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도를
갈 생각에 페이 약사를 두고 오후 1시에 약국을 나와
자동차에
기름을 넣어 배를 불린다.
서안산
톨게이트를 빠져 나오려는 순간 핸드폰이 울린다.
“친구,
어딘가?” 최회장의 목소리다. “지금 막 빠져 나가네.”
딸애의
빨간 꼬마 자동차 뿡뿡이는 코너에 잘 차려진 최회장의
약국에
머리를 디 민다.
언제나
봐도 듬직한 최회장이 반갑게 맞는다.
안에는
유선친구가 해맑은 미소로 반긴다.
안산
공단역으로 가니 짙은 곤 색 상의의 동일친구가 서 있다.
잠시
후 등산복 차림의 한총무도 오고.
최회장의
예쁜 딸 진경이를 조수석에 태우고 시화 방조제를
막힘없이
달린다.
한참을
가니 시화호 주차장에 훤칠한 수원친구가 벌써 와 있다.
산길과
농로를 감돌아 가니 조그만 언덕배기에 잘 지은 집이
보인다.
최가의
십년 전 마련한 사랑터다.
뜰
앞에서 바다를 바라보니 풍광이 정말 아름답다.
바로
밑에는 낚시터가 잔잔한 호수를 이루며 잠들어 있다.
집보다
높은 곳에 위치한 테니스장이 나른한 오후를 보내다
철문을
여는 소리에 기지개를 편다.
한총무가
테니스장 라인을 긋는데 역시 창원시 테니스협회장답게
선을
능숙한 솜씨로 그려 놓는다.
누가
“너, 가!” 그럴까봐 그런지 열심이다.
오랜
만에 라켓을 잡으니 난타가 잘 안 된다.
연신
눈은 테니스장 문 쪽에 가있다.
“온다는
친구가 왜 안 올까?”
최회장은
연습경기를 하다 친구들로부터 걸려오는 전화를 받느라
바쁘다.
드디어
부환형이랑 필련친구가 왔다.
사전에
친구들에게 말해 놓았다.
“나
그 친구에게 잘 보여야하니 치기 좋도록 공을 보내야 하네.”
한총무랑
수원친구가 한편이고 최회장은 내편이다.
동일친구가
심판장으로 경기에 들어간다.
선배형이랑
필련친구가 지켜보는 가운데 오늘따라 드라이브 성
타구가
잘 먹힌다.
3대
0으로 앞선다.
“잘
친다고 생각하겠지?”
그러나
방심은 금물, 어느새 상대팀은 따라와 3대 3 동률을 이룬다.
다시
우리가 4대 3으로 앞서다 전세는 역전되어 결국 6대 4로
게임을
마친다.
최회장과
수원친구는 에이스다. 한총무도 게임돌이처럼 잘 친다.
라켓을
내려놓은 삼년의 공백이 크기만 하다.
재차
경기를 하고 싶으나 고기 등을 굽는 음식준비로 다음을 약속한다.
맑은
공기를 마시며 사랑하는 친구들과 친구의 멋진 별장에서 테니스를
치다니...
꿈만 같다.
저녁이
되니 해향친구가 유선친구의 차에 실려 오고 평창도사 형남친구는
언제나
봐도 조신하고 고운 모습의 옆 지기가 모는 차를 타고 도착한다.
강원도의
특산물인 평창옥수수와 고구마 박스를 들고 온다.
아니
친구에게 전할 사랑을 박스에 꾸려온 것이다.
한참
만에 재일친구가 우렁찬 목소리를 뽐내며 들어온다.
부환형을
동기로 잘못알고 “야! 너 오랜만이다. 어이구! 형님, 죄송합니다.”
바로
수정에 들어간다. 싹싹한 친구다.
베란다에서
둘러앉아 불판의 고기가 구워지고 덕담이 오간다.
금세
학창시절로 학점에 관한 이야기로 웃음꽃이 핀다.
수원친구의
급반전하는 유머에 모두가 뒤집어진다.
재일친구는
머리숱이 조금 적을 뿐 잘 생겼는데도 한총무의 “대가리”라는
공격에
아랑곳 하지 않고 이야기보따리를 잘도 푼다.
머리통이
그리 크지도 않은 것 같은데 어찌 그런 별명이 붙었는지
궁금하기만
하다.
탓하지
않는 친구의 너그러움이 더욱 좋다.
땅거미가
짙게 내려서야 계룡산이 낳은 친구 철종이가 포도 한 박스를 들고
환한
미소를 띠운다.
고기를
마음껏 먹었는데 초대해준 최회장과 유선친구가 자꾸 거실로
들어갈
것을 권한다.
배를
채웠는데 무슨 일일까?
순간
눈을 의심한다.
큼지막한
바다가재 두 마리가 두 손을 모으고 잘익어 빨간 몸통을 조아려
넙죽
엎드려 절을 한다.
잠시
후 싱싱한 회가 나오고.
그
옆 상에는 필련친구가 카페 1주년 첫 돌을 축하하는 의미의 떡이
생일날
케이크처럼 먹음직스럽게 올려져있다.
대부도에서
재배한 포도로 만든 포도주까지 최회장이 직접 따르니 고품격인
왕후의
찬이다.
