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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땐 동산 팬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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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땐 동산 팬이었지요.
국민학교 시절을 금곡동에서 살았는데,
동네 아이들이 야구부가 있는 창영과 서림을 다녀서 그런지
고무공으로 하는 찜뽕놀이를 많이 하고 놀았습니다.
놀다가도 동산 야구부가 줄지어 운동장으로 가면
'아, 오늘 야구시합이 있구나' 하고
모두들 무턱대고 쫒아가 야구경기 구경을 하곤 했지요.
입장료라도 받는 날에는
야구장 뒷편 언덕 위의 집에 살던 친구에게 사정해서
그 아이네집 뒷문으로 들어가면 공짜로 볼 수 있었고,
그 아이가 심통이라도 부리고 몇명만 선별하여 들여보내고
거기에 끼지 못하기라도 하면 온갖 욕설을 다 퍼대고 씩씩대며
모모산 언덕배기에 올라가
1루쪽은 보이지도 않는 구경을 하곤 했습니다.
지금은 없어진 당시 우리가 쓰던 야구 용어들.
그라운동장(그라운드와 운동장의 합성어인 듯),
마운틴 볼(외야 플라이),
코 댄다(번트 댄다) 등이 통용되기도 했지요.
그 당시 동산은 고 박현식님의 형인 박현덕님께서 감독을 하셨는데,
번트 사인을 내실 때는 코를 만지시는 경우가 많아
어린 내가 사인을 맞춘 적도 있었습니다.
남상협교장선생님도 지금 생각해 보니
야구에 보통 열의가 아니셨다는 생각이 듭니다.
시합이 있는 날에는 백발이 성성한 교장선생님께서
친히 야구부 복장을 하고 야구장을 찾으셨으니 말입니다.
지금은 야구 라이벌 학교이지만,
그 때에는 동산의 열렬 팬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지금도 프로무대에서 뛰는 동산출신에게 관심이 많지요.
인고가 잘 나가면 동산도 잘 나가고,
동산이 잘 나가면 인고도 잘 나가는 진정한 라이벌 관계.
내년에도 서로 서로 잘 나가 우승 한번씩 하기를 바랍니다.
인고 파이팅!
동산도 파이팅!
그리고 인천 모두 화이팅!
................
나이도 별로 안먹었는데
자꾸 옛날 생각이 나는건 뭘까요,
선배님들께 죄송하게.
가을이 다가왔다는 예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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