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글
그녀는 구름이 되어, 한줌의 흙이 되어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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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한테 급박한 목소리로 전화가 왔다.
친구 처가 또 쓰러졌단다.
6년전 혈압이 터져 대수술 끝에 기적 같이 소생했었는데,오늘은 왠지 마음이 무척 불안하다.
그녀는 지금까지 가족과 남편을 위해 희생만 했는데, 소식을 접했을때 내 머리에 스치는 단어는 "불공평"이라는 단어였다.
본인은 얼마나 억울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슴을 치며 울분을 토 할 정도로...
두번 쓰러지면 위험하다는데 어떻게 될지...
그녀가 처음 찾았던 큰 병원에서는 사실상 뇌사선고를 하고 동네의 작은 병원으로 옮기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사망하기전에 보고 싶은사람이나 실컷 보라는 의사의 배려로...
길면 1주일 내에 아니 항상 대기하란다.
아무 생각없이 누워있는 그녀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긴 세월 친구의 부인으로 또 친구로 지내온 세월이 어제일처럼 머리에 스쳐 지나간다.
정말 인생이 짦다는 생각도 해보고,앞으로 남은 세월 살 길을 돌이켜 생각하게 된다.
친구한테 말을 했다.
사망할때까지 아주 편하게 이별할수 있도록 하고, 사망시에는 최고의 예우로 그녀의 마음을 위로해줬으면 좋겠다고...
한쪽으로는 모든것이 악몽으로 끝나기를 기도해본다.
중환자실 앞에서 팔순의 친정어머니는 통곡을한다.
"네가 보고 싶으면 어떡하냐, 우리 같이 손잡고 가자....
자식을 가슴에 묻어야하는 노모의 애꿇은 울부짐이 더욱 마음을 무겁게한다.
그녀는 알토랑 같은 자녀가 셋이다.
애들이 제일 불쌍하죠,
엄마없이 산다는것이 얼마나 힘들고 외로운지 어머니를 일찍 잃은 나는 너무나 잘알고 있다.
평온한 상태로 적막감이 흐른 후 아이들이 와서 사경을 헤매는 엄마를 보았다.
온통 울음바다가 되었다.
언젠가는 겪어야 할일이지만 이별준비가 덜된 아이들의 충격은 더욱 컸을것 같다.
친구는 애들을 데리고 나와 많은 얘기를 하였다. 아빠가 엄마 역할까지 하겠다는 말로 위로했을것이다.
나한테 별볼일 없던 오늘이 어제 죽은자의 그토록 살고 싶었던 내일임을 깨닫고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야겠다.
어제 집사람이 면회를 했다.
집사람은 그녀가 쓰러졌다는 소식을 들은후, 신경성 소화불량이 나타나 이틀간 물 한모금 못마셨다.
내시경 검사를 마치고 이상 없음을 확인하곤 면회를 강행 하였다.
두툼해진 그녀의 손을 잡고 한참 울고 있었다.
사실 집사람은 친구가 바람를 필때 제일 분개했었다.
그후 친구한테는 적대감 비숫한것을 가지고 있다.
남자는 그럴수 있다고 너스레를 떨면,금방 공격의 화살을 돌린다.
그녀 삶에 대한 측은지심이 각별했다.
불교에 심취되어 호스피스 봉사를 하는 친구내외가 면회를 왔다.
그들은 죽음을 대비하는 친구에게 도움의 말을 많이 했다.
전생과 현세의 인연을 얘기하며 이승의 끈을 가느다랗게 잡고 있는 그녀의 슬픈 넋을 위로하는 말을 하였다.
뇌사 상태에서도 마지막까지 살아있는것은 바로 청각기능이라고 하였다.
계속적으로 그녀의 걱정하고 억울한 부분을 풀어주기를 바랬다.
그녀가 걱정하는 애들의 장래에 대해 아무 걱정하지 말것을 말해 걱정을 풀어주고, 그녀가 돌보아 했던 처갓집일들에 대해 끝임없는 사랑을 보낼것임을 강조하라고 하였다.
불쌍한 넋을 풀고 아무 걱정 없이 떠날수 있게 지속적인 위로와 사랑을 보낼 줄것을 말할때, 적막감을 넘어 숙연함이 흘렀다.
그들 내외의 방문은 친구에게 많은 도움이 됐을것이다.
중국에서 친구가 왔다.
국내에 업무차 방문하였는데 소식을 듣고 병원으로 불이나케 왔다.
새벽 5시까지 술을 마시며 병상에 누워있는 그녀의 걱정부터 시작하여 옛날 고교시절때부터 우리의 추억담을 얘기하며 밤을 지샜다.
오랜간만의 동심으로 돌아가 긴 얘기를 했다.
바쁘고 각막한 세월을 살다보니 모두가 감정도 메말라 버렸고, 순간의 편리에 따라 살아온 세월이 너무나 길어진것 같다.
그녀의 사건으로 마음을 비운 상태의 대화는 긴밤이 그렇게 길게 느끼지 않게 만들었던것 같다.
어떤의미로서 그녀가 서로를 초심으로 만들었는지 모른다.
그 순간은 지루하지도 않았고 쉰이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눈은 초롱초롱 빛나 우리가 얼마나 오래동안 이 시간을 잊고 살았나를 보여줬다.
어쨌든 조금씩 이별준비를 하고 있었다.
깊은 잠에 빠진 그녀는 아무 미동도 없이 한줄기 호스에 연연한채 오늘을 보내고 있다.
