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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은 아름답다] 박동춘옹(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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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경인일보(06. 1. 7)
[도전은 아름답다] 백발 영어강사, 금연교육도 나선다
6·25휴전 직전인 1953년 5월 교직에 뛰어든 뒤 인천고와 제물포고등학교 등에서 영어를 가르치다 1986년 교편을 놓은지 올해로 20년이 된 박동춘(82·인천 부평구 산곡동)옹.
팔순 백발답지 않게 건강을 유지하고 있는 박옹은 요즘 집에서 가까운 부평도서관에서 열람지도 자원봉사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어린 학생들이 도서관에서 뛰어놀거나 시끄럽게 떠들면 조용히 타이르는게 그의 주 업무다.
“제자들중 상당수가 교직에 진출해 있다보니 학생들에게 너희 학교 교장이나 교감선생님이 누구냐고 물어봅니다. 대부분 제가 가르친 제자들이죠. '너희가 그렇게 떠들면 교장선생님 체면이 어떻게 되겠느냐'고 훈계를 하면 금세 잠잠해 지더군요.”
부평도서관에서 1년 넘게 열람지도를 하다보니 이제 웬만한 학생들은 박옹의 위력(?)을 알고 입에 손가락만 갖다대면 조용해 진다고 도서관 직원들은 귀띔했다.
열람지도 외에 박옹은 부평도서관에서 지난해 개최된 '학교 교지 창간호 전' 등 3차례 전시회에서 안내도우미 역할도 도맡아 했다.
부평도서관 김계순 관장은 “박 선생님이 사서자격증까지 갖고 있는 줄 몰랐다. 전직 교사이신데다 성품도 인자하시다 보니 전시회를 찾은 학생들의 반응이 무척 좋았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박옹은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인천예총 미추홀 문화회관(동인천역 인근)의 제17기 가을학기에서 시사교양영어 강좌를 맡아 노익장을 과시하기도 했다.
요즘도 1시간 가량 인터넷을 통해 타임(Time)지 등 외국 신문이나 잡지를 통해 시사영어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고 있는 박옹의 삶은 영어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다.
평안도 출신으로 도산 안창호와 동향인 박옹은 도산이 설립한 교회를 다니면서 항일사상에 심취했고 그런 취지에서 영어를 독학으로 익혔다고 한다.
현직에서 물러난 뒤 새롭게 시작한 봉사인생도 영어를 매개로 이뤄졌다.
은퇴직후 다니던 도서관에서 돈이 없어 영어학원을 다니지 못하는 예비대학생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 주저없이 자신의 집으로 데려다 영어를 가르쳤다.
당시 지역언론에서도 이런 박옹의 열성을 외면하지 않고 지면을 통해 보도했다고 한다.
박옹은 IMF 당시에는 취업준비생들에게 영어를 무료로 가르치는 등 자신의 재능을 묵히지 않고 사회에 베푸는데 조금도 멈추지 않았다.
'금연·금주·금풍(風)'이 건강비결이라는 박옹은 올해 새로운 도전과제를 하나 정했다.
영어를 공부하다 보면 저절로 금연을 할 수 있는 영어교재를 만들어 보는 것이다.
과연 가능할 지 본인도 너스레 웃음을 터뜨렸지만 팔순 백발의 선생님에게 결코 무모한 도전은 아닐 듯 보였다.
/ 김도현·kdh69@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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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문(80)님의 댓글
이덕호 선배님의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