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입가경이다. 타임머신을 타고 해방정국으로 돌아간 느낌이다. 슬픈 역사는 반복되는가. 해방정국의 공간은 우리에게 가장 아픈 역사중 하나다. 오매불망 목놓아 기다린 해방을 맞았지만 우릴 기다린것 좌 우익의 심각한 대립이었다. 그 대립을 부추긴건 주도권을 잡기 위한 정치인들의 세치 혀놀림이었다. 우매한 국민은 그들의 가증스런 혀에 놀아나 좌우로 갈리고 혼란은 극에 달했다. 마침내 남북이 갈라지고 끔찍한 한국전쟁이 야기되었다. 50년이 훨씬 넘은 아주 먼 옛날이야기다.
21세기 대명천지에 이념논쟁을 벌이는 나라. 한쪽에서는 아리랑 공연을 보러 수만명이 평양을 방문하면서 서울에서는 한 대학교수의 구속문제를 갖고 갑론을박 하는 나라. 더 나아가 정치인들의 세치혀로 무덤속에 들어가도 속시원치 않을 망령의 이념 논쟁이 재현되고 있는 나라. 대한민국의 현주소다. 개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즉 몇명의 정치인들로 인해 대한민국 전체가 통채로 흔들리는 기막힌 현실속에서 솔직히 국민들은 어느 줄에 서야 될지 가치관이 흔들리고 있다. 빈대를 잡으려고 초가삼간을 태운다는 선조들의 속담이 기막히 맞아 떨어진 현실 앞에서 목놓아 통곡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다.
자유롭게 행복하게 살기 위해 어차피 우리가 넘어야 할 산이라면 기꺼이 넘겠지만 언제까지 우리는 선진국에서는 거들떠보지도 않을 이데올로기 때문에 끝없는 분열을 해야 하는가. 이것이 하늘이 내린 대한민국의 숙명이라면 너무 가혹하지 않은가. 어느쪽이 옳고 어느쪽이 그른지 솔직히 지금 말하기 어렵다. 그런데 두려운 것은 어디쯤에 가선 이쪽이냐 저쪽이냐를 분명히 결정 내릴때가 올지 모른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의 소설가 이청준의 소설 '소문의 벽' 에서처럼 밤중에 방으로 정체불명의 사람들이 들이닥쳐 얼굴에 전짓불을 들이대며 좌익이냐, 우익이냐를 묻는 세상이 올까봐 무섭고 두렵다.
이제 이념 논쟁은 집어 치우자. 지금 벌이는 논쟁의 책임은 여당 야당 모두에게 있다. 하찮은 이데올로기는 쓰레기통에 집어던지자. 국민들이 겪는 정신적 혼란을 똑바로 잡아주지 못할지언정 오히려 부채질하는 정치인들은 각성해야 한다. 국민들은 지금 먹고 살기도 빠듯하다. 이념의 논쟁에 국민들이 끼어들지 않게 해달라. 당신들의 굿판에 착한 국민들을 뛰어들어 혼란이 가중된다면 모든 책임은 정치인, 당신들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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