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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자령 산행기-2 난 이렇게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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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현총무가 초코렛을 돌리는데 증명이라도 하듯 아주 안정적인 모습으로 자세하나 흐트러지지 않고 잘도 돌린다. 열차간 홍익회 회원같다. 역시 창원에서 여성 성가대원들을-원래 이렇게 표현한다면 어떨까? 여신도들을 산이며 강으로 개끌 듯 데리고 다니며 온갖 감언이설에 뻥을 섞어가며 교주노릇을 하던 시절-힘든 산에 데리고 가 산상설교를 하던 시절이 90년대 초반이었는데 그때는 차 안의 앰프등 시설이 열악한 환경속에서도 마이크를 잡았다 하면 인기가 대단했다한다. 추는 단전에 머무르고 하초는 튼실하고... 갑현이의 눈에서 번뜩이는 카리스마가 흘렀을 것이다. 경상도 특유한 구수한 사투리로 약간의 설을 가미하면 갑현이의 인간미에 투덜대는 아주머니들( 왜 이리 높은 산을 데려왔냐꼬.) 서너명을 빼고는 대부분 사모하는 윙크를 보냈으리라. 민규회장님은 떡을 돌리는데 벌써 무게중심이 흐트러져 뒤우뚱 도널드 덕이 되고 있다. 그래도 앉아서 받아 먹는 박스든 회장님의 인절미와 초코렛, 추파춥스...넘 맛있다. 유선이에게 잘 보이려고 떡을 열심히 먹는다. 콩고물이 목에 걸린다. "켁켁." 물은 안준다. 알아서 먹으라고. 그래도 대부분 아침을 거른 친구들을 위해 깜찍한 생각으로 인절미를 챙기다니... 유선이는 유치원생을 인솔하는 보모처럼 자애롭다.
갑현이가 차에 타면 으레 형식을 갖추는 거라며 회장인사를 시킨다. 갑자기 앞창 전망이 가린다. 듬직하고 잘 생긴 민규가 마이크를 잡았기 때문이다. "친구들, 고맙다. 같이 가게되서." 대충 이런 얘기다. 살짝 정치적인 발언도 서슴치 않는다. 유선이가 좋다는 것이다. 당연한 말을 공개적으로 한다. 유선이의 그간 수고로움을 우회적으로 표현하는 민규의 센스, 장가는 참 잘들었다.
총무라고 마이크를 잡는 회수가 빨라진다. 아직도 목소리를 깐다. 한명씩 나와서 5분 스피치를 하란다. 아무말이나... "승헌이, 앞에 나와 해라." "내는 2년간 쉬기로 했다. 그간 방콕에도 다녀왔고 3월에는 남미에 다녀오려한다. 내 가면 사진 많이 찍어 올릴께." 아나콘다를 잡아 올 것을 부탁하려다 친구의 말을 끊을까 꾹 참는다. "그라고 수원이, 채권이랑 의논해서 한 2개월간 유월쯤 유럽과 미국을 방문하려한다." 참 멋진 친구다. 안식년을 가지는 것이다. 열심히 일한자여, 쉬라. 우리가 천년을 살 것도 아니고 다 싸들고 갈 것도 아닌데 정말 잘 생각했다. 충분한 휴식을 가져라. 앞으로 기회가 그리많지 않을 것이다. 강원도 영서지방의 사령관이다. 소탈하고 향토적인 향기가 물씬 풍기는 친구임을 익히 알고있다. "니는 다 좋은 데 와 의자에 삐닥하게 턱 걸치고 기대어 말하노." 이크! 카리스마 총무에게 지적을 받는다. "친구들이 편해서 그렇제? 내 사회를 보지만 앞에서 이렇게 기대어 말하는 사람 첨 본데이." "하하하!" 승헌이가 해맑은 산골소년처럼 환하게 웃는다. "참 니들 태국에 갈일 있으면 나한테 말해라. 내 방 다 잡아준다. 내 누가 거기 있는데 숙박시설이 있다. 언제든 말해라." 참 고마운 친구다. 이런 넉넉한 인심까지...비행기표는 안 사주겠지? 다음 "수원이!"
To 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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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0
윤인문님의 댓글
아직도 차안이니 3탄이나 4탄가서 산에 오르려나..ㅎㅎ
윤용혁님의 댓글
4탄입니다. 인문형님. ㅎㅎㅎ 4탄을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