특히
최회장의 딸인 진경이는 너무나도 예쁘며 조분조분 엄마를 돕는 모습이
사랑스럽고
참하다.
내
아들을 급히 하나 나야할 것 같다.
지금
나면 한 이십여 년 연하인데 진경이가 기다려줄지 아니 난색을 표할 것이다.
우리
동기들 중에 잘 생긴 또래 아들들이 많다.
최진사댁
따님은 누구나 며느리로 삼고 싶을 것이다.
아들이
있다면 정말 며느리 감으로 손색이 없다.
유학한
재원에 한총무가 누누이 말하지만 요즘 보기 드문 젊은 여인이다.
술들이
거나해지자 한총무의 “명태” 노래가 울려 퍼진다.
출렁이는
파도처럼 노래가 흥겹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그 긴 노래를 다시 한다.
그래도
즐겁다.
두
시인들의 시 낭송이 있다. 해향의 시는 늘 마음을 적신다.
용대는
“대부도의 사랑”이라는 시를 읊조린다.
그리고
그 시 원본을 최회장에게 선물로 쾌히 건넨다.
부환형과
필련친구가 먼저 떠난다.
최회장이
특별히 집밖까지 나가 배웅할 수 있는 권한을 준다.
차
있는데 까지 따라가 작별을 나눈다.
큰
차를 돌려 출발하려던 부환형이 따스한 한마디를 던져 주신다.
“시
잘 들었네.” 멋진 선배님이시다.
시계바늘이
밤 11시 근처로 접근해간다.
내일
마리산 산행을 위해 잠시 친구들과 헤어져야한다.
시키지도
않은 선구자 노래를 목청껏 부른다.
수원친구가
가지 말란다.
“오늘밤
급히 아들을 만들러 집에 가야한다니까?”
올
때 아주 등산복을 챙겨오지 않은 것이 후회스럽다.
물론
혼자 잠을 자야하는 집사람에 대한 배려도 있다.
아쉬움을
남기며 차를 모는데 길을 잃는다.
산길이라
방향감각이...
불빛을
따라가면 농장이 나오고 또 따라가면 낚시터가 나온다.
결국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안산시로 나가는 방향을 묻는다.
까만
모자를 뒤집어 쓴 산속이 무섭다.
큰
길로 나오니 안도의 한숨이 나온다.
그래도
야밤이라 차가 밀리지 않아 한 시간을 조금 넘겨 집에
당도한다.
현관의
등이 오늘도 꾸벅꾸벅 졸고 있다.
내일이면
친구들을 다시 만난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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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0
안남헌님의 댓글
선배님 아직 네비 안다셨군요... 첨엔 안보고 다녔는데, 요즘은 초행길엔 무조건 네비를 켭니다.. 현실에 중독되는건가, 익숙해지는건가??? ㅎㅎㅎ
윤인문님의 댓글
공기좋은 별장에서 테니스를 쳤다..거기다 고기 구워먹고..바닷가재 요리에 포도주까지..환상적이구먼..부럽다!!!
최병수(69회)님의 댓글
대부도 좋은 곳이더군요..대부남동엔 네비가 알아서 데려다 주더구만요..ㅋㅋ~~
헌데 윤약사님께 건강 좀 상담합시다. 술마니 마셔서 우루사(매끼2알씩)+비타민B 복용중
최근 검진수치- 빨갛게 밑줄 친 3가지 -56,119,55(맨 밑이 감마지피티) 처방=금주+??..
윤용혁님의 댓글
남헌후배,강화에는 가끔 다녀오시는감? 네비가 딸애 차에 있는데 주소입력을 잘 못해서인지 헤맸다우.ㅋㅋ 인문형님, 친구의 융숭한 대접을 받았어요. 모처럼 격조있게 놀았죠.ㅋㅋㅋ 병수형님,간기능의 이상 여부를 수치로 표시하는데 보통 GOT,GPT로써 40-50 정도가 정상수치이지요. 119인 GPT가 좀 높게 나왔군요.
윤용혁님의 댓글
약주로 인한 지방간이 있을 때도 높게 나오지요. 간에서 효소치가 빠져나와 혈액에서 그 수치를 말해주지요.예방차원에서 우루사를 2알씩 드신 것 같은데 과음에는 큰 효용이 없지요. 절주를 요합니다.형님, 유산소운동으로 피하지방및 복부지방을 좀 줄이셔야할 듯 합니다.건강하세요.
최병수(69회)님의 댓글
용혁 후배님~~!! 고마워요~~ 간기능 개선 = 금주 + 유산소운동이 최선이군요...
오윤제님의 댓글
대부도로 친구들과 나들이 하였군요. 가까이에 섬들이 있어 좋은데 자주 갈 수 없으니 그게 한입니다.
안남헌(82회)님의 댓글
윤선배님 강화에는 특별한 일이 없는한 세번. 벌초,추석,설날... 올해는 막영회도 갔으니까, 4번이상은 되겠네요..ㅎㅎ
윤용혁님의 댓글
윤제형님,늘 평안하시죠? 건필하시구요.남헌후배는 역시 듬직한 후배이자 효자라네.잘 지내시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