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게실
가는 귀먹은 아내
작성자 : 이종인
작성일 : 2010.10.18 10:47
조회수 : 1,134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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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와서 아내가 내가 물어보는 말에
제대로 대답을 안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전문의와 상담하고 나서 어떻게
이 문제에 접근할 것인가를 결정하기로 했다.
전문의는 아내의 청력을 진단하고 난 후
처방을 할 수 있으므로,
우선 집에 가서 아내가
어느 정도의 거리에서 부터
못 알아듣는지 테스트를 해보라고 했다.
그날 저녁 아내가 부엌에서 저녁을
준비하는 것을 보면서,
난 곧 현관문에서부터
아내를 테스트하기로 했다.
(현관)
나: "여보! 오늘 저녁 뭐야?"
아내: "......"
(응접실 입구)
나: "여보! 오늘 저녁 뭐야?"
아내: "......"
(부엌 입구)
나: "여보! 오늘 저녁 뭐야?"
아내: "......"
.
.
.
나: "아니, 도대체
여기서도 안 들린단 말인가?"
난 가슴이 너무 아팠다.
아내의 귀가 이렇게 심각할 줄 몰랐다.
아내에게 미안함을 느꼈다.
난 천천히 아내 곁으로 다가가서
아내의 등에 손을 살포시 얹으며,
최대한 부드럽고 다정한 목소리로...
나: "여보! 오늘 저녁 뭐지?"
그 때,
아내가 갑자기...홱~ 돌아서면서...
아내: "도대체 내가 '칼국수'라고
몇 번 말해야 알아 듣겠어요?"
나: ".....!!!"
댓글목록 0
박홍규님의 댓글
오매 불쌍헌 남편...여보가 아니라 나가 그러네...(^+^)
이준달님의 댓글
ㅎㅎㅎ... 우짜쓸까나??? (숟가락을 들고) 귓밥봐라..ㅎㅎㅎ
李淳根님의 댓글
아! 나하고는 다른 계열인 청각장애인 이구나? 나는 나에게 필요한 것은 잘들리고, 필요없는것은 잘 안들리는 청각장애인 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