오늘도 뜻없이 흐른다..........
그녀가 쓰러진지도 11일이 되었다.
이제 그녀는 더욱 깊은 잠속에 빠져 시간의 공간을 잊은듯했다.
이제 삶의 끝자락을 생각해본다.
어떻게 살던 시간의 망각속에 다 잊어질수 있다며,사람이 사는것이 너무 허무하다고 생각했다.
사는게 무엇인가? 그리고 죽는게 무엇인가?
욕심,욕망,시기,미움,....
108번뇌를 되새겨보면서 착하게 살아야겠다고 수십번,수백번 되새기고 또 되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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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구름이 되어, 한줌의 흙이 되어 떠났다.)
좋은 친구를 또 한명 잃었다...
오늘 오전10시 45분에
내 친구 한명이 이승의 소풍을 끝내고 돌아갔다...
고만 고만한 아이 셋을 남기고 차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을텐데...
무었이 급했는지 그녀는 가버렸다...
결혼 전...
친구의 그냥 애인이던 시절에
그녀와 선술집 두부부침을 안주로 많은 소주를 마셨었다...
바람끼 있는 애인을 물심 양면으로 단속하느라
항상 불안해 했던 그녀에게
친구를 대신하여 혼나고
친구한테 전할 말 들어주고...
어렵게 사랑을 지켜서 결혼에 성공했지만...
이제는 친구가 사업이 어려워...
사업가 아내 답게 가정의 경제적 어려움보다는 회사를 우선하며
서너번 친구가 부도를 견뎌낼 수있는 바람막이 노릇을 했다...
그녀는 동그랗고 큰 눈을 가진 미인인데....
몇년전 처음 쓰러진 이후 얼굴이 부어서
비로소 아줌마 얼굴이 되었었다...
소주 맛과 분위기를 아는 사람이라...
남편 사업이 안정되면
오래 전처럼 친구하며
세상을 같이 살아 갈 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그녀는 쓰러진지 11일만에 평온한 마음으로 눈을 감았다.
사랑하는 세자식의 초롱초롱한 눈빛들을 흠뿍 적시며 영원한 휴식처로 갔다.
오십도 안된 나이로 한창 아이들과 재미있게 살 나이인데 하늘은 그녀가 뭐가 필요한지 성급하게도 데려 갔다.
정신을 바짝 차리고 그녀의 장례 준비를 위해 무엇서 부터 해야하나 생각했다.
우선 장례식장을 잡았다.
동기회 총무한테 소식을 전하기를 의뢰했고,친구들한테 연락도 시작했다.
영정사진을 확대했고,사진 주위는 국화로 치장하여 그녀의 슬픈 영혼을 조금이래도 위로하고 싶었다.
향불을 붙히어 황망히 떠돌고 있는 그녀의 슬픈 영혼을 불렀다.
조금후 그녀에 대한 첫 제사가 시작되었다.
그녀의 아들에게 술을 올리게하고 죽은자에게 들이는 두번반의 큰절을 시켰다.
조문객으로는 친구 내외들이 제일 먼저 도착하였다.
우리애 엄마를 비롯한 친구처들이 조문객들한테 음식을 대접했다.
친구 와이프들이 전면에서 적극적으로 도움에 앞장을 섰다.
오후에 염이 시작됐고 ,그녀의 식구들은 마지막으로 가는 그녀의 마지막 얼굴을 보았다.
그녀의 가없은 영혼을 위해 끝없이 기도를 했다.
10년전 교통사고로 떠난 친구가 하늘나라에서 잘 안내해줄것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우리도 언젠가는 갈것인데 우리가 그곳에 갔을때 술상이나 거나하게 차려놓고 술이나 한잔하자고 했다.
우리는 당신들이 가고난 후 이승 얘기를 전해주겠다고 했다.
씩씩한 모습때의 영정사진은 웃는 얼굴로 세상을 보고 있는듯했다.
그녀는 부평공원 11분향실에서 구름이 되어, 한줌의 흙이 되어 떠났다.
유가족들의 애통한 통곡소리를 뒤로하고 그녀는 고통과 시름이 없는곳으로 떠났다.
잘 가시오를 얼마나 되새겼는지 모른다....
댓글목록 0
李聖鉉님의 댓글
오후에 홈이 버벅대더니 오늘 올린 글들이 사라졌네요. 오해할까봐 댓글 답니다.
동산고의 HOPE께서 문학계에도 등단하신거 같아요.지금 음악들어보니(사무실서는 못들음)
더 슬프네요. 돌아가신 분들이 스쳐가네요.술을 할 수 있다면 한잔 하고 울고도 싶다.책에도 음악이 흐르면 좋을텐데.21세기 책자는 그리해야할듯
김효식님의 댓글
내 댓글도 사라졌네요.
윤인문 회장님,이환성 선배님 댓글도 보았는데 모두 사라졌군요.
성현형님~~
선배님 장례식장에서 소리꾼 장사익이 고인을 위한 공연을 뜻깊게 본적이 있습니다.
그의 노래 가사 한마디 한마디가 가슴에 깊게 스며듬을 느꼈습니다.
"하늘로 가는 길"을 들으며 편히 쉬었으면합니다.
李桓成님의 댓글
동산70년사를 직접 전달해준 효식님
말보다는 늘 행동으로 맘 전달하는 홍보대사님
음악소리가 너무 애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