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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 해변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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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교 현직 교사 육숙자 선생님 가족을 잘 대접하고
현재 우리의 모교 인천 고등학교의 3학년 담당 영어 선생으로 수고하고 계시는 육숙자 선생님께서 올 초 2월에 그 남편을 따라 우리 동문 장태한 교수가 재직하고 있는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UCR)에 영어 연수 중이십니다. 공주 교육대학에서 윤리학을 가르치고 있는 남편 이범웅 교수께서 장 교수 대학에 1년간 교환 교수로 오시게 되어 남매 자녀와 함께 온 가족이 유학을 온 것입니다. 육 선생님은 현직을 유지하면서 귀국하면 다시 인고에 재직할 조건으로 일년간 영어 학습 지도법을 수학하는 특혜를 얻었다니 현장의 영어 선생으로서 매우 축복된 기회를 얻은 셈입니다. 육 선생님이 지금 누리는 축복은 곧바로 우리 모교 재학생들의 영어 학업 진척에 크게 유용할 것이니 인고로서도 축복입니다.
한국에서는 하버드, 하버드 하고 예전에 서울대학 교수들이 많이 공부해 다녀간 일리노이주 주립대학이 주립대학 중에는 최고인줄 아직도 알고 있는 분들이 많이 있지만, 하버드 대학이 세계 톱인 것은 법대 하나 뿐인데 그 법대도 1위 자리를 벌써 4년간이나 예일에게 뺏기고 있으며 미국 현지에서는 주립대학은 저마다 다 각 주의 특성을 살려 미국이라는 나라에 국가적 차원의 학문적 공헌을 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우열을 가린다는 것 차체가 의미없는 것입니다. 이곳 미국인들의 인식은 대체적으로 하버드, 예일 같은 아이비 리그에 속하는 사립 명문 대학들을 첫째로, 그다음이 모든 주립대학들, 그다음이 각 교단의 세계 본부가 운영하는 교단 대학들, 그다음이 일반 사립대학들 순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근자에 와서는 아이비 리그 대학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거나 앞지르는 주립대학들이 많아서 주립대학의 격을 더 높여주고 있습니다. 장태한 교수가 박사 학위를 받은 버클리나 제 큰 아들놈이 졸업한 UCLA가 그 좋은 예로 둘 다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으로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와 졸업 후 사회 기여도가 아이비 리그 대학들을 능가합니다. 각 주마다 4-5개의 주립대학이 있는데 캘리포니아 주는 크고 인구가 많아 현재 10개의 주립대학이 있습니다. 그 10개의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중의 하나가 장태한 교수가 재직하고 있는 리버사이드라는 시에 있는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인 것입니다. 리버사이드 시는 도산 안창호 선생께서 드넓게 펼쳐진 귤 밭에서 귤을 따면서 귤 농장의 한인들을 한 마음으로 묶어 민족의 자존심을 드높이고 독립자금을 보낸 곳으로 남 캘리포니아 지역에 사는 한인 동포들에게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곳입니다. 그래서, 도산 안창호 선생을 흠모하는 동포들의 건의로 리버사이드 시청 광장에 안창호 선생의 동상까지 세워 놓고 있습니다. 그 유서 깊은 지역에 있는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에 모교 육숙자 선생님 가족이 교환교수 자격으로 오셔서 수학하고 있는 것입니다.
2월에 도착하여 남가주 총 동문회에 전화를 걸어 와서 반갑게 전화 인사하고, 6월26일날 장태한 교수 집에서 UCR에 교환교수로 온 3분의 교수 부부들과 식사하면서 처음 만났습니다. 그날 제가 공적으로 초청하여 7월4일 재미 인천 광역시 향우회 친선 골프대회에 육숙자 선생님 내외가 참석하여 즐거운 시간을 가졌었습니다. 그날 같이 대절 버스를 타고 가면서 인천 광역시 향우회가 인고 동문들에 의해 멋지게 주관 장악되고 있음을 직접 목격하고 인고의 파워를 미국에서까지 실감하게 될 줄은 몰랐다며 기쁨 충만한 목소리로 공개 고백하여 버스 창문이 깨져 나갈 만큼 박수갈채를 받았었습니다.
이 여름이 다 가기 전에 아름다운 캘리포니아 해변에서 모교 현직 교사 가족을 한번 흠뻑 즐겁게 대접해 드려야 하는데… 하고 여름내 별러 대었습니다. 여름이 되면 저는 직업 특성상 더 바뻐집니다. 의학박사로서 각종 학술대회에 초청받아 가거나 담임목사로서 교회의 각종 여름 캠프에 참여하다 보면 몸이 서너개는 되었으면 하는 날의 연속입니다. 그 바쁜 틈틈히 ‘한번 대접해야 하는데, 대접해야 하는데…’하는 생각이 계속 맴돌고 있었습니다.
드디어 2005년8월28일,
파란 태평양 바다가 하얗게 부셔지는 비취가에 있는 제 리조트 별장으로 육숙자 선생님 가족을 초청했습니다. 쾌청한 날씨, 태평양 수평선이 아스라한 새파란 바다, 산들거리는 시원한 해변 바람이 주차장에 내리는 육 선생님 가족을 상쾌하게 맞이했습니다. 그 남편 이범웅 교수께서 차에서 내리면서 ‘이 바쁘신 분이 특별한 시간을 내어 초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하고 인사하였습니다. 제가 악수하면서 일부러, “이 교수님, 그동안은 우리 육숙자 선생님이 남편 덕에 미국에도 오고 대접도 받으면서 살아 오셨을텐데 오늘은 이교수님이 인천 고등학교 선생님인 부인을 둔 덕에 대접 받는 것입니다.”라고 인사하자 정말 그렇다며 박장대소 했고 육 선생님은 어깨가 으쓱여 지며 기분이 좋아지셔서 ‘정말이에요, 인고가 이렇게까지 멋진 줄은 몰랐어요’ 라고 응수했습니다. 인고인은 그런 소리 듣는 재미로 몸 부서지는 줄 모르고 봉사한답니다. 야자수가 한들거리는 너머로 하얀 돛단배가 떠 있고 그 사이를 한가로이 날고 있는 갈매기를 바라보며 리조트 전망대에서 점심 식사를 했습니다.
