은 자존심이고 서양에서는 아름다운 청년 나르시스가 물 속에 비친 자기모습에 반해 빠져죽은 그 자리에 피었다는 수선화 꽃 그런 서양전설보다 눈보라 속에 봄을 알린다는 우리의 수선화 꽃 사랑이 한결 격조가 높다 하겠습니다 추사 김정희가 유배생활의 절망과 고독을 달래며 벗으로 여겨 수선화는 정말 천하의 구경거리요 희게 피는 구름 같고 새로 내린 봄눈 같다 하였습니다 지금 이순간 제주 대정현 들판에서 수선화 꽃을 만날 수 있다면 얼마나 졸을까요 한 점의 겨울 마음 송이송이 둥굴다 그윽하고 담담하고 냉철하고 빼어났네 매화가 높다지만 뜨락을 못 면했네 맑은 물에 해탈한 신선을 보겠구료 추사 김정희(1786-1856) 이 겨울날 수선화를 방안에 키우고 그 진한 향기에 취하는 분이 계시다면 그는 진정 군자요 축복 받은 사람 일 것입니다 |
경기도 양평 중미산에서 거주 하시며 " 막국수중미산" 란 식당을 운영 하고 계십니다. 혹 근처 방문 할
계획이 있으시다면 인고 졸업생이라면 아마 여러가지 좋은 덕담과 아울러 맛있는 음식을 주실 겁니다 혹 가시기 전 인천 관교동에 위치한 "중미산 막국수" 신 부균(66회.032-424-0345. 011-258-2568)사장 님께 연락 하시면 양평 중미산 식당 약도를 자세히 안내해 주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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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구님의 댓글
예전 직장에서 양평 한화콘도 연수갈 때 매번 방문했던 곳인 데...나중에 알고 보니 인고 선배님이시라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