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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어머니 팔순잔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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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어느덧 내나이 50을 넘어서고 보니
친구들이나 주위사람들의 애경사에 참 많이 참석했던것같다.
물론 당연히 가야할곳이기에 주저없이 참석한곳이 대부분이었지만
때론 내키지않은 걸음을 옮긴적도 여러번있었던것같다.
언젠간 얘기한적이 있었지만..
일찍 참석하여 축하해주며 함께 기뻐해줘야할 자리이지만
일부러 느즈막하게 참석하는 행사가 있다.
환갑,칠순,팔순...등 부모님의 생신을 축하하기위한 자리가
바로 그때인것인데.
환갑 두달남기시고 돌아가신 어머님..
힘들게 살아가는 자식들에게 생신차려달라 말못하시고
그렇게 홀로 살다 돌아가신 아버님.
흥겨운 음악에 맞춰 자식등에 업히신채 환한 웃음을 지으시며
춤을 덩실덩실 추시며 연회장을 도시는 부모님들 모습을 보면
웬지모를 울컥하는 기분과 괜한 심술까지 나는것이.....
애고 우리 엄마 아버지..자식 효도도 못받고 그렇게 가시다니....
그래서..그런행사에는 되도록이면 2부여흥순서에 보통 참석한다.
입대하는날 아침.
어머님께 군대 다녀오겠다고 인사하러 작은방으로 갔다.
중풍으로 잘일어나지도 못하시는 어머니께
'엄마.나 군대 갔다올께..빨리 나아야해..'
'그래... 우리막내 면회도 못가보구....보고싶어 어떻게하냐..흨흨'
'아~하하 걱정마 엄마.. 나..서울로 올거야...
엄마가 못오면 내가 오면되지...
나..지겹게 집에 올께.......'
'그러면 좋은데....그게 말처럼...'
그리고...
우시는 어머니를 뒤로하고
나는 그렇게 군대에 갔다.
나는 키가 그렇게 크지않다.
자대에 가선 고참들한테 귀가따갑게 들었던소리가
'얌마! 너 무슨빽으로 들어왔냐..키도 X만은게....'
사실 난 우리부대에서 제일 작았던 사람보다도 더작았다.
그런데 차출관이 눈에 이상이 있었던지..
키를 몇번이나 물어보면서도 불가사의하게 날 뽑았다.
그렇게 선발되어 배치된곳이
서울....
수도경비사령부...
큰놈들 틈에서 이를 악물고 뛰고 소리지르고..
지금도 총검술,제식훈련...등등 똑소리난다고들한다...ㅋㅋㅋ
그후.....
난 어머니께 약속한대로 정말 지겹게 집에왔다.
나중엔 사촌형님께서
'야..집에 너무 자주오지마라...살림살이 뻔히 알면서...'
그렇게 군생활을하다..
전역하기 얼마전
( 특명출발이 6 남았기 때문에 당연히 첫출발인줄 알았다...)
당시는 계엄때라 낮에는 계엄근무나가고 밤에는 취침하던시절이라
말년인 난 낮에도 자고 밤에도 또 자던 그런시절이었는데.
인사계님이 조용히 물어왔다.
'신병장,어머니가 아프셨나?'
순간...
'아~어머니가 돌아가셨구나....'
'예..많이 편찮으신데요.."
"그래..알았다."
사실 전날 난 생일이었다.
인사계님께 생일이라 외박보내달라고하니
내일 사격만하고 나가라고 하셨는데...
정식관보가 도착하지않아 일단을 외박으로처리키로하고
집으로 가게되었는데..
소대장님 하시는말씀..
"미안하다 어머니 돌아가신것 사격전에 알았다.
중대 사격성적때문에 어쩔수없었다...
잘다녀와라..."
내무반에서 위병소까지 거리는 평소보다 왜 그리도 먼지
쫄병들은 경례를하며
"신병장님..잘놀다오세요.."
내가 왜 나가는지도 모르고 신나서들 소리친다.
눈물이 갑자기 쏟아져 위병소문을 나설수가 없어
옆 매점으로 들어가 하염없이 울었다.
위병선임하사조차 깜짝놀라 달려와서
왜그러냐고 묻는다.
"제대 일주일 남았는데...흨흨..
우리 엄마가.. 엉엉"
한참을 울었다.
그리고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도착해서 또 한바탕울었다.
"엄마...엉엉...나 이제 제대하는데...엉엉..
그걸 못참고...엉엉..."
남들이 말했다.
엄마가 막내보고싶어서 막내 생일날 돌아가셨다고..
어렸을때 부터 군대갈때까지 기억들이 순식간에 지나간다.
아니 얼마전 말년휴가때 다리 주물러드리다가 딴청부리던 기억까지..
또 눈물이 쏟아졌다.
그렇게 장례를 치루고 귀대하니
분위기는 싸늘하고 모두들 나와 눈을 맞추려고 하질않는다.
잘놀다오시라고 하던 쫄병들은 아예 내눈에 보이지도 않고..
친한 졸병에게 왜 그러냐고 물어보니..
머뭇 머뭇하면서 하는말..
"신병장님....특명 첫출발......5로 끊겼었요.."
'아~마음 추스리고 나가라고..
일주일 더시키는구나.....'
얼마전에 있었던 친구 어머니 팔순잔치때
난 또다시 울컥했다.
그리고 너무 너무 부러웠다.
'이그..두분중 한분이라도 잔치를 해드렸었었으면....'
팔순잔치하시는 친구 어머니는 정말이지 아직도 청춘이셨다.
댓글목록 0
劉載峻님의 댓글
효심에 감복해 별세하신 지 한참 세월이 된 어르신 양친의 명복을 경건히 빕니다 자식 사랑으로 선친 어르신들께 보은하시기 바라는 마음으로 문상도 드립니다
윤인문(74회)님의 댓글
친구 명철이에게 그런 일이 있었구나..항상 명랑하고 열심히 사는 것만 봤는데..글을 읽는 순간 내 가슴이 뭉클해지는구먼..
李聖鉉님의 댓글
울며 글 쓴듯하네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이동열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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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부모님 은혜는 어떻게 해드려도 갚을길이 없다죠,,,,그저 가끔 이런 생각하며 부모님을 생각할뿐
이창열님의 댓글
선배님 저도 아직 잔치 한번 못해 드려 죄인 처럼 살고 있습니다. 눈물나네요...
張宰學(90회)님의 댓글
어머니~~~~~~~~~~~!!!!!! ㅠㅠ
이환성(70회)님의 댓글
그 부모님 德에 오늘이 있습니다..
지민구님의 댓글
그저...맘이 쨘합니다..엄마..
김현일님의 댓글
그냥 눈물이 흐릅니다....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도 모르게 눈물부터 흐르고 있습니다....
신명철님의 댓글
괜한 글올려 분위기 다운시킨것 같네요..<br>
재준형님. 효심이라니요..부모님 산소가 부평인데도 잘못가는데요..<br>
우리 인고인들 情이 참 많아요...
윤용혁님의 댓글
눈물이 납니다. 선배님께서 제 마음을 울리셨어요. 선배님의 효심에 더욱 울고 싶군요.....어머니는 사랑입니다.