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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변호사협회의 포럼을 다녀와서/ 이기문(70회) 인천지방변호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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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05.11.28)
중국변호사협회의 포럼을 다녀와서
/ 이기문 인천지방변호사회 회장
인천지방변호사회는 그동안 천진율사협회와 자매결연을 맺고 상호 교류와 협력을 돈독히 하여 왔다. 그런데 마침 중국율사협회가 주최하고 중국의 사법부가 행정지원을 하면서 천진율사협회가 행사조직을 맡아 진행하였던 제 5회 중국율사협회의 포럼(2005. 11. 3.-11. 5)에 인천지방변호사회와 함부르그 변호사협회의 회장단이 초청을 받게 되었다.
양국 간의 교류의 확대를 위하여 인천지방변호사회는 위 포럼에 참여할 것을 통지하였다. 그런데 중국율사협회 쪽에서는 인천지방변호사회 회장과 함부르그 변호사협회 회장에게 각 개회식에서 연설을 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다. 한국의 사법제도의 모습을 소개하여 달라는 취지였다.
우리 방문단은 예정대로 위 포럼에 참여하였다. 그들의 주제는 ‘조화로운 사회건설과 변호사발전’이었다. 중국율사협회에서 다룬 주제가 조화로운 사회 건설이었다는 점에서 우리는 중국 내부의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 사이의 갈등구조가 마침내 중국사회의 문제로 등장했음을 짐작하게 하였다. 중국은 이제 중국 경제의 발전을 위하여 몸부림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포럼의 처음부터 끝까지 그들의 주제는 빈부간의 갈등 해소문제였고, 어떻게 하면 이러한 갈등의 해소문제를 변호사들이 풀어갈 것인가 하는 점을 고민하고 있음을 토론하였다. 중국율사협회에서 이번의 주제로 삼았던 조화로운 사회의 건설은 실제로 후진타오 주석이 취임하면서 내건 국정의 목표였다. 중국의 지도자들이 중국경제의 발전을 갈구하면서도 내면적으로 중국이 안고 있는 내부적 갈등과 모순의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음이 여실히 보였다.
그들은 공식 개회 이전에 국유기업의 개혁문제와 민영화방안에 관한 토의를 벌였다. 그리고 민영화에 따른 민간자본의 유치, 그리고 국유기업을 맡고 있는 경영자들의 배임 등의 불법행위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 그들에 대하여 손해배상청구를 할 것인지 나아가 형사처벌을 하게 할 것인지를 진지하게 토론하면서 노동시장의 유연성문제와 관련하여 구조조정문제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었고, 이런 문제들에 대하여 변호사들이 어떻게든 관여해야 한다는 논의를 이끌어 내는 장면을 보았다. 실로 중국이 경제발전을 추구하면서 내부적인 문제에 관하여 뼈아프게 고민하고 있다는 점을 쉽게 인식할 수 있었다.
이러한 점은 개발독재시대에 내부 불균형 문제에 관하여 침묵하던 우리의 과거와는 분명 다른 모습이었다. 우리는 당시 내부 불균형문제에 대하여는 개발과 성장을 우선시하였기 때문에 누구도 이의를 달지 않았었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 우리는 내부의 불균형문제와 평준화 문제로 그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리고 지도자들이 이러한 문제들에 대하여 정면 대응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고민하는 흔적도 찾아보기 힘들다.
중국율사포럼의 개막식에 참석한 천진시장도 조화로운 사회의 건설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누누이 강조하면서 이러한 문제들에 대하여 중국 정부가 고민하고 있는 속내를 털어 놓으면서 중국변호사들이 이런 갈등구조를 해소하는데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함으로서 박수를 받기도 하였다.
이번 APEC에 참석한 후진타오 국가 주석도 “중국에 투자하는 전 세계 기업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오늘날 중국 발전에 국제사회 이목이 집중되고 있고 이에 따라 중국 경제 발전이 중국 국민의 이익 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 좀 더 큰 시장과 투자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마침내 중국 내부의 문제를 솔직하게 토로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비록 중국이 급격한 발전을 이루고는 있지만, 여전히 개발도상국이며, "인구가 많고, 발전기초가 아직 미약하며 내부 불균형도 여전하다"는 점을 세계 각국 지도자들 앞에서 고백하는 지도자로서의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금번 중국율사포럼을 다녀오면서 느낀 것은 중국의 지도자들이 참으로 솔직하고 담백하다는 점을 본 것은 참으로 큰 소득이었다고 생각된다. 중국이 현대화와 번영을 위해선 갈 길이 아직 멀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자신들의 내부 문제에 대하여는 이를 외면하지 않고 내부적인 토의를 계속하게 하는 저희들의 모습이 진정 대국으로서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후진타오 주석이 APEC에서 내놓은 세계지도자들에게 내세운 4대 방안 중에 하나가 열린 사고를 통한 조화로운 세계 건설이었다는 점에 우리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종이신문정보 : 20051128일자 1판 4면 게재
인터넷출고시간 : 2005-11-27 오후 4:3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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