식사후 육선생님 부부와 저희 부부가 리조트에서 5분거리에 있는 Shorecliffs Golf Club에서 골프를 즐겼습니다. 고1인 육선생님의 아드님이 아빠 엄마 골프 치는 것 보고 싶다고 해서 마샬에게 허락을 받아 같이 돌아 다녔습니다. 오늘은 해변가에 왔으니 골프는 9홀만 치고 해변을 즐기자고 했는데 막상 골프장에 서보니 교환교수로 와 있는 리버사이드 지역의 골프장과는 다른, 바다가 바라보이는 코스를 육선생님 내외가 너무 좋다며 더 치자고 하여 후반 코스까지 즐겼습니다. 이교수와 제 실력이 비슷하고 육선생과 제 내자의 실력이 비슷하여 피차 매우 즐거웠습니다. 별장으로 돌아와서 붉게 물든 석양을 바라보며 운동으로 고파진 배에 달고 단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해변을 걷고, 운동으로 자극 받은 몸을 따근한 스파에 담그고 푹 풀어질때까지 파도 소리를 들으며 하늘의 별을 바라보며 현직교사 육숙자 선생님으로 부터 오늘의 인고생, 인고교정, 선생님들의 얘기를 듣는 것은 한 여름밤의 추억이었습니다. 온 몸의 땀이 비오듯 쏟아질때 풀장을 가르며 시원스레 수영을 하는 것도 별미였지요. 육선생님과 이교수님도 제법 수영을 잘 했습니다. 골프로 지쳤던 몸이 스파와 수영으로 거뜬해 져서 기분좋은 하루를 마무리하고 귀가하려는데 남편 이교수님이 제게 다가와 ‘내년 2월에 귀국하기 전 이런 곳에서 하루밤 자 보았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다음날,
이교수님의 목소리가 귀가에 맴돌아 별장 관리 직원에게 전화를 걸어 바다가 시원스레 내다 보이는 방으로 예약을 해 놓고, 육 선생님께 전화를 하여 온 가족이 하루 묶으며 여름 해변을 즐기시라고 했습니다. 두 부부가 너무도 좋아 하셨습니다. 리조트 별장 주위의 가족이 즐길 곳들을 자세히 설명해 드리고 마음껏 즐기라고 했습니다. 별장 방과 거실에서 시원스레 태평양 바다를 내다 볼수 있고, 리조트 내에 레스토랑도 있고 한국 음식이 먹고 싶으면 직접 해 먹을 수 있는 부엌 시설이 완벽히 갖추어져 있고, 비취 의자나 자전거, 비취 볼 등을 자유롭게 마음껏 빌려 즐길수 있습니다. 겨울 건강을 위해서는 여름에 해수욕을 한번 해 두는 것이 좋은데 파도를 즐길 만큼 수영을 잘 하면 바로 리조트 앞 바다에서 즐기고, 미숙하면 명경 같이 잔잔한 바닷가가 별장 오른쪽으로 있어 그 곳도 소개해 주었습니다. 일년 건강을 위해 천연 바닷물에 한시간 가량 몸을 담근 후 리조트 풀장에 와서 따끈한 스파와 수영을 즐기라고 했습니다. 빵 조각을 들고 나가 새까맣게 날아 오는 갈매기에게 모이를 주며 예술 사진도 한장 찍어 두라고 했습니다. 해변가 걷기에 지칠때쯤 제트스키나, 쾌속 보트를 빌려 타고 망망대해로 신나게 달려 나가 보라고도 했습니다. 리조트 좌우 공원에 올라가 푸른 잔디에 자리깔고 온 가족이 누워 비취 빛 하늘과 파란 바다 그리고 그 위를 두둥실 떠있는 돛단배를 쳐다보며 영시 한편 읊어 보라고도 하였습니다. 골프를 더 치고 싶으시면 별장 가까이 각종 레벨의 골프장이 다 있으니, 10불짜리, 25불짜리, 100불짜리, 200불짜리 중 맘에 드는 곳에서 실컷 즐기라고 했습니다.
이틀후,
마지막 가는 여름을 미국 태평양 해변에서 마음껏 즐기신 육선생님과 이교수님 부부가 귀가하면서 전화를 걸어 왔습니다. “백 목사님, 너무 감사합니다. 야, 미국은 이렇게 즐기는 것이구나 하고 생각했어요. 목사님이 가르쳐 준대로 다 해 보니까 진짜 재미있고 즐거웠어요. 인고 정말 멋져요! 귀국하면 우리 아들도 인고 보낼거예요. 너무 행복했어요. 진짜루 감사 드립니다.”
“인고”라는 이름으로 인연을 맺어 서로 사귀고 알고 봉사한다는 것이 이렇게 좋을 수가 없답니다. 육숙자 선생님이 귀국하여 다시 교단에 서면 이 바닷가에서 만난 인고 인연의 생생한 감동이 후배들에게 발산되리라!
“세계의 문화가 항구로 들어오고 한국의 문화가 세계로 나가는 곳…”
신학문의 선구자 인고여 영원하라!
인고인이여 더욱 관대하고 더 높이 비상하라!
2005년10월7일
인천 고등학교 남가주 총 동문회 부회장
재미 인천 광역시 향우회 회장 백상진 배상 (7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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