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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을 바꾼 사랑(1)
본문
인고인의 간청에 힘입어 용기를 내서 이글을 올립니다.
나의 첫사랑이 아니라 오래전 남편을 사랑했고 남편의 운명을 바꾸어놓은 사랑,
그러나 이루어질 수 없던 사랑.... 흥미롭죠?
여기서는 남편을 “킴”으로 쓰겠습니다.
때는 바야흐로 제가 명동 롯데백화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83년도 여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킴은 복학생 3학년이었는데 명동을 와본 적이 없는 순진남이었어요.
울릉도가 고향이고 생활이 넉넉지 못해 연애한번 변변히 못하고 학교에만 콕...
백화점 일이 저녁7시반이 넘어야 끝나는데 어느 날 낮2시경 피식 웃으며
‘할 일이 없어서..... 끝날 때까지 방해안하고 밖에서 책보며 기다릴께’하며 나타난 겁니다.
저는 그때 2층 신사복코너에서 일했는데 아시다시피 롯데2층은 롯데호텔과 연결통로가 있습니다.
킴은 그 연결통로에 앉아 책을 보며 혹시 지나는 외국인이라도 만나면
영어회화연습이나 하겠다고 두리번거렸는데....
킴은 잠시 후 내게 와 “나 친구하나 만났거등.
저녁에 끝나고 보자”하고 급히 가더라구요.
퇴근후 흥분한 킴을 따라 낮에 만났던 외국인 친구가 머문다는 프라자호텔에 함께 갔습니다.
호텔구경 처음 했죠.
그는 연세대어학당 초청으로 일주일동안 한국을 방문한 영국 노팅험대학 언어학교수였습니다.
체구는 작은 편이고 나이는 남편보다 10살 위였고 이름은 크리스입니다.
이야기는 오늘 낮으로 돌아갑니다.
킴은 호텔앞에 앉아 외국인을 헌팅하던중 그의 앞을 지나가던 크리스와 눈이 마주쳤습니다.
눈이 마주치자 멋 적어서 킴이 먼저 씨익 웃었는데 가던 길을 멈춘
크리스도 씨익 웃으며 다가왔습니다.
“얘기좀 해도 될까?”
“물론. 여긴 더우니 내가 머무는 호텔로 가자”
“좋아!”
서로 자기소개도 없이 무턱대고 따라 들어간 한여름 낮의 호텔은 얼음굴처럼 시원했습니다.
방에 들어선 크리스는
"너 먼저 샤워할래?“
(오잉?) “아, 아니, 난 샤워 안해도 돼. 너나 해”
(아무리 더워도 그렇지, 첨보는 사람에게 샤워하라니. 참 이상한 놈이네)
“오케이”
크리스는 킴 앞에서 옷을 홀딱 벗고 샤워장으로 들어갔고
킴은 유창하지도 않은 영어때문에 긴장한데다 눈을 둘 곳이 없어서 속으로
‘짜아식, 들어가서 벗지. 창피하지도 않나?’하면서 기다렸습니다.
샤워를 마치고 나온 크리스는 여전히 옷도 안 걸친 채 킴 옆에 앉아 얼굴만 빤히 쳐다보더랍니다.
순진한 킴은 민망해서 애써 못 본 척했구요.
킴 옆에 앉아있던 크리스는 자신의 손을 킴의 어깨에 올려놓는가 싶었는데
어깨를 더듬어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짧은 영어에 할 말도 채 못하고 가만히 앉아 오만가지 생각을 하던 킴은
크리스 손이 반팔 소매를 지나 맨살에 닿았을 때야 소름이 쫘악끼쳤는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마구 한국말로 소리쳤습니다.
“야! 너 지금 뭐하는 거야?”(씩!씩!)
“옷 좀 입어라”
당시 킴은 입이 얼어버린 듯 ‘옷 좀 입어라’, ‘너 지금 뭐하는 거야?’도 영어가 안 되더랍니다.
“너가 원한 게 이거 아니었니?”
“야, 나는 너랑 얘기하려고 따라온 거야” (씩!씩!)
“오! 미안! 미안!....”
크리스는 황급히 옷을 입으며 미안을 연발했습니다.
호모!!
83년 그 시절은 호모란 단어나 개념이 별로 없던 때였습니다.
크리스는 자신은 남자만 보면 가슴이 마구 뛴다고 솔직하게 말을 했고 여전히 흥분한 킴은
“나는 남자를 보면 가슴이 안 뛰거든. 나는 여자를 봐야 가슴이 뛰어!”고 말했습니다.
크리스는 남자끼리 눈이 마주치거나 함께 웃으면 호모들의 싸인이라며
의미를 설명을 해주면서 너가 원치 않으면 모든 게 오케이이며
자신을 용서하라고 정중하게 사과했습니다.
저는 그런 사실을 모른 채 퇴근후 크리스가 머무는 호텔로 킴과 함께 가서 인사를 했습니다.
삼각관계의 시작이죠.ㅋㅋ (투비 계속)
댓글목록 0
劉載峻님의 댓글
83년이라 그럼 제가 일본에 살 당시였고
homosexual 개념이 우리 나라에 오기전으로
일본에 도입 될 쯤이겠네요
인천여고 대 문호 조애경님의
인천고 본교 예방을 환영하며
애독하려 합니다
인일.안광희님의 댓글
조애경씨, 투비 컨티누~~드가 기다려지네요.ㅎㅎㅎㅎㅎ
윤용혁님의 댓글
조애경님,
출판위원회의 간곡한 요청에 위해 글을 주셨지만 정말 님의 글은
킴이라는 실존인물 아니 자랑스러우신 부군의 입지전적인 삶의
족적으로 모든이에게 감동을 주었답니다.
어려운 발길을 주신 조애경님께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광희 선배님도 오셨군요? 감사합니다.
李聖鉉님의 댓글
감사합니다.유난히 情이 많은 인고에, 유난히 情이 많은 인천여고가 오시니 홈피가 情으로 가득한듯합니다.
이환성(70회)님의 댓글
자유롭고 정의로운
인천고사이버동우회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몸과 마음을 바쳐 이글을 올립니다..감솨..
이환성(70회)님의 댓글
정래야..이리 고쳐주라...====>(투비 www.incheongh.com 계속)로
윤인문(74회)님의 댓글
조애경님 글 감사합니다. 환성형님 이 글 시리즈로 엮어 문집에 올려야 할텐데요..
李聖鉉님의 댓글
시간없으니 내년에 2편 싣지.
김정래님의 댓글
네 형님
이환성(70회)님의 댓글
윤인문(74회): [11/05 12:02]
조애경님 글 감사합니다 ===> 회장님 인사말로 마무리하지요...협찬도...
조애경님의 댓글
인고인의 번성과 좋은 출판을 기대합니다.
과분하고 따뜻한 관심과 칭찬 감사합니다.
이연종님의 댓글
조애경님!엄청 반갑네여,노위원장님의 지적에 인사라도 드리고 접었어야하는건데 공연히 평지풍파를 일으킬까봐~. ...암튼 누가되지나 말았어야 할텐데~,가끔 찾아서 둘러보곤 하지요,여기에 자주 들르셔서 분 냄새좀 풍겨주세요,근처에서나마 여고 홈피의 건승을 진심으로 기원합니다.감사합니다...^^*
劉載峻님의 댓글
노위원장님의 지적에 인사라도 드리고 접었어야하는건데===>?*&^?무슨 변고가? 筆禍? 그런데 2편은 언제?
이환성(70회)님의 댓글
그런데 2편은 언제? ...====>투비 www.incheongh.com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