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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 오래간만에 봉선화를 보았습니다.
작성자 : 차안수
작성일 : 2008.07.09 11:07
조회수 : 1,362
본문
----------------- 원 문 -----------------
봉 선 화
봉선화는 집안의 울타리나 장독대 근방에 심는 식물이다.
그 연유는 악귀나 역귀를 막기 위함이다.
고려의 충선왕이 몽고의 수도에서
봉선화 꽃물을 들인 아씨를 만났다는 기록이 있으니
그 역사가 오래인 듯하다.
봉선화 꽃잎에 명반을 섞고
괭이밥풀의 잎, 소금, 아주까리 잎 등으로 동여매는 행위를
뉜들 탓할 수 있으랴.
- 성춘복, 수필집 '길을 가노라면' 중에서 -
오늘 아침 학교 화단을 둘러보다가
구석에 우리학교 환경부장이 심어놓은 듯한
빠알간 꽃망울을 터트릴것 같은 봉선화를 보았습니다.
그리고보니 그 옛날 초등학교 시절
학교를 들어가는 정문입구 화단에 피어있던
봉선화가 어렴풋이 생각납니다.
그때 우리는 봉숭아라 불렀지요.
봉숭아물을 들이고파 봉숭아 꽃잎을 짓이긴 다음
그액을 손톱에 물들인 다음 헝겊에 싾아 무명실로 총총매고 다녔죠.
그때는 몰랐지만 봉숭아를 짓이겨
손톱의 봉선화 꽃물이 첫 눈 올 때까지 남아 있으면
첫사랑이 이루어진다지요.
손톱 속 초승달이 꽃빛으로 붉어져 있는 모습은
어느 메니큐어를 입힌 것보다 곱지요.
오늘은 봉선화 꽃잎을 보며 동심의 먼 유년으로 돌아갑니다.
[배경 음악 : 봉숭아 - 박은옥 & 정태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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