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호가호위 말라" 아버지의 교훈이다.
본문
광복조국을 지키고 훗날 대한민국 국군의 초석이 된 국방경비대 창설에 함께 하셨던 나의 아버지는 6.25 발발부터 낙동강 방어선에서 피아가 양보없는 절박한 상황을 겪고 종전에 이르기까지 열악한 전력의 포병으로 끝까지 참전하셨다.
내 또래들이 대부분 그렇겠지만 나 또한 전쟁 중에 군인의 아들로 진해시에서 아버지의 아들로 이 세상을 만났다.
처음 이 세상과 마주한 그 곳, 진해 경화초등학교 앞 동네를 한번은 꼭 찾아 가볼 심산이었다.
수주 전 어렵게 틈을 내어 진해를 찾을 기회를 만들었다.
얘기들은 것처럼 진해 경화동에 자립잡은 여전히 경화초등학교 바로 앞 동네였다.
느껴보지 못한 색다른 감회와 잔잔한 감동이 전율처럼 다가왔다.
이곳에서 시작한 내 생애의 첫날로부터 어느듯 64년이 지난 후 망연히 그곳에 서있는 나를 만났다.
죽음을 목전에 두면 누구나 당신의 전 생애를 반추하게 된다 했지만, 처음 태어난 곳에 서보게 되니 마찬가지로 세세히 지난 날들을 되돌아 보게 된다.
그리고 유명을 달리하신 아버지와 교훈의 말씀을 다시 떠올린다.
<세상에 만만한 사람은 하나도 없으니 늘 겸손하게 사람을 대하고, 크던 작든 남의 권력에 빌붙어 호가호위하는 것은 남자로서 가장 부끄러운 행동이다>며 경계하셨던 아버지의 말씀은 늘 내 삶을 자평하는 평생 잣대가 되었다.
십수년 전 아버지는 유명을 달리하셨다.
때로는 그말씀을 잊기도 했지만 이세상을 처음 대한 곳에 이르러 그말씀대로 나는 얼마나 겸손한 삶을 살아 왔을까?
호가호위로 남들 마음에 작은 흠집이라도 낸 적은 없었나?
다시한번 헤아려 보게 되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해도 진실은 반드시 들어나는 법인데....!
나의 남은 날들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어리석음의 날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댓글목록 0
민형찬님의 댓글
선배님은 저에게 너무 많은것을 가르쳐 주셔서 이제는 판단,,아니 결정할수 있는 위치에 온 것 같아요.아참!!! 이번 산행은 못 가신다고 하니(집안 행사일로) 다음달 "동문 산악회 막영회"때 제가 모시겠습니다.오늘하루가 인고인 모두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선배님,후배님,그리고 친구들 이었으면 좋겠습니